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의 어린 뿔을 말린 녹용은 보약을 대표하는 약재다. 사시사철 감기를 달고 사는 허약 체질인 사람에게 녹용 한두 첩을 먹이면 감기를 앓지 않는 것만 봐도 녹용이 뛰어난 보약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꽃사슴과 마록 등 각종 수사슴의 뿔은 늦봄에 저절로 떨어지는데, 그 자리에 새로 돋은 어린 뿔을 말린 것이 녹용(鹿茸)이다. 완전히 자라 저절로 떨어진 뿔은 녹각(鹿角)이다. 3~4월이 되면 다 자란 뿔이 떨어진 후 새로운 뿔이 자라나고, 새 뿔은 6~7월이면 가장 크고 그 이후에는 녹각이 된다. 사슴뿔의 채취 시기에 따라 녹용과 녹각으로 나뉘는 것이다. 전신 강장약인 녹용은 긴장감도 줄여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양기를 보충해주는 데도 효과적이다. 나이들어 양기가 약해지면 오줌을 자주 누고 귀에서 매미 소리가 울리는 경우가 있다. 몸이 허약해져 자주 어지럽거나 시린 허리와 무릎 때문에 힘들어 한다.
이처럼 기력이 쇠할 때 녹용을 먹으면 좋다. 양기를 보충해주는 성질로 인해 발기부전, 몽정과다 등 성기능 장애에도 효과적이다. 녹용은 성질이 따뜻해서 몸이 차거나 기운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 다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협심증이 있거나 중증 콩팥염 등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권장하지 않는다. 녹용은 한 번에 2~8g을 달여서 먹거나 가루약, 알약 형태로 먹는다. 녹용의 약성은 부드럽기 때문에 아주 허약한 사람은 효과가 늦고, 어르신들은 오랫동안 복용해야 한다.
녹용이 주재료로 들어간 공진단도 인기
예전에는 인삼이 주재료인 십전대보탕이 인기였다면, 요즘은 공진단을 많이 찾는다. ‘공진(拱辰)’이란 말은 뭇별이 모두 북두칠성을 향해 머리 숙여 예를 표하듯이 ‘사방의 사람들이 천자의 덕화에 귀의하여 복종한다’는 의미다.
원기 부족으로 피로하거나 의욕이 없을 때 몸을 보강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복용하는 보약이다. 기본 처방은 녹용, 당귀, 산수유 각 160g, 사향 20g을 넣는다. 비록 선천적으로 허약한 몸을 타고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공진단을 꾸준히 복용하면 물기운(水)을 끌어올리고 불기운(火)을 내리게 하므로 병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아무리 귀하고 비싼 약이라 할지라도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별다른 효과가 없다. 모든 보약은 환자의 체질과 병증에 맞아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한의사의 진찰을 받고 나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 김달래 원장
김달래
한의학 박사이자 사상체질과 전문의로 현재 김달래한의원 원장이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사상체질의학회 회장을 지냈다.
‘냉증과열증’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냉증치료에 대한올바른 지식 전파에 힘쓰고 있다.
/ 에디터 강승미 ksm227@chosun.com
/ 글 김달래(김달래한의원 원장)
/ 포토그래퍼 김지아 jkim@chosun.com
월간헬스조선 4월호에 실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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