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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상식/음식&요리

[스크랩] 여러분에게 추억의 밥상은 무엇입니까?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5. 9. 3.

 

 

뜨겁고 뜨거웠던 8월이 지나가고 9월이 왔습니다.

 

모닥불로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 먹고 사느라 바쁜 도시인들은 온몸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며 살아내느라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와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네요.

 

사람에게는 힘겨운 불볕더위도 들판의 곡식에게는 고마운 에너지이며 열매를 키우는 작물에게는 감사의 선물이겠죠.

 

전 우연히 나선 산책길에서 알알이 영그는 농작물을 만나고는 더위로 힘겨웠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져버렸습니다.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구룡산은 제가 매일 오르고자 노력하는 산인데요,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찾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찾은 산자락에서 풍성한 생명들을 만났습니다.

 

구룡산 자락에는 흙을 모으고 돋아 갖가지 작물을 심어 키우는 도시농부들의 밭입니다.


흙을 돋운 이랑마다 고추와 감자, 깻잎, 오이, 여주, 파, 청경채와 같은 채소를 심어 정성껏 가꾸어 주렁주렁 작물이 열렸습니다.

 

 

고소하고 영양 많은 콩도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알알이 곡식을 매달고 있는 수수도 눈길을 사로잡고, 키 큰 옥수수도 열매를 맺어 제 할 일을 다하고 있습니다.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피톤치드 뿜어내고 있는 여름의 숲보다도 한여름 더위를 이겨내며 곡식을 키우고 있는 모습들이 저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수수와 옥수수, 콩과 깻잎, 파란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고 토란잎 등... 곡식과 채소의 이름을 불러가며 눈 맞추고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이 모든 곡식이 제 것도 아니고 제가 키운 것도 아니지만 보는 사람에게도 행복을 선물해주는 도시농부들의 수고로움에 감사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시간입니다.

 

 

노란 호박꽃이 덩굴을 이루어 피고 꽃이 닫힌 자리에는 열매가 열리고 있더군요.

 

누가 호박꽃을 못생긴 꽃이라고 그랬을까요~ 이렇게 탐스럽고 노랗고 예쁜 꽃... 꽃은 꿀을 벌에게 주고 수정된 열매는 맛있는 호박으로 사람에게 내어주고 쌉싸름하고 연한 잎사귀는 쪄서 된장과 쌈 싸 먹으며 더할 수 없는 행복감을 주는데 말이죠~!

 

사람을 살리는 꽃... 호박꽃은 세상 그 어느 꽃보다도 아름다운 꽃입니다.

 

 

호박꽃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가슴 한편에서 그리움이 물밀듯이 밀려옴을 느꼈는데요, 이제는 만날 수도 없는 할머니... 방학이면 시골 할머니 댁에서 할머니가 해 주시는 시골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키웠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시골집 울타리를 타고 오르던 호박잎을 똑똑~ 따서 밥 짓는 가마솥에 얹어 찌고 두부와 양파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강된장을 만들어 밥상에 올려 주시던 할머니의 투박한 손, 따뜻한 사랑이 그리워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둘레길을 걷는 산책길은 접어놓고 시장에 가서 호박잎과 근대와 양배추를 사서 강된장과 함께 저녁을 든든히 먹어보자!! 결심했습니다.

 

 

호박잎은 까슬까슬한 부분을 벗겨내고 근대는 잎사귀가 너무 크지 않은 것으로 고르고 양배추까지 준비했습니다.

 

 

호박잎과, 양배추는 깨끗하게 씻어서 찜통에 쪄내면 됩니다.

 

 

이제는 강된장을 만들어 볼까요~!

 

두부와 버섯 조금, 양파만을 다져서 멸치로 육수를 낸 국물에 넣어 끓이다가 된장을 넣고 조금만 더 끓여주면 됩니다.

 

물을 너무 많이 잡으면 강된장의 맛이 나지 않으니 국물은 조금만 있으면 됩니다.

 

 

강된장도 끓이고 호박잎과 근대와 양배추도 살짝 쪄서 접시에 담았습니다.

 

시골 할머니 댁에서는 커다란 감나무 밑 대나무 평상 위에서 가족들이 모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싸먹었었는데... 감나무도 대나무 평상도 호박잎을 싸주시던 할머니도 모깃불을 피워 주시던 할아버지도 안 계시니... 40년 전의 추억을 꺼내 앞에 앉혀놓고 식사를 합니다.

 

 

가볍고 단출한 식탁 위의 쌈밥이지만 행복한 밥상입니다.

 

세상 사는 일이 녹록지 않을 때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밥상을 차려주신 할머니께 감사드립니다.

 

추억의 음식.. 호박잎 쌈을 강된장과 함께 먹고 나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고 다시 용기 내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도 덥고 가뭄도 극심한 여름이 지나갔습니다.
여러분도 기운찬 밥상으로 힘!!! 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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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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