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There is nothing new under the sun)`는 격언이 최근 제약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성공 가능성도 낮다. 신약 개발에만 목을 맸다가는 경영에 큰
타격을 받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제약사들이 기존에 약효가 입증된 성분을 두 가지 이상 섞은 `복합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복합제는 2개 이상 약을 하나로 합쳐 놓았기 때문에 약효와 복용 편리성이 높아져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복합제로 국내외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 한미약품이다. 이 회사는 2009년 자사의 고혈압약 `아모디핀(성분명 암로디핀 캠실레이트)`과 다국적
제약사 MSD의 고혈압약 `코자(성분명 로살탄)`를 결합한 `아모잘탄`을 개발해 국내에서 연간 500억원 이상 매출을 내고 있다. 이후
`코자`의 오리지널 제조 기술을 보유한 MSD에 제품을 수출하는 쾌거도 이뤘다.
초기 고혈압 환자들은 한 가지 약만 복용해도 어느
정도 치료가 된다. 반면 중증 환자들은 한 번에 두세 가지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복용이 불편하고 약의 종류가 많아 일일이 다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아모잘탄과 같은 고혈압 복합약 대부분은 이런 불편함에 착안해 개발했다. 두 가지 약을 복용하던 환자가
복합제 한 가지만 먹어도 치료가 되는 것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초 항혈전 복합제인 `클라빅신듀오`를 내놨다. 항혈전제 `플라빅스(성분명 클로피도그렐)`와 `아스피린`을 함께
투여하는 데 착안해 두 가지 약을 합친 것이다. 씨티씨바이오는 발기부전 환자의 절반이 조루증을 같이 앓고 있는 데 착안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2009년부터 개발이 시작됐고 올해 상반기 내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2015년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동시에 치료하는 약품을 개발해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을 진행 중이다.
2011년 고혈압 치료 신약 `카나브(성분명 피마살탄)`를 내놓은 보령제약도 올해 5월에 이뇨제 성분의
고혈압약을 결합한 복합제를 내놓을 계획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시장의 수요가 복용하기 편한 복합제 쪽으로 많이 가고 있다"며 "관련 복합제를
계속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합제 개발 바람은 국내 제약업계에만 불고 있는 게 아니다. 블록버스터 신약의 특허가 만료된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기존 제품에 다른 성분을 덧입혀 시장을 재공략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내놓은 고혈압 복합제 `트윈스타`는
원래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고혈압약인 `미카르디스(성분명 텔미사르탄)`에 `노바스크`를 결합한 제품이다. 효자 제품이었던 미카르디스의 특허가
최근 만료되며 수십 개의 복제약이 쏟아졌지만 복합제 트윈스타의 특허는 살아 있기 때문에 대응이 가능했다. 미카르디스 판매액은 지난해 전년 대비
5% 줄었지만 트윈스타의 경우 전년 대비 68%나 성장했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미카르디스의 특허가 만료된 후 복제약들이
출시돼 점유율이 줄었지만 대신 트윈스타 처방은 크게 늘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특허 만료 후 복제약이 쏟아져 나오는 데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복합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복합제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신약 개발보다 비용과
시간이 훨씬 적게 드는 데다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10년 이상의 기간과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들지만 복합제의 경우 10분의 1의 비용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한미약품은 7년간 140억원을 들여 아모잘탄 상품화에
성공했다.
글로벌 진출 초기 단계에 있는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보다 복합제로 진출하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에 회사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생소한 성분의 제품`을 갖고 나가는 것보다는 이미 잘 알려진 제품들의 복합제를 내놓는 게 시장에 더 어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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