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딱히 손 쓸 방법이 없잖아요. 그냥 세상 떠나실 때까지 모시고 살거나 요양시설에 맡기거나 그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있나요?" 주부 이진아 씨(가명, 57세)의 아버지는 3년간 치매를 앓다 올해 여름 세상을 떠났다. 이 씨는 3년 동안 아버지를 모셨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몸이 아프거나 통증이 심한 것이 아니니깐요. 치료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어요.” 이는 비단 이 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4년간 우리나라 65세 이상 치매 노인 증가율은 26.8%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근거 없는 두려움과 수치심으로 인해 치매 조기발견과 치료에는 어려움이 큰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치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정부가 해결책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간병부담을 덜기 위해 12월 1일부터 ‘치매상담콜센터’를 개통했다. “우리나라의 치매 치료와 관련된 장애물이 크게 2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가족 중 누군가가 치매에 걸린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무력감’. 두 번째로는 치매에 대한 ‘편견’이죠. 다른 질병에 비해 간병인의 심적, 육체적 고통이 심하지만, 타인에게 얘기 꺼내는 것조차 꺼리거든요.” 치매상담콜센터를 운영하는 중앙치매센터 성수정 부센터장은 치매상담콜센터는 이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시작했다고 말했다.
치매상담콜센터는 기본적으로 정보 상담과 돌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보 상담은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방식 등 정보 제공과 치매가 의심될 때나, 치매로 진단을 받은 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과 정부지원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대부분 치매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시는 경우가 많아요. 치매는 종류가 다양해서, 치료가 가능한 치매도 있습니다. 흔히 알려진 알츠하이머 치매는 완치가 힘들지만, 치료로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어요. 최근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되는 제도와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어요. 하지만 모르는 분들이 태반이죠. 환자의 상태에 맞는 혜택이나 방법들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치매상담콜센터 김희정 상담사는 얼마 전 한 여성은 부모님의 치매를 초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이상 증상에 치매상담콜센터의 도움을 요청했는데 무료조기검진 등 치매검진 방법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이러한 맞춤형 상담이 가능한 데에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관련학과 강사, 보건소 직원 등 치매와 관련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상담사로 일하고 있기 때문. 이들은 상담사 선발 후에도 2달 동안 센터 내에서 치매 전문 강사진에게 치매 관련 교육을 다시 받았다고 했다. 돌봄 상담은 치매 환자를 돌보면서 생기는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고민을 들어주는 등 고통받는 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우리 사회는 치매라는 질병에 대해서 말하기 꺼리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혼자 힘들어하죠. 치매상담콜센터는 1:1로 익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하소연도 하고 방법도 함께 고민할 수 있습니다." 김희정 상담사는 시범운영 동안 가족들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며느리, 할머니의 치매증상으로 인해 고민인 할아버지 등 많은 단골이 생겼다며 밝게 웃었다. "치매에 걸렸다고 무조건 요양시설에 가야 하는 건 아닙니다. 치매의 종류에 따라 치료할 방법들이 달라요.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맞춰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하는 것과 안 하는 것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죠.” 성수진 부센터장은 치매 환자 가족은 물론 치매에 대한 궁금한 점이 있는 일반 국민은 누구든지 혼자 고민하지 말고 치매상담콜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치매상담콜센터는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이용할 수 있다. 치매 환자와 가족, 전문케어자, 치매에 대한 궁금한 일반 국민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전국 어디서나 국번 없이 “1899-9988”로 전화하면 된다. 주요한 상담내용은 ‘치매정보 365’ (http://www.edementia.or.kr)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치매상담콜센터 개통으로 치매 환자를 돌보느라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경우, 가족이 치매임을 드러내지 않고 상담을 원하는 경우, 야간에 상담해야 하는 경우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의진 따스아리 기자
skyjisu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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