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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게시판

[스크랩] 씨앗을 품는 4월, 토종씨앗을 나누고 심어보아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4. 4. 18.

 "에헤라 4월이라 청명 곡우 절기되니 만물이 생동한다. 어화둥둥이라네~
잎채소는 씨 부리고 대파는 옮겨 심고 손가락 구멍 쑥쑥 내어 강낭콩 완두콩 씨 뿌리세.
햇볕 좋고 물 빠짐 좋아 땅콩 심기 좋으니 생강도 생글생글 어화둥둥이라네~~"


어화둥둥~ 얼쑤~~ 어깨춤이 절로 나는 이 노래는 4월 텃밭 월령가 입니다.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인 '청명'이 들어 있는 4월은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달이지요.
봄이 되어 만물이 소생하고 맑고 밝은 기운이 가득하다는 청명즈음하여
땅을 일구고 채소를 심으며 농부의 꿈을 키우고 있는

도시농민들이 한강의 외로운 노들섬에 모였습니다.

 
도시농업시민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제1회 토종씨앗 나눔 축제'
서울시민들의 농부의 꿈이 자라는 곳 노들텃밭에서 열렸기 때문입니다.

 

 

높고 빽빽한.. 건물들 사이에 초록이 자라는 노들텃밭이 보이네요.
땅을 일구고 도시농민을 꿈꾸는 여러분들... 한해의 농사를 시작하셨나요?
올해는 어떤 채소들을 심으실 계획이신가요?
혹시.. 토종씨앗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신 적이 있나요?

 
토종씨앗 나눔 축제... '토종'이란 무엇일까요?


토종이란, 우리나라 자연생태계에서 대대로 살아오면서 환경에 잘 적응된
동물과 식물, 미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그럼 토종씨앗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나라, 이 땅에서 조상들과 땀과 숨을 나누며 생명력을 이어온 씨앗을 얘기합니다.

 
우리가 키우는 농산물의 종자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지난해 수확한 작물에서 직접 씨앗을 받아 다음해에 다시 심는 종자

두 번째, 작물의 일부가 씨앗 역할을 하는 영양종자 입니다.
감자라든지 토란, 쪽파, 마늘등이 여기에 속하지요.

세 번째. 우수한 종자끼리 교배해서 만들어냈지만, 그 우수함은 유전되지 않아
해마다 새로운 씨앗을 구입해야 하는 종자입니다. 이것이 F1종자이죠.

  

 

우리가 시중에서 쉽게 구입하는 씨앗의 대부분은 F1종자이며,
도심에서 채소를 키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F1 씨앗을 발아시켜
키운 모종을 사서 심습니다. 이렇게 자란 채소는 한해밖에 키울 수 없죠.
그 다음해에는 다시 모종을 사서 심어야 합니다.


F1종자는 한해밖에 수확할 수 없도록 조작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농부들이 씨앗을 받아 키우는 토종씨앗은 해마다
수백배, 수천배의 수확을 할 수 있으며 채종하여 다시 심어
열매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래서 농부가 직접 채종한 토종씨앗이 소중한거죠.
농부가 직접 씨앗을 받지 않은 작물은 점점 사라져 갑니다.
예전에는 흔했지만,이제는 찾아불 수조차 없는 작물이 많습니다.


씨앗은 농부의 주권입니다. 점점 사라져 가는 토종씨앗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된 '토종씨앗 나눔 축제'는
그래서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토종씨앗 나눔 축제... 어떤 씨앗이 나와 있을까요?

 

 

목화꽃 보셨나요? 평생 세 번 꽃을 피운다는 목화꽃 입니다.
초여름 따가운 햇살을 받고 피어나는 꽃, 가을이 되면 피어나는
하얀 솜털의 꽃, 그리고 그 옷감으로 예쁜 옷을 지어 입는 ...
꽃처럼 아름다운 여인으로 피어나 세 번 꽃을 피운다는 목화입니다.

 

 

경북 의성군 춘산면에서 가라고 있는 조선배추의 모습입니다.
뿌리가 아주 튼실하지요..

 

 

경기도 김포에서 자라고 있는 자광벼의 사진이구요.

 

 

 

알록달록... 탱글탱글한 알맹이가 느껴지는 토종 옥수수의 사진이네요.
처마에 달린 소복한 옥수수와 할머니의 미소 가득한 얼굴이 정겹기만 합니다..

 

 

약 호박의 사진입니다.
비닐에 갇혀 자라 길쭉한 호박만 보다가 오랫만에
풍만하고 동그란 호박을 만나니 마음까지도 동그랗게 편안해지네요..

 

 

 

아주까리밤콩, 흰제비콩, 꼬마단수수, 시경수수, 작두콩 등등..
이름도 정겨운 우리 토종씨앗들이 작은 병에 담겨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미래의 새싹... 아이들과 함께 나와 씨앗에 대한 공부도 하고..
씨앗의 길 찾기 게임도 하면서 우리 토종씨앗을 만나고 있는
부모님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씨앗을 보고 자란 우리의 아이들..

토종씨앗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마음도 커지겠지요~~

 
농작물의 한 품종이 지역에 뿌리 내리고 잘 자라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기후와 토질, 물과 주변환경, 주변의 다른 생물과도
조화를 이루고 자라야합니다.
그래서 같은 토종씨앗이지만, 어느 지역에서 어떤 바람과 햇볕을 받고
자라는가에 따라서 그 맛과 향이 달라지는 거죠.

 
우리나라는 그 넓이에 비해서 식물의 다양성이 상당히 풍부합니다.
국토면적은 22만km로 세계육지 면적의 0.67%나 되어 면적에 비해
10배나 많은 분포를 보입니다. 자생식물 중에는 1,100종의 식용 가능식물,
941종의 약용식물, 산채식물 250종 그리고 관상용 식물은 630여 종이 넘습니다.

