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간은 일상 대화 중에도 흔히 등장하는 장기입니다.
"간도 크다", "간이 부었나?", "간이 콩알만해졌다",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마지막 말은 먹은 음식의 양이 적어서 간까지 가 보지도 못했다는 뜻인데, 실제 아무리 적은 양의 음식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간은 이 음식이 좋은 영양소이면 대사를 해서 영양분으로 흡수하고, 해로운 것이면 해독해서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간기능이 저하되면 생명유지가 힘들만큼 간은 중요합니다.
◆ 간을 아끼는 3가지 방법
간을 아끼는 방법 ▲첫째는 간염예방접종입니다. 본인이 아직 항체가 없다면 예방접종을 먼저 하시길 바랍니다. ▲둘째는 B형간염 보유자라면 꼭 방심하지 마시고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으십시오. 마지막으로 간이 안 좋을 때만 나타나는 특별한 증상은 없습니다. ▲평소보다 더 쉽게 피곤하다면 '피곤은 간때문이라고' 피로회복제로만 해결할 것이 아니라 간단한 혈액검사로 간염여부를 확인해 보는 습관이 중요하겠습니다.
# 간염바이러스 알기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A-G까지 6-7가지가 있는데, 이건 바이러스가 발견된 순서에 따라서 붙여진 것입니다. 즉 A형 간염 바이러스가 제일 먼저 발견된 것이죠. 이들 바이러스 중 B형과 C형간염이 중요한 이유는 이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급성간염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일부에선 만성간염으로 진행되어 간경화를 일으키고 결국 간암으로도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A형간염은 만성으로 되진 않지만 물이나 음식을 통해서 쉽게 전염되어 학교나 군대에서 집단으로 발생하는 것 때문에 국민들의 경각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만성간염에서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것은 B형간염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간혹 심하게 악화되는 결과로 가랑비에 옷 젖듯 본인도 모르는 사이 간에 흉터가 생겨서 발생합니다. 활동성간염의 경우는 10년 뒤 20%이상에서 간경화로, 10%이상이 간암으로 발전합니다.
# B형간염인 경우 최소 6개월마다 검사하기
이렇듯 B형간염의 활동성 여부는 매우 중요한 사항인데, 문제는 신체검사나 증상으로는 비활동성에서 활동성으로 바뀌었는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소 6개월마다 간기능검사, 바이러스활성화검사, 간초음파검사로 활동성으로 바뀌었는지를 관찰해서 항바이러스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는 사람일수록 조심해야 하고, 술을 즐기는 남성이나, 당뇨병, 비만인 사람은 간경변증과 간암의 확률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로도 만성 B형간염은 완치되는 게 아닙니다. 다만 당뇨와 고혈압의 치료 목표가 중풍이나 심장질환 등의 합병증이 안 오도록 혈당과 혈압을 잘 조절하듯이, B형간염 역시 그 자체가 치사율이 높은 게 아니고 바이러스 자체를 완전히 제거 할 수도 없으므로, 치료목표 역시 B형간염바이러스 자체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B형간염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간혹 "본인은 B형간염 보유자 이지만 증상이 없는 건강보유자"라고 낙관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들 비활동성 간염이 활동성으로 되는 것을 혈액검사가 아니면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증상이 없다하더라도 최소한 6개월마다 혈액검사나 초음파로 항바이러스제의 투여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근거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B형간염은 기본적으로 혈액을 통해서 전염되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혈액이 타인의 건강한 피부에 묻었다고 전염되는 것이 아니므로 악수와 대화 등으로는 전염되지 않고 일상적인 식사나 술자리로도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감염자의 식기를 따로 관리하거나 소독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성적인 접촉이나 주사바늘 등으로 전염이 가능하므로 면도기, 손톱깎기는 따로 사용하고, 문신에 쓰이는 침, 귀볼 뚫는 기구 등을 조심해야 합니다.
어떤 질병이든 그 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절한 검사 그리고 예방이 중요합니다. 간 역시 아는 만큼 생생해 집니다.
< 글 = 태영21내과 양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
간 건강을 위해서는 탄수화물 대신 잡곡밥
술도 안마시는데 지방간이라니....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을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관리 및 예방을 위해서는 탄수화물 및 당류 섭취를 줄이고 흰 쌀, 흰 밀가루와 같은 정제 곡류 대신 잡곡밥, 통밀가루를 먹을 것을 권장한다"고 30일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 섭취가 적은데도 간 내 지방량이 5% 이상 증가하는 질병으로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연관이 있다. 남성은 일주일에 140g(소주 2병 또는 맥주 7캔), 여성은 70g 정도로 알코올 섭취가 적은 경우가 해당한다.
보통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고지방 음식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도 간의 지방을 축적해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2004년 11.5%에서 2010년 23.6%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2012년 식약청 연구사업 결과 성별로는 여성이 16.0%, 남성이 31.0%였다.
식약청은 탄수화물에서 에너지 섭취가 많은 우리나라 국민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관리 및 예방을 위해서는 지방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보다 탄수화물과 당류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402명의 식이 패턴을 조사해 탄수화물 섭취량이 낮은 군(하위 33%)과 많이 섭취하는 군(상위 33%)을 비교한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 위험은 상위군이 하위군에 비해 남성은 1.7배, 여성은 약 3.8배 높았다.
간 염증 수치 상승 위험도는 탄수화물 섭취 상위군이 하위군에 비해 여성이 약 1.0~2.2배, 남성이 약 1.3~2.1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하루 당류 섭취량이 60g을 초과하는 군은 일일 섭취량 25g 미만인 군에 비해 간 염증 수치 상승 위험도가 남성은 약 2.5~2.6배, 여성은 약 2.5~3.2배 높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52명)를 대상으로 2개월간 탄수화물과 당류 제한 식이 교육을 실시한 결과, 환자 대부분인 80.8%에서 간 염증 수치가 호전됐으며, 체중, 체질량 지수와 허리둘레도 효과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관리ㆍ예방법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하루 에너지 필요량 중 50~60%만 탄수화물 식이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일반인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예방을 위해서는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자제하고 설탕, 사탕 등 첨가당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인 탄수화물 섭취 권장량은 하루 권장 에너지 필요량 중 55∼70%이다. 예를 들면 하루 에너지 필요량이 2000kcal인 성인의 일반적인 탄수화물 권장량은 에너지 필요량의 55~70%로 밥 3공기와 감자 1개 수준의 1100kcal~1400kcal이나,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는 밥 3공기 정도인 1000kcal~1200kcal 수준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작은 크기 밥그릇으로 바꾸기 ▲흰 쌀, 흰 밀가루와 같은 정제 곡류 대신 잡곡밥, 통밀가루 선택하기 등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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