활력 넘치는 사람
인터뷰 시작 30분 전에 미리 와서 운동하고 있던 그녀는 헬스장으로 들어서는 기자에게 “안녕하세요” 하며 명랑하게 인사를 건넸다. 인순이를 마주한 순간 그만의 밝은 에너지가 인터뷰 공간을 가득 메웠다. 인순이는 1978년 희자매로 데뷔해 지금까지 37년간 가수로서 쉼 없이 달려왔다. 대표 인기곡 ‘거위의 꿈’으로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꿈과 희망을 실어주는 그녀. 이번 보디빌딩대회를 통해 나 자신과의 정면승부라는 꿈을 이뤄서 기뻤다는 그녀는 또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있었다.
최근 보디빌딩대회에 도전한 것이 화제인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어요?
지난여름, 준비하던 공연이 일주일을 앞두고 갑자기 취소됐어요. 메르스로 인해서 전반적으로 콘서트가 취소되는 분위기였죠. 언제 공연을 다시 열지 불확실한 상황이라서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그냥 무기력하게 집에 앉아 TV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포스트잇에 ‘나는 나를 컨트롤하고 싶다’라는 글귀를 써서 거울에 붙였습니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보고 싶은 마음이 든 거죠.
그래서 나바코리아 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을 세웠나요?
아뇨. 처음에는 그냥 혼자 운동만 할 생각이었어요. 내년 내 생일에는 근사한 내 몸을 선사하자는 목표만 잡았죠. 근데 운동을 가르쳐주는 트레이너가 보디빌딩을 권유하더라고요. 기왕 운동하는 것 목표를 세우고 하면 어떠냐고.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대회까지 3개월 남았었거든요. 그런데 어차피 준비할 시간이 얼마 없고, 할 일도 딱히 없으니 올인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운동 힘들었지만 딸의 응원이 큰 도움돼
보디빌딩대회 나간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힘들어서 어떻게 하겠냐는 반응이었죠. 공연해야 하는데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운동만 죽어라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딸아이가 적극 지원해줬어요. 운동을 도와준 트레이너도 힘을 계속 실어줬죠. 운동하다 보면 너무 힘들어서 ‘아, 못하겠다’ 싶은 한계선이 올 때가 있어요. 하지만 트레이너가 제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운동을 시키면서 요령껏 가르쳤기 때문에, 제가 버티고 운동할 수 있었어요.
대회를 3개월 만에 준비했다는 게 놀랍습니다.
첫 두 달 동안은 변화가 없었어요. 조바심이 났죠. 이제 나이 먹어서 몸이 안 바뀌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몸무게나 체지방률 같은 숫자에 매달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대신 조금씩 바뀌는 내 모습에 집중했어요. 옷이 헐렁해지고, 몸에 라인이 만들어지면서 근육이 붙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저는 뭘 할 때는 바짝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에요. 한 부위 운동이 끝나고 다른 부위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보통 30초~1분을 쉬어요. 전 그 시간조차 아까워서 팔벌려뛰기나 제자리뛰기 같은 운동을 했어요. 운동 끝나고 다시 공연하러 가는 길에는 차 안에서 거의 쓰러져 잤어요.
공연도 해야 하는데 밥은 잘 챙겨 드신거죠?
그럼요. 공연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많이 안 먹으면 힘들더라고요. 현미밥을 꾸준히 먹었고요. 아침에는 토스트 사이에 양배추를 듬뿍 넣고, 얇게 자른 햄이랑 치즈를 끼워 넣어서 딱 반 조각만 먹으면 배가 든든하더라고요. 블랙커피 한 잔이랑 마시면 아침식사로 충분하죠.
새롭게 세운 꿈을 이뤄서 마음 뿌듯해
대회 당일 무대에 올라갔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대회 전까지는 담담한 마음으로 준비했는데요. 당일 무대 위에서 제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수많은 생각이 스쳤어요. 가수인 제가 보디빌딩대회에 나갔다고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 아닌가 싶어 불안했어요. 내가 과연 그런 상황을 감당할 자신이 있을지 걱정도 됐고요. 하지만 저는 저잖아요. 제 인생이고 제 도전인걸요. 남에게 피해주는 일도 아닌데, 눈치 보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래 아닌 다른 일로 상을 받아서 남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사실 상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주시니까 감사하고 송구스럽네요. 가수라는 본업이 따로 있는 제가 이 대회에서 상 욕심을 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어요. 보디빌딩 준비하면서 대회 준비하는 선수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게 된 것도 있고요. 이번 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도 기쁘지만, 제 꿈을 이뤘다는 게 더 뿌듯하고 값진 것 같아요.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도 없을 것 같아요.
그럼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다 쏟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 생각해도 준비기간 내내 단 하루도 적당히 운동한 적 없어요. 솔직히 남이 시켜서 했다면 진작 그만뒀을지도 몰라요. 내가 나를 이기고 싶은 마음에, 나와의 약속이니까. 미션을 완료한다 생각하고 해낸 거죠. 그만큼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이번 대회가 주는 의미가 있다면?
제 안에 끓는 열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거요. 이렇게 작심하고 열정을 쏟아서 무언가를 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운동 같은 경우 매번 핑곗거리가 있었어요. 대회 준비 전에는 대충 운동했으니까요. 스케줄이 바쁘면 피곤해서 운동을 못 하고, 쉴 때는 늘어지니까 또 못 하고.
매일 아침 야채 주스 직접 만들어 먹어
평소에도 운동하는 것 좋아하세요?
네, 좋아해요.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운동 좋아하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운동하면 육체적으로는 힘들지 몰라도 상쾌해지면서 스트레스가 풀려요.
대회 끝나고도 꾸준히 운동하고 계신가요?
