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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 예방법

[스크랩] "균 없애 전염 막아야" VS. "암 예방 효과 불확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5. 4. 15.

위염, 위궤양, 위암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의료계에 확산되고 있다. 현재 진료 지침에 따르면, 위·십이지장 궤양과 위암 환자에 한해서만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필수적이다.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염이 있더라도 제균 치료는 필수적이지 않으며, 헬리코박터균이 있어도 증상이 없다면 제균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반면 일본은 2013년 2월부터 암 발생률 1위인 위암을 뿌리뽑기 위해 '모든 헬리코박터 보균자에게 제균 치료를 시행한다'는 새 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이 나온 뒤 국내에서도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제균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은 위암 예방 효과가 확실하지 않을 뿐더러 항생제 내성만 생기게 한다"며 기존 지침을 고수하려는 의사들이 더 많다.

[贊] "위암 발생 위험 150배 높이는 헬리코박터균, 모두 없애야"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선영 교수는 "한국이 위암 발생률 1위 국가가 된 가장 큰 이유는 헬리코박터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에서 발견되는 헬리코박터균의 95%는 '동아시아형 독성인자(East Asian-type cagA)'를 가지고 있는데, 이 독성인자는 위암 발생률을 150배로 높인다. 반면 서양이나 동남아 국가에서 주로 발견되는 '서구형 독성인자(Western-type cagA)'는 위암 발생률을 3배 증가시킨다.

헬리코박터는 침 등의 타액으로 전염된다. 한국인의 60%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는데, 음식을 나눠 먹는 식습관 탓에 헬리코박터균이 없는 사람이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교수는 "소독을 해도 위내시경 기기에는 다른 감염자가 남긴 헬리코박터균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내시경을 받다가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이 많고 옮기도 쉬운 환경이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헬리코박터균이 있으면 모두 제균 치료를 받아야 전 국민의 헬리코박터 감염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이선영 교수 등의 주장이다.

[反] "무증상 제균 치료, 항생제 내성만 키워"

반면 상당수 전문가들은 헬리코박터균이 발암 요인이긴 하지만, 제균만으로 위암을 모두 예방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범진 교수는 "한국인 위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30~40명으로, 감염률 60%에 비해서 매우 낮은 편"이라며 "위암의 원인은 헬리코박터균 감염 외에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위 내시경으로 헬리코박터균이 전염되기 쉽다는 주장에 대한 이견도 있다. 한림대강동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신운건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은 공기 중에 나오면 잘 죽기 때문에 소독한 기기에 헬리코박터균이 남아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항생제 내성 문제도 있다. 제균 치료를 위해서는 보통 2주 정도 3가지 약제(양성자펌프억제제, 아목시실린, 클라리트로마이신)를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이러한 치료법을 적용해 내성률이 크게 상승한 상태다. 클라리트로마이신의 내성률이 1994년 2.8%에서 2009년 38.5%로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존 지침 따르자" 주장 많아

많은 의사들은 일본처럼 헬리코박터균이 있다고 무조건 제균치료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균을 모두 제거했을 때의 득실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현재로선 의사가 무증상 환자에게 제균 치료가 필요하다 판단해도, 위·십이지장 궤양과 위암 환자가 아니라면 제균 치료에 보험 적용이 안된다. 대다수의 의사들은 "현재로서는 학회 지침을 따르는 게 최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위장 점막에 서식하는 0.4~ 1.2㎛ 크기의 나선(螺旋) 모양 균이다. 독성 물질을 배출해 위염·위궤양·위암을 일으킨다.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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