 
빼앗긴 들에는 봄이 오지 않듯이 국제종자 회사에 빼앗겨버린 씨앗은
다시 돌아올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골 구석구석에서 곡식을 키우고
씨앗을 받아 농사를 지어오신 어르신들에게서 토종씨앗을 어렵게 볼 수 있답니다.


그 토종씨앗을 채종하여 혈통을 지켜가며 보다 더 많은 이웃들과
나누고 토종씨앗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도시농업시민협의회 토종씨드림 사람들 입니다.

 

도시농업시민협의회 백혜숙씨 모습

 
"모종이 농사의 반이라고 해요.. 모종이라고 하는 것은 씨앗을 의미하는건데요..
요즘 시중에서 팔고 있는 씨앗들은 F1종자들이 많습니다.
한 해밖에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씨앗보다는 지속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씨앗을 고민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토종씨앗을 구하고 나눌 수 있는 축제한마당을 열게되었죠.


예로부터 청명즈음에는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게되는데요.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놔도 싹이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땅이 모든 생명을 키워낼 수 있는 강한 힘이 있다는 거죠..
 이렇게 좋은 땅의 기운이 솟아날때 우리의 토종씨앗을 심고
잘 가꾸고 품고 증식하면서 다시 그 토종씨앗이 두배 세배
널리 퍼져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구요.
내년에도 토종씨앗 나눔행사에 참여하시는 도시농민들이 많아져서
토종의 힘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우리 토종씨앗으로 곡식을 키워 그 재료를 바탕으로 음식을 만들어
우리 먹거리의 위대함을 홍보하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맛있고.. 향기로운 그 현장 사진입니다.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의 농산물로 만들어 낸 생채나물과 된장국,
여러 가지 나물을 넣어 비벼먹는 꽁보리밥도 먹어볼 수 있었구요..

 

 

통밀을 그대로 갈아 볶은 쥐눈이 콩과 대추, 해바라기씨를 넣은 쥐눈이콩 통밀쿠키...
그 속엔 꼭꼭~ 씹어먹는 맛이 일품이며 영양 또한 풍부한 까만콩이 속쏙~ 박혀있었습니다.


서리태를 볶아 만든 우리밀과 돼지찰현미로 부드러운 쿠키를 만들어
콩가루에 굴려 고소한 인절미 맛이 나는 서리태 인절미 쿠키도 별미랍니다.

 

 

 

제주도에서 직접 키우고 재배해 온 메밀을 잘 반죽하고 후라이팬에 얇게 구워
그 위에 고명처럼 파릇파릇한 봄나물을 올렸습니다.
거칠지만 고소한 메밀과 전호나물, 미나리의 상큼함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봄향기가 퍼져나가니....
나른하고 바람 많은 봄 철의 피곤함이 싸악~ 가시는 듯 하더군요.

 

 

 

영등포에 위치한 대안학교 학생들로 이루어진 '로드스콜라'
길 위의 철학자라는 이름을 가진 팀의 타악기 연주가 흥겹게
이어지면서 드디어 토종씨앗을 나누기 시작합니다.

 

 

 

오색깃발이 휘날리는 곳...
토종씨앗들을 고르는 도시농부들의 얼굴이 제법.. 심각하고 진지합니다.


80여종의 토종씨앗들이 바구니마다 담겨있고, 자신이 키워보고 싶은
씨앗 5종을 선택하여 '종자증식 책임 리스트'를 작성하면 됩니다.
소중한 토종씨앗을 가져 왔으니 책임지고 잘 키워 수백배, 수천배의 수확을 거둬야겠죠~

 

아이와 함께 참여한 이상철(은평구 46세)씨

 

"한동안 잊고 재내던 씨앗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저와 우리아이가 생각나더라구요.
우리 아이에게 씨앗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요,
도심에서 자연에 대하여 배울 수 있는 자리가 흔하지않잖아요.
이런 자리를 통해서 파릇파릇 새순이 돋는 채소도 보고 그 채소들이 모두
이렇게 작은 씨앗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명도 해주고 싶어서 아이랑 함께 나왔어요. "


저희는 목화와 완두콩, 옥수수, 오이, 호박씨앗을 선택했는데 집에 가서 잘 심어볼겁니다.
물도 주고 잘 키워서 작물이 자라는 걸 보여주고 씨앗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아이가 알았으면 좋겠어요.

 

싱싱한...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노들텃밭의 모습.. 멀리.. 여의도의 63빌딩의 모습이 보인다.

 
씨앗을 나누고 토종씨앗으로 키워 수확한 작물로 만든 음식을 나누고
파릇파릇하게 자라는 채소들을 보면서 땅과 씨앗의

생명력을 새삼 깨닫고 토종의 맛도 느껴봅니다.

 
다국적 종자회사로부터 사들여 심은 F1종자로부터 채종하여도
싹이 트지 않는 터미네이터 종자, 대형종자회사의 특정 농약을 살포해야 발아되는
트레이터 종자가 우리의 밭에서 자라고 있는 요즘...
토종씨앗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 채종하지 않으면 토종은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몸에 잘 맞고 맛도 좋은 토종종자를 심고 씨를 받아 나눔하고 먹는 길만이
토종을 살리고 우리의 미래를 살리는 일입니다.

 
'농자 천하지 대본'이라는 말이 있지요.

농민이 있고, 땅과 물, 종자가 모든 것에 근본입니다.


도심에 살면서 땅으로 돌아가고자 마음 ?켠을 내놓고 있는 도시농부님들...
올해 농사는 토종씨앗으로 심고 가꾸고 수확하고 씨를 받아보는 것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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