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탤런트 안재욱(42)씨가 미국에서 뇌출혈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찾아오는 뇌출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리고 지난 15일에는 독립영화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영화배우 이응재(38)씨가 갑작스런 뇌출혈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청장년층의 뇌출혈 경보가 켜졌다.
보통 기온이 낮은 겨울철이면 ‘뇌혈관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아 뇌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급증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뇌출혈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뇌동맥 혈관의 벽이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퇴행성 변화로 혈관 내 압력이 높아져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평소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뇌혈관이 부풀어만 있는 상태를 ‘비파열성 뇌동맥류’라 하며,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혈관이 터져버리는 경우를 지주막하출혈, 흔히 뇌출혈이라고 한다. 탤런트 ‘안재욱’씨의 경우도 뇌동맥류에 의한 뇌출혈이라고 알려졌다.
대개의 경우 뇌출혈이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동반되기도 하고, 빠른 치료나 수술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뇌출혈로 인한 사망률이 20%, 만약 생존한다고 해도 영구적인 마비와 부분마비 등의 장애가 남는 경우가 20%로 알려져 있다.
지주막하출혈은 크게 자발성 출혈과 외상성 출혈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발성 출혈은 안재욱씨나 이응재씨처럼 비교적 젊은 나이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뇌혈관에 꽈리 모양의 주머니를 형성하고 있는 선천적인 뇌동맥류, 기타 뇌혈관의 기형이 존재하고 있다가 우연히 터져서 뇌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외상성 출혈의 경우 자동차사고 등 외부의 충격에 의해 뇌혈관이 터지는 경우를 말한다. 지주막하출혈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뇌동맥류 파열에 따른 지주막하출혈이 가장 많다.
뇌출혈은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심한 두통과 구역질 등의 증상을 인지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실신까지 하는 등 그 증상과 형태가 다양하다.
무엇보다 가장 흔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증상은 갑자기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찾아오는 극심한 두통이다. 그 외에도 윗 눈꺼풀이 늘어지는 안검하수 현상이나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현상, 빛을 싫어하게 되는 광선공포증, 그리고 목이 뻣뻣해지는 현상 등이 나타나거나 경련과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신속하게 가까운 병원을 찾아 뇌혈관 촬영 등 검사와 진단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동맥류에 의한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면 재출혈을 방지하기 위해서 개두술을 해 동맥류 경부를 묶어주고 동맥류로 혈류가 공급되지 않게 완전히 분리시키는 동맥류 경부 직접 결찰술을 한다. 경우에 따라서 직접 결찰이 곤란한 경우에는 포착, 근위동맥 결찰, 포장, 우회술 등을 실시하거나 수술 없이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진 코일을 뇌혈관 조영술과 같은 방법으로 뇌동맥류로 접근시켜 뇌동맥류를 막는 방법도 시행할 수 있다.
온종합병원 뇌신경수술센터 조창원 소장은 “지주막하출혈 등 대부분의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만성질환,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을 관리하고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울러 음주, 흡연 등의 위험인자를 멀리해야 하고 특히 최근에는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청장년층의 뇌출혈 발생 빈도가 급증하고 있어 적절한 스트레스 조절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창원 소장은 "또한 평소에 두통이 잦은 환자의 경우, 신속히 진료를 받고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몸이 사전에 알려주는 경고를 잘 이해하고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뇌혈관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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