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참 장담는 시기이지요.
저희도 정월 말날을 잡아 일 년 행사 중 큰 행사의 하나인 장 담기를 마쳤습니다.
이제 100일 동안 바람과 햇볕에 맡겨 맛있는 장이 되기를 기다려
장가르기를 한 후 간장, 된장 담을 일만 남았지요.
하지만 부모님이 개성이 고향이신 저희 집에는 장가르기를 하는 날, 된장 담기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부모님의 고향이신 개성 향토음식인 개성 장떡을 만드는 일이지요.
햇볕 좋은 날 장을 가르고, 간장을 끓이고, 된장을 담기에도 분주하지만
이 날이 아니면 제맛을 놓치기에 빠지지 않는 저희 집 기본 음식이랍니다.
개성장떡은 피난 나오신 집안 어르신들이 모이시면 추억의 음식으로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시는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음식이랍니다.
장땡이이라고 불리던 개성장떡은 손 맛 좋았던 개성 여인들이 제철 재료를 이용한 지혜로운 음식이었지요.
햇볕과 바람을 동무 삼아 잘 익어가는 저희집 장입니다.
개성장떡에 들어가는 재료 중 하나인 장가르기기를 한 후 건진 메주입니다.
개성장떡에 들어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재료인 수수 가루입니다.
때로는 찹쌀가루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장가르기를 하는 시기에는 마늘이 여물어가는 계절입니다.
우리네 음식은 항상 제철 채소가 주재료가 됩니다.
때문에 개성장떡에 들어가는 채소 양념은 풋마늘을 사용합니다.
그 외 다진 마늘, 깨소금 양념이 개성장떡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양념 어머니의 손맛은 절대 빼놓을 수 없겠지요?
장 가르기를 한 메주, 수수 가루, 송송 썬 풋마늘을 넣고 어머니의 손 맛을 더해 잘 반죽을 해 줍니다.
반죽이 다 된 개성장떡은 모양을 내어 빚은 후 하루 정도 햇볕에 꾸득하게 말려 줍니다.
꾸득하게 잘 마른 개성장떡은 찜기에 올려 끓는 물에 15분 정도 떡을 찌듯 쪄 주어
다시 햇볕에 딱딱하지 않을 정도로 살짝 말려 줍니다.
예전에 냉장고나 보관 시설이 없던 시절에는 짜게 양념을 하여
바구니에 담아 시렁에 두고 오랫동안 먹은 음식이었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시대에 맞게 너무 짜지 않게 양념하여 지퍼백에 담아 냉동 보관을 하면
일 년을 두고 먹을 수 있는 밑반찬이랍니다.
완성된 개성장떡은 상차림 전에 기름을 두른 팬에 굽거나 살짝 쪄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상에 내놓는 반찬입니다.
개성장떡 장땡이는 때로는 농번기 들밥 반찬으로
또 산에 일하러 갈 때 밥과 함께 싸가면 요긴했던 밑반찬이었다고 합니다.
세월이 지나 이젠 어머니의 반찬은 대를 이어 제 손으로 넘어왔지만,
아직은 어머니의 손맛이 닿은 음식이 더 맛있으니 언제까지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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