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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상식/일반 건강상식

[스크랩] 탈모 우린 이렇게 겪고 있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5. 3. 17.

22만 탈모인이 살고 있는 한국. 탈모가 있으면 일상생활도 제대로 하기 어렵고 여러 가지 신체적 문제도 생긴다고 한다. 탈모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어떤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지 들어봤다.

결혼? 제겐 사치죠
“40대 남성입니다. 20대 후반부터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좋다는 건 다 해봤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머리카락은 계속 빠지고, 저는 점점 위축됐어요.

사람들이 제 머리만 쳐다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동창회는 엄두도 못 냈죠. 사람들이 수군댈까봐 눈치만 보니 늘 불안해하고 짜증을 잘 내는 성격으로 변했어요. 그래서인지 5년 넘게 사귀던 여자친구도 떠났습니다. 제가 너무 집착한대요. 제 성격에 지쳤다고 하더군요. 결혼까지 생각했던 사람과 헤어지니 더 자신감이 떨어졌어요. 제게 결혼은 사치인 것 같습니다. 몇 안 되는 친구들이라도 제 곁을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머리카락과 정력 중에 뭘 골라야 할까요
“30대 중반 남성입니다. 탈모와 함께한 지 벌써 7년이 됐네요. 정수리 탈모와 M형 탈모가 함께 있습니다. 처음에는 탈모가 정력이 강하다는 걸 증명하는 지표라는 말을 들어서 ‘남자가 탈모 정도 있으면 어떠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그런데 정수리 탈모까지 함께 생기니 나이보다 너무 늙어 보여서 치료를 하고 싶어졌어요.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었는데 이상하게 그때부터 성기능이 약해지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약을 먹을수록 느낌은 확실해졌어요. 그래서 약을 끊었더니 1년 뒤부터 탈모가 다시 심해지는 겁니다. 성기능은 꼭 지키고 싶은데 ‘부장님’ 소리 듣는 것도 싫고.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환청이 들려서 회사를 못 다니겠어요
“대머리가 되기 직전의 40대 남성입니다. 모자를 써도 옆머리가 없는 게 보일 정도로 많이 빠졌는데, 병원에서는 앞으로 더 빠질 수도 있다더군요. 요즘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 중입니다. 회사에 다닐 때 가발을 쓰고 다녔기 때문에 탈모를 숨길 수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 해외 출장을 가다 공항검색대에서 가발을 벗으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그래서 들켰습니다. 그 후로 모든 직원이 제 머리만 보고 수군대는 것 같아요. 그동안 가발을 쓰고 다녔느냐면서 상사한테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다닐 수가 없어요. 머리카락 때문에 삶이 흔들리는 기분입니다.”


	탈모 유형별 모습
탈모 유형별 모습

 

비싼 병원 치료, 평생 해야 하나요
“30대 중반인데 거의 대머리 수준입니다. 머리 뒷부분 머리카락이 다 빠진 지는 10년이 다 돼가고요. 병원에서는 특별한 원인이 없다면서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나아질 수 있다고 하더군요.

병원 치료를 받으면 좀 나아집니다. 머리카락이 덜 빠지고 다시 나는 것도 같아요. 그런데 이 정도면 괜찮은거겠지 싶어서 치료를 끊으면 그때부터 다시 탈모가 시작됩니다. 이 짓을 10년째 반복하고 있습니다.

모자를 벗고 회사 다닐 엄두가 안 나서 모자를 쓰고 일할 수 있는 곳만 골라가며 다니고 있어요. 직장에서의 보람, 제 적성, 흥미 따위는 잊은 지 오래입니다. 그저 하루하루 돈을 벌기 위해 사는데 이렇게 번 돈이 전부 탈모 치료에 쓰이고 있어요. 이렇게 평생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합니다.”

아무도 저를 여자로 봐주지 않아요
“정수리 탈모로 시작해서 지금은 ‘골룸’의 모습이 된 30대 여성입니다. 멀리서 봐도 두피가 보일 정도죠. 원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었는데, 친구들을 안 만난 지 5년이 넘었어요. 저도 애인과 함께 데이트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고 싶어요. 하지만 단 한 명의 남자도 저를 여자로 보지 않아요. ‘머리카락이 없는 흉측한 사람’ 정도로 보는 것 같습니다. 예쁜 옷 입고 화장을 해도 탈모 때문에 소용없어요.

머리숱이 많게 할 수 있다면 전 재산을 주고라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돈이야 어떻게든 벌어서 갚으면 되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탈모는 답답하고 절망적입니다. 제가 뭘 잘못해 탈모로 이렇게까지 마음고생하며 살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여자로서 예뻐지고 싶은 마음, 삶에 대한 열정, 자신감 등 모든 게 없어졌습니다.”


Special Issue. 당신의 머리카락은 안녕하십니까?
Part1. 탈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Part2. 탈모, 우리는 이렇게 겪고 있다.
Part3. 탈모, 네 정체가 궁금하다.
Part4. 도대체 탈모는 왜 생기는 걸까?
Part5. 지피지기면 백전불패, 탈모 이렇게 치료하면 된다
Part6. 병원에서는 탈모를 어떻게 치료할까?
Part7. 탈모가 두렵다면 하루를 이렇게 보내세요
Part8. 탈모에 대한 궁금했던 몇 가지
Part9. 전문가 인터뷰_ 대한탈모치료학회 회장 강진수




/ 에디터 강승미 ksm227@chosun.com
사진 헬스조선 DB
월간헬스조선 3월호(56페이지)에 실린 기사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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