그럼요. 3개월 동안 얼마나 고생해서 몸을 만들었는데, 유지해야죠. 원래는 주 3회 운동을 하는데, 틈 날 때마다 시간을 쪼개서 운동합니다. 공연 스케줄 끝나고 다른 방송 일정 가기 전에 30분이라도 짬이 나면 무조건 가서 운동해요. 헬스장에 갈 시간이 없을 때는 동네 뒷산을 걷기도 하고, 집 근처 청소년수련원을 애용하기도 합니다.
피부도 매우 좋아 보이고 건강해 보이세요. 특별한 피부관리 비법이 있나요?
아뇨, 없어요.(웃음) 피부에 유분이 많아서 그런지 주름이 잘 안 생기는 편이긴 해요. 전 몸이나 피부를 가꾸거나 관리할 만큼 꼼꼼한 성격이 아녜요. 주변에서는 어느 정도냐면요. 10회짜리 피부관리 회원권을 끊어놓으면 1년에 다 쓰기 어려울 정도로 피부관리숍에 잘 안 가요. 나이 들면 리프팅 시술이라도 받아야 한다던데, 이래도 되나 모르겠어요.(웃음) 가끔 걱정돼서 피부과 의사한테 물어보면, 뭐든 과하게 해선 안 된다며 지금 있는 피부 상태를 잘 유지하자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피부에 큰 문제가 없으니까 이 정도로만 관리해도 괜찮은 것 아닌가요?
평소 먹는 것도 신경 쓰는 편인가요?
매일 아침에 빼놓지 않고 야채 주스를 직접 갈아서 마셔요. 재료를 따로 준비해서 만드는 건 아니고요. 그날 아침 냉장고 문을 열어서 눈에 띄는 재료를 넣고 만들어요. 가끔은 상추 같은 것도 넣어보고, 배·사과 같은 과일을 넣기도 하고요. 희한하게 그렇게 막 만들어도 맛은 좋답니다.
밤늦게까지 스케줄 있으면 끼니 챙겨 먹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죠. 가능하면 늦은 시간에는 밥을 안 먹으려고 해요. 다음날 속이 더부룩하니까요. 그래도 배고프면 먹어야죠. 얼마 전에 강원도 영월에서 공연하고 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서 실컷 먹었어요. 어찌나 맛있던지 짬뽕 국물에 밥까지 말아 먹었다니까요. 또 운동하면 되니까 먹는 걸로 스트레스 받지는 않아요.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서부터 비롯된다
평소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제 경우는 운동이 최고인 것 같아요. 최근에 깜짝 놀란 적 있었어요. 러닝머신 위를 걸으면서 TV를 보고 있었거든요. 저도 모르게 까르르 하고 웃는 모습을 발견하고서 놀란 거죠. 요 몇 년 동안 소리 내서 웃어본 기억이 없거든요. 운동이 저한테 주는 또 다른 선물이 아닐까 싶어요. 공연 때문에 지방이나 해외로 출장 갈 때는 운동할 시간이나 혼자만의 시간이 별로 없거든요. 그럴 때는 마음을 고쳐먹어요. 출장을 여행으로 생각하자고. 그럼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여간해선 덜 생기는 것 같아요.
‘긍정, 열정’ 같은 단어가 참 잘 어울립니다. 그런 밝은 에너지는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나요?
최선을 다해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는 마음에서 아닐까요. 그리고 어떤 일을 결정하기까지는 신중하게 고민하지만, 한번 결정하고 나면 밀어붙이는 성격이에요. 어디까지나 제 결정에 있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니까요.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주저하고 후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내년엔 백두대간 등정, 몽골 사막에서 별 볼 계획
이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또 어떤 계획을 세울지 기대됩니다.
이미 두 가지나 세워놨어요. 하나는 백두대간에 올라가는 거예요. 오래전부터 가고 싶다고 주변 지인들한테 얘기하고 계획까지 세워놨는데, 발가락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취소했거든요. 내년 봄쯤 계획하고 있어요. 또 다른 꿈은 몽골 사막에 별을 보러 가는 거예요. 어릴 때 별을 참 좋아했어요.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면 별들이 쏟아질 정도로 환한 은하수가 펼쳐졌는데. 공연차 미국에 갔을 때, 공원에서 머리 위에 가득한 별을 바라보다 옛 생각도 나고 해서 눈물이 주르륵 흐른 기억이 있어요. 몽골 사막에서 보면 더 아름답다고 하니, 꼭 가보고 싶어요. 이 계획은 올겨울 아니면 내년 여름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헬스조선 독자들에게도 응원 한마디 해 주세요.
여러분, 말로 하면 이루어집니다. 자꾸 말로 표현해서 스스로가 듣고, 주위 사람들이 듣게 하면 꿈은 이루어져요. 그렇게 말로 해놓고 꿈을 위해서 노력 안 하면 실없는 사람이 되잖아요. 자존심 때문에라도 내뱉은 말을 지키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꿈은 이루어져 있을 겁니다. 여러분만의 꿈을 꾸고 이루어내길 빕니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1/03/2015110300910.html
'일반 건강상식 >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통증엔 단일 성분 진통제, 가벼운 상처엔 겔 타입 연고 사용 (0) | 2015.11.09 |
---|---|
[스크랩] 쌀쌀한 날씨, 남성 `전립선 건강` 위협한다 (0) | 2015.11.08 |
[스크랩] 안전한 콘택트렌즈 사용법? 오래, 돌려쓰면 안 돼 (0) | 2015.11.01 |
[스크랩] `손 씻기`만 잘해도 독감 등 호흡기 질환 21% 줄여 (0) | 2015.10.29 |
[스크랩]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요령.. (0) | 2015.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