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 관절센터(사진=임성필 St.HELLo)
‘돌부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프로야구 오승환 선수가 한국에 이어 일본 프로 리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금은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에게는 ‘비운의 투수’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던 때가 있었다. 신인 시절 한창 두각을 나타낼 때쯤 심한 어깨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어깨에 많이 의존하는 그의 투구 방식 때문에 모두가 오승환의 선수 인생은 끝이라고 얘기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 관절센터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재기에 성공했다.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 관절센터는 이렇게 스포츠 선수들의 어깨 부상을 전문적으로 치료해 재기에 성공시키는 병원으로 유명하다.
어깨가 생명인 스포츠 선수 진료 노하우로 ‘승부수’
우리 몸 중 특히 어깨는 사용량이 정해져 있다.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그만큼 빨리 고장 나는 것 이다. 스포츠 선수는 물론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단, 일반인은 어지간한 어깨 통증은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스포츠 선수들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일찍부터 증상에 맞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다. 그래야 어깨의 수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 ▲ 노화된 어깨 근육과 관절을 강화하는데 효과적인 운동법은 밴드운동이다. 밴드의 탄력 강도와 당기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관절이 강화된다. 센터에서는 내원하는 환자의 상태에 맞게 효과적인 밴드 운동법을 알려준다.(사진=임성필 St.HELLo)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 관절센터가 주목을 받는 것은 5년 넘게 스포츠 선수들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면서 세심한 단계별 치료 노하우와 풍부한 임상 경험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정형외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전문의 등 의료진 6명이 어깨 등 팔 관절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
오경수 센터장은 “모든 어깨질환이 사실상 어깨를 많이 사용해서 생기는 노화의 단계인데, 초기부터 단계에 맞게 잘 치료하면 어깨 때문에 평생 고생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이를 방치하다가 나중에 많이 노화된 이후에 병원을 찾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 ▲ 내원환자나이분포도
그래서일까. 이 센터에는 매달 700~800명의 환자가 찾아오는데, 이 중에는 어깨가 묵직해서 찾아오는 40대 초반 환자도 많다. 50대 이상 환자가 대부분인 다른 병원과 차이가 있다. 일찍부터 예방을 위해 어깨 검진을 받고, 이에 맞는운동법과 적절한 관리법을 처방받기 위해서다.
노화 정도 측정 위한 협진과 첨단 장비
어깨는 우리 몸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되는 관절이다. 그러다 보니 힘줄, 뼈 등 조직이 더 긴밀하게 움직여야 하고, 작은 힘줄 손상 하나에도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그래서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 관절센터는 어깨 노화 정도를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 검진 시스템을 갖췄다. 얼마나 노화됐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그에 알맞은 치료 방침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존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장비 중 최고 사양(3.0T) 모델을 센터에 들여놨다.
- ▲ (1),(2) 날개뼈가 위쪽 바깥쪽으로 튀어나간 운동선수의 재활 전후 CT사진이다. 앞쪽 근육이 발달한 운동선수는 자세가 앞으로 구부정하면 사진1처럼 날개뼈가 위쪽 바깥쪽으로 튀어나간다. 따라서 약해져 있는 날개뼈 주위근육을 단련하는 재활운동으로 날개뼈 위치를 교정한다. 사진2는 6개월 재활 후 날개뼈가 교정된 사진.(사진=임성필 St.HELLo)
이 기기는 기존 MRI에 비해 해상도가 두 배 높아 어깨질환의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이 장비를 통해 얻은 영상을 보면 힘줄의 미세한 파열 상태나 관절막 상태, 근육의 변성 정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도 검사만으로 일반인이라면 어깨 상태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어지간하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운동선수나 어깨 상태를 좀 더 정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는 골절환자 등의 경우라면, 3D 입체촬영을 하는 CT검사도 시행한다.
어깨를 입체적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근육의 경직도나 견갑골 모양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센터에 있는 정형외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은 매주 협진 콘퍼런스를 한다. 검사 영상을 보면서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치료부터 재활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인지에 대한 프로세스를 정립한다.
- ▲ 체외충격파 시술은 염증이 발생한 부위에 강한 충격파를 넣어 혈류 흐름을 개선함으로써, 통증을 감소시킨다. 힘줄 내에 생긴 석회를 깨는 데도 사용되기 때문에 석회화건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사진=임성필 St.HELLo)
동네의원도 아닌데, 외래 예약하면 다음날 진료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 관절센터는초진·재진 환자 구분 없이 병원에 전화한 바로 다음날 진료 예약을 잡아 준다. 토요일에도 진료한다. 환자 한 명 진료하는 데 10분 이상이 걸린다. 환자의 평소 생활습관, 왜 어깨를 다치게 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바탕으로가장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어깨질환’ 수술 vs 비수술 논란에 종지부 찍을 것
오십견, 회전근개파열, 어깨충돌증후군 등과 같은 어깨질환과 관련해선 ‘수술할 것인지, 비수술로 치료할 것인지’가 언제나 논란이 된다. 그러나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센터에서는 이런 논란이 필요 없다. 어깨가 어느 정도 퇴화됐는지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이에 맞는 단계적인 치료를 하기 때문이다. 정밀한 진단 후 초기 단계의 노화라고 판단되면 센터에서는 밴드운동을 처방한다.
- ▲ 어깨 관절이 얇아지거나 힘줄이 손상되면 통증이 생긴다. 이 때는 진통소염제나 스테로이드 및 히알루론산염 주사를 맞게 된다. 이 주사는 염증 작용을 억제시킨다.(사진=임성필 St.HELLo)
자세만 잘 잡아 줘도 1~2시간 뒤엔 돌아가지 않던 어깨의 움직임 범위가 넓어진다. 하지만 진단 결과 어깨에 돌이 생긴 석회화 건염이라면 체외충격파로 석회를 없앤다. 최근에는 다양한 최소 침습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단 이 센터에서는 비수술이 원칙이다. 실제로 이 센터를 내원하는 사람 300여 명(일주일 기준) 중 수술하는 사람은 뼈가 골절된 경우 등 10명 안팎이다.
수술 없이도 80~90%는 증상이 좋아진다. 센터는 앞으로 이런 ‘퇴행 단계별 치료 시스템’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오 교수는 “어깨를 비롯한 모든 치료의 핵심은 운동이 가능한 어깨를 만드는 것”이라며 “단계별로 기능에 초점을 둔 우리 센터의 치료 방법을 확산시켜 어깨질환에서 거듭되는 수술과 비수술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말했다.
"이 곳에서는 수술해야 할지, 비수술 치료해야 할지 환자가 고민할 필요 없다. 단계별로 알맞은 진단과 처방을 전문의 6명이 협진을 통해 내린다. 대부분 비수술로 치료하는데 80~90% 호전된다"
- ▲ 어깨 노화로 찾아오는 질환
"어깨를 비롯한 모든 치료의 핵심은 완치가 아니라 운동이 가능한 어깨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깨 질환에 있어 재활은 필수다."
월간헬스조선 8월호(102페이지)에 실린 기사임
/ 김련옥 기자 kyo@chosun.com
사진 임성필(St.H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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