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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뇨교실

“소아 당뇨환자, 화장실에서 인슐린 투약”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4. 5. 26.

하루에 몇 번 씩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제1형(소아) 당뇨병 환자들이 사회적 편견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와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형 당뇨병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36명,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은 매년 3000명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300만명이 넘는 2형(성인) 환자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이다.

하지만 1형은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2형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 8~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관리가 왜 중요한지 전문가들이 나름의 의견을 내놓았다.

광명성애병원 내과 박석오 교수는 “우리나라의 후진적 사회 인식수준은 상처를 받기 쉬운 1형 당뇨병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있으며 근거없는 편견으로 학교나 직장생활에서 불이익을 받고 사보험 가입조차 어려운 현실을 방관케 한다. 생존에 필수적인 인슐린 주사도 눈치보며 맘 편하게 맞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살아간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은 소아청소년의 경우 심각한 양상으로 드러나는데, 한림의대 소아청소년과 양승 교수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환자의 36.4%만이 학교 보건실에서 인슐린을 투약하고 있으며, 33.3%에 달하는 소아청소년이 화장실에서 투약하고 있었다.

친구들이 보는 것이 두려워 몰래 화장실에서 투약하거나, 투약 자체를 거르는 일이 빈번해 혈당관리 자체가 위태로운 것이다.

당뇨병학회 권혁상 홍보이사(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는 “일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입소가 거부되는 상황도 있다. 그만큼 사회적 편견이 심한 것”이라며 “1형은 생존을 위해 하루 3~4회 투여가 필수적이라, 가정 및 주변환경의 지지가 중요하다. 교실이나 보건소에서 맞는 방향으로 양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1형 당뇨는 관련 연구 및 역학조사에서도 외곽지대에 있다는 지적이다.

한림의대 소아청소년과 양승 교수는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1형 당뇨병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은데 대부분의 소아내분비 세부전문의가 진료하는 1형 당뇨병 환아의 수가 적기 때문”이라며 “1형 당뇨병의 혈당 조절에 초속효성 인슐린과 지속형 인슐린을 사용하는 다회주사법이 2회 주사법과 비교해 당화혈색소 농도의 개선 및 혈당조절에 더 유용한지에 대해 소아청소년 대상의 국내 자료는 아직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성균과의대 내과 김재현 교수 역시 “아직 국내에서 1형 당뇨병 유병률의 정확한 통계를 구한 연구는 없는 실정”이라며 “한국은 일본처럼 전격성 제1형 당뇨병, 지연성자가면역성 당뇨병, 지진형 인슐린의존형 당뇨병과 같은 비전형적인 유형의 1형 당뇨병이 상대적으로 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체계적인 역학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성인 1형 당뇨환자들의 상당수는 1형 당뇨병에 특이적인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마치 2형 당뇨병 환자처럼 관리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급여 역시 넘어야 할 문턱이다. 현재 인슐린 주사는 보험급여 대상이지만, 주사바늘은 보험이 안된다.

권혁상 교수는 “주사바늘 하나당 200~300원이다. 주사바늘은 한번 쓰고 버려야 하는데 대부분 2~3번 쓴다. 비급여이기 때문”이라며 “아직은 혈당수치 개선, 합병증 예방, 1형 당뇨병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자가혈당측정 보험횟수 증가, 주사바늘 보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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