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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상식/건강정보

두통 알고보면 `쓸데없는 고민`이 주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3. 3. 24.


기업체 중간 간부인 고정준 부장(가명ㆍ46)은 최근 들어 머리 뒷부분이 저릿저릿 뭘로 쑤시는 듯 아프다. 이전에도 이따금씩 통증이 나타났지만 요즘 들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두통약을 먹어도 그때뿐이다. 곽씨는 운동할 시간도 없이 하루 종일 사무실에 틀어박혀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두통이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대후두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후두신경통은 뒷머리와 목뒤쪽 등 후두신경이 분포한 부위에 따라 생기는 통증으로 뒷머리 한가운데 부분이 아프면 `대후두신경통`, 귀 뒷부분 또는 관자놀이 쪽으로 통증이 나타나면 `소후두신경통`이다.

두통은 전체 인구 중 70~80%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한 `국민병`이다. 두통은 글자 그대로 머리가 불편하거나 아픈 것을 말한다.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문희수 교수는 "두통은 뇌 자체에서 통증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두개골막, 혈관, 일부 뇌신경, 부비동(콧구멍이 인접해 있는 뼈 속 공간으로 굴처럼 만들어져 공기로 차있는 부위), 근육 등이 통증 자극을 받을 때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뇌는 용량이 1.5ℓ도 안 되지만 혈관과 신경세포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뇌에 흐르는 혈액량은 전체 혈액의 15%에 이르며 뇌 신경세포는 몸이 사용하는 산소와 당분(포도당)의 25%를 영양분으로 소비한다. 뇌는 아프면 다른 신체 부위와 마찬가지로 각종 신호를 보낸다. 두통은 스트레스, 부비동염, 계절성 알레르기, 탈수증, 카페인 금단, 눈의 피로, 수면부족, 혈당저하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박광열 교수는 "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은 수백 가지다. 이 중 △새로운 형태의 두통이 갑자기 시작될 때 △두통이 며칠이나 수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경우 △과로와 긴장, 기침, 용변 후, 성행위 후 두통이 나타날 때 △50세 이후에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됐을 때에는 곧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 편두통, 여성이 남성보다 3배 많아

두통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 두통(비기질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기질성 두통)으로 나뉜다. 일차성 두통이란 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특별한 신체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로 환자는 고통스럽지만 그 정도가 아무리 심해도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상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일차성 두통에는 편두통, 긴장형 두통, 군집성 두통이 있다. 이차성 두통은 특별한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로 그중에는 뇌출혈, 뇌종양, 뇌막염과 같은 심각한 원인이 포함된다.

가장 흔한 일차성 두통은 긴장형 두통으로 뒤통수나 목 뒤쪽이 뻣뻣하고 당기며 무거운 느낌이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오전보다 오후에 심하고, 수주에서 수년 이상 같은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 과로, 피로, 감정적인 문제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며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목이나 어깨가 무겁거나 아픈 경우가 많고 근육이 굳어져 있거나 압통을 보일 수도 있어 근수축성 두통이라고도 한다.

서울시 서남병원 신경과 강희진 교수는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나 정신적 긴장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에 진통제만으로는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진통제의 남용은 오히려 두통을 악화시키므로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로 흔한 일차성 두통은 `편두통`으로 맥박이 뛰듯이 욱신거리는 양상의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또 두통 발작 사이에는 증상이 없다가 한번 통증이 시작되면 네 시간에서 사흘까지 지속된다. 머리 한쪽에 치우쳐 나타나기도 하지만 양측성인 경우도 있으며 구역, 구토, 빛이나 소리에 대한 과민반응이 동반될 수도 있다. 편두통은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많은데 이는 여성 호르몬이 관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군집성 두통`은 한쪽 안구 주변에 불에 타는 것 같거나 칼로 도려내는 것 같은 아주 심한 두통이 하루에 여러 차례 나타나 수십 분 내지 수시간 지속된다. 두통과 함께 비충혈(코막힘), 비루(콧물이 흐름), 이마와 안면부 발한 등 자율신경증상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 나이 들어 두통 발생 땐 뇌검사 필요

이차성 두통은 뇌종양, 뇌혈관질환, 뇌염, 뇌막염 등과 같이 기질적이고 명백한 원인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두통의 양상은 개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므로 증상만으로 뇌질환에 의한 이차성 두통인지 확실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단순한 두통이라고 생각하고 검사를 미루다가 나중에 여러 종류의 뇌질환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신경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오경미 교수는 "뇌질환이라고 해서 무조건 뇌 CT나 MRI만이 좋은 검사는 아니며, 의심되는 질환이나 환자 상태에 따라 필요한 검사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뇌막염은 초기에 CT나 MRI에서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가 많아 뇌척수액검사가 필요하고 지주막하출혈 역시 검사 시기에 따라 CT나 MRI에서 이상소견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뇌척수액검사나 뇌동맥촬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50세 이후에 처음으로 심한 두통이 시작되거나 기침이나 용변 후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 또는 새로운 양상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수일이나 수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때에는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졸음, 의식소실, 기억력 감소나 행동장애, 발열과 구토, 운동 또는 감각이상, 시력장애나 복시(둘로 보임), 보행장애 등과 같은 증상이 동반될 때에도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스스로 진단하고 처방하면 안 돼

많은 사람들이 두통이 생기면 스스로 진단하고 처방해서 약물을 복용하곤 한다. 이 경우 약물 부작용과 오남용이 생길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약물 의존성 두통이 발생해 원래 갖고 있던 두통보다 더 심한 두통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또한 뇌종양이나 다른 뇌질환을 방치했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버릴 가능성도 있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아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편두통 치료에는 두통 발작 당시 치료하는 대증요법과 편두통 발작의 빈도와 편두통 증상의 강도ㆍ기간을 줄이기 위한 예방요법이 있다. 편두통 환자들은 우선 편두통 유발 인자를 찾아내고 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발 인자를 알아내는 데에는 `두통일기`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두통의 원인을 `생각 과다`에서 찾는 전문의도 있다. 한국인이 머리가 아픈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생각 과다에 따른 부풀려진 걱정`이라는 얘기다.

유태우 신경인센터 원장은 "생각이 많으면 근육이 긴장되고 자율신경이 과민해진다"며 "근육의 긴장이 제일 먼저 나타나는 곳이 바로 뒷목인데, 근육 긴장이 뒷목을 뻗치게 하고 두통을 일으키며 눈의 피로를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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