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과 만둣국은 설날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설날에 떡국을 먹느냐, 만둣국을 먹느냐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떡국은 쌀이 많이 나는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 지역에서 먹고, 만둣국은 밀이 많이 나는 평안도와 함경도 지역에서 먹으며,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떡국과 만둣국을 합친 떡만둣국을 먹었다.
- ▲ 떡국
떡이 좋으세요, 만두가 좋으세요
지역적 경계가 많이 허물어진 요즘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체질에 따라서 만둣국을 먹느냐 떡국을 먹느냐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떡속에 만두를 함께 끓여 기호에 따라 골라 먹으라 하면 체질에 따라 극명한 차이가 난다. 주로 만두를 그릇에 많이 담는 사람일수록 태음인일가능성이 높다. 태음인은 육류 같은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고, 또 소화도 잘 시키기 때문이다. 이들은 설날 밥상에서 산적이나 갈비찜 등을 주로 선호한다.
만두 좋아하면 태음인일 가능성 높아
떡국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음식이다. 구수한 육수에 얇게 썬 떡을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김과 채썬 달걀부침을 함께 넣어서 한소끔 끓이면 떡국이 완성된다. 고기에서 우러난 육수에 적당히 밴 떡의 조화가 정갈하고 담백하다.
하지만 소화기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좀 문제가 있다. 떡국은 국수처럼 후루룩 먹을 수 없어 꼭꼭 씹어 먹어야 소화가 잘 되는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빵처럼 대충 우물거리다가 삼킬 수 없어 세게 힘을 주어 씹으면 입술 밖으로 떡이 튀어 나오기도 하고, 국물만 먹으면 떡국 본래의 맛을 느낄 수 없다.
필자는 10여 년 전 미국에서 교환교수로 있을 때 설날을 맞아 백인 할머니에게 떡국을 대접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떡국 떡을 먹으려고 열심히 시도했지만 제대로 씹지 못했고, 결국 국물만 숟가락으로 드시고 떡국 속의 떡은 다 남기고 말았다.
나중에 그분은 세상에서 제일 먹기 힘든 음식이 바로 떡국이라는 말을 했다. 그렇다고 소화를 위해 떡국 속 떡을 푹 퍼지게 불어 버리면 국물도 떡도 제 맛이 아닌 상태가 되기 때문에 떡국이 붇는 것은 미식가나 요리 전문가들에게 금기에 속한다. 떡국은 밥처럼 여러 종류의 반찬과 함께 먹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탄수화물만으로 과식할 가능성도 높다.
만두는 어떠한가. 만두도 우리 민족과 친숙한 음식이다. ‘떡 먹자는 송편이요, 소 먹자는 만두’라는 말이 있듯이 만두는 소가 많이 들어가야 맛이 좋다. 만두소 재료로는 고기나 채소 등을 잘 다져 섞고 양념해서 만드는데, 육류로는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꿩고기 등을 사용하고, 채소로는 김치나 숙주, 당근, 양파 등을 사용하며, 두부나 당면을 혼합해서 쓰기도 한다.
만두는 얇게 밀어서 만든 만두피로 소를 싸서 만들기 때문에 ‘복(福)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가 강해 설날 먹는 음식으로 적합했다. 평안도나 함경도는 지역 특성상 쌀이 귀하고 밀이나 메밀이 더 흔했기 때문에 떡국보다 만두가 더 사랑 받았을 것은 자명하다.
- ▲ 만둣국
닭고기·쇠고기보다 열량 낮은 꿩고기
요즘은 떡국을 끓일 때 쇠고기 육수를 만들지만 예전에는 꿩고기로 끓였다. 꿩은 날짐승 가운데 덩치가 크고 색깔이 화려해서 잘 보이는 대신에 비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잡을 수 있었다.
꿩은 꿩과에 속하며 생김새는 닭과 비슷하나, 꼬리가 길며 우리나라 전 지역에 분포하는 텃새다. 꿩은 판소리 ‘장끼전’에 나올 정도로 친숙하다. 평양의 전통요리 가운데 꿩만두국이 있는데, 꿩고기가 흔하지 않아 대신 닭고기를 넣기도 해 ‘꿩대신 닭’이란 속담이 나왔다. 꿩의 수컷은 장끼, 암컷은 까투리, 새끼는 꺼병이라고 하며 요즘은 다른 가축과 마찬가지로 사육하기도 한다.
꿩고기 100g 가운데는 단백질이 24.4g, 지방 4.8g이 함유돼 있다. 이는 단백질이 20.7g, 지방이 4.8g인 닭고기보다 단백질 함유량은 높고 지방은 동일한 양이다. 특히 열량이 낮다. 꿩고기 열량은 113kcal에 그친다. 닭고기(173kcal)나 쇠고기(213kcal)에 비해 상당히 낮다.
꿩은 성질이 따뜻해서 소화기관을 보강하고 기운을 도와주며 설사를 그치게 한다. 또한 당뇨병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잦은 소변과 시력감퇴, 기침, 피부질환 등을 치료하는 효능도 있다. 그래서 몸이 찬 소음인이나 기운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보양식이다.
특히 꿩고기는 한 겨울의 찬 기운을 없애고 소화 기능을 보강하기 때문에 소화력 약한 사람이 떡국을 먹을때 소화가 잘 되게 돕는다. 꿩 떡국은 맛은 물론이고 효능도 뛰어나다. 그래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산에서 구할 수 있는 꿩고기를 소로 활용한 만두도 좋다. 이번 설에는 꿩고기로 만든 떡국이나 만둣국을 음미하면서 복(福)도 함께 드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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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달래 원장
김달래
한의학 박사, 사상체질과 전문의.
현재 김달래한의원 원장이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사상체질의학회 회장을 지냈다. ‘냉증과 열증’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냉증치료에 대한 올바른 지식 전파에 힘쓰고 있다.
/ 글 김달래 원장
월간헬스조선 2월호(156페이지)에 실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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