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로 접어들어 하루하루가 어찌 지나는지 벌써 중순이 되었습니다.
눈이 오고 빙판이 되어 저마다 입에선 춥다춥다 하는 요즘~
이 틈새를 이용해서 집에서 겉보리를 싹틔워 엿기름을 만들었답니다.
겉보리를 발아시켜 엿기름용으로 말릴땐 요즘같은 추운날씨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여 건조시켜야 당도높은 엿기름이 된다네요.
우리 가정에서 가장 많이 엿기름을 재료로 사용하는 식혜입니다.
식혜를 만들때 필요한 엿기름을 살아 생전 시모님께서 만들어 주셨었는데..
이제는...엿기름 기르는게 쉽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사서 먹어보기도 했지만..
역시 시모님이 길러 주시던 엿기름만큼 여러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했거든요.
요즘 마트에 가보면 보리차 끓이는 티백처럼 엿기름이 티백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참 편한 세상이다 싶으면서도 예전에 먹었던 그 식혜맛이 나지 않는 원인은
오직 엿기름에 있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그 편함만을 쫓을수만은 없게 되나 봅니다.
편한 것도 좋고 잠깐잠깐 내보이는 게으름은 보약이 될 수 있지만 게으름을 마냥 사랑해선 안되겠지요.
1주일간의 시일을 거쳐 길러진 엿기름용 겉보리입니다.
엿기름을 막상 길러보니 그다지 어렵지만은 않더라구요.
집에서 직접 기른 엿기름은 깨끗하고 당도가 높습니다.
지금이야 아이낳고 기르다가 젖을 떼려면 약을 먹어 젖을 말리지만
예전엔 약 대신에 엿기름물을 마셔서 젖을 말렸다고 하더군요.
위생적이고 당화력 좋은 엿기름을 집에서 직접 길러보세요~~
엿기름이란?
엿기름은 맥아라고 하는데 껍질을 벗기지 않은 보리를 물에 담가 두어 싹을 내서 말린 것이다.
엿기름은 '기르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어 '기름'이라고 한 것이다.
이 말린 보리 싹은 녹말을 당분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엿을 만들기 위해 기른 보리 싹'이라는 의미에서 '엿기름'이라고 한 것이다.
엿기름은 엿길금, 엿질금으로도 불리며 보리의 싹을 틔워 말린 것을 말한다.
겉보리 2kg을 준비했어요~
미곡상회에서 엿기름 기를 용도로 겉보리를 구입할 수 있고
참고로 울 동네에선 1kg에 2000원이더라구요~
겉보리에 물을 부어서 위로 뜨는 지저분한 것들을 버립니다.
간단하게 겉보리의 알곡과 쭉정이를 구분하는거라 생각하면 되네요.
가라앉은 겉보리만 알곡으로 생각하여 하루 정도 물에 담가불렸다가
물에 건져서 바구니에 담아 물기 젖은 천을 덮어 거실에 둡니다.
하루 이틀밤 지나자 겉보리에서 하얀 눈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솜털처럼 뿌리가 길어집니다.
바구니에서 꺼내 촘촘하게 엉키려하는 뿌리를 서로 분리시켜주고 물을 줍니다.
뿌리가 길어지자 서로 더 엉키기 시작하더군요.
이 때부턴 물을 주는것보다 물에 담궈 엉킨 뿌리를 서로 떼어주듯 정리해 줍니다.
뿌리만 길더니 어느새 뿌리 반대편에서 뽀족한 잎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 자연관찰하며 관찰일지를 쓰는 기분에 빠져들었답니다.
거실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겉보리 싹틔우는 과정은 울가족들에게도 관심사가 되었답니다.
자주 먹는 식혜를 만드는 재료인 엿기름을 직접 만드는 것~~ 새로운 경험이지요~
뿌리가 길어지고 잎이 나오자 처음 바구니 밑바닥에 깔렸던 겉보리가 바구니를 넘치려합니다.
하얗게 올라오던 보리싹이 자라면서 초록으로 변하여 부피가 엄청 늘어난것이지요.
쑥쑥 자라는 모습이 육안으로 보입니다.
자고 나면 겉보리 상태부터 살펴봅니다.
잠시 한눈 팔았다간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들었거든요.
이때 겉보리에 손을 대어보면 뜨근뜨근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자칫 그대로 방치해두면 하얗게 곰팡이처럼 뜨게 되어
엿기름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합니다.
찬물에 씻으면서 뿌리와 싹의 엉킴을 풀어주면
겉보리자체에서 나는 열기를 식혀주고 겉보리가 고루 발아됩니다.
겉보리 싹이 나기시작하여 사흘쯤 되었을때~
겉보리싹의 길이를 재어보니 1cm 정도에 가깝습니다.
더이상 싹을 키울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싹이 너무 길어버리면 당도도 떨어지고 엿기름양이 적게 나옵니다.
겉보리로 엿기름 만드는데 있어선 겉보리의 뿌리길이엔 상관없고
싹의 길이가 기준이 됩니다~
이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기르던 겉보리를 물에 씻어 주는 작업을 합니다.
겉보리가 머금었던 수분이 남아있어 말리는 과정에서도
겉보리 싹이 자랄 수 있으니 싹을 기를때 싹의 길이를 감안해야 합니다.
씻은 겉보리 물기를 빼서 볕에 말려줍니다.
이렇게 겉보리 싹이 틔워져 널기까지는 1주일 정도 시일이 걸린것 같습니다.
환경에 따라 소요되는 시일은 가감되겠지만요~~
그동안 겉보리의 싹을 기르기까지 매일 물에 씻었으니
청결에 있어선 더이상 말할 것도 없겠지요.
기온차가 심한 한겨울 낮엔 말리고 밤엔 얼리고를 반복하여
건조시키면 당도높은 엿기름이 되는것입니다.
베란다에 놓고 말리다 밤엔 들여놓지 않고 그냥두면
얼게 되고 낮엔 다시 말리게 됩니다.
말리는 과정에서 겉보리를 보면 뿌리와 잎이 나오지 않은 겉보리가 몇개씩 보입니다.
이런 겉보리는 발아가 안된것이라 보면 됩니다.
햇보리로 길러야 발아가 잘되는데 이정도면 대체로 잘 된 편인것 같습니다.
일반 시중 판매 하는 건 엿기름을 양을 늘리기 위해
발아 덜 된 겉보리를 그냥 함께 빻기도 한다는데 그러면 당화력이 떨어지겠지요.
그러나 집에서 기르면 이렇게 발아 안 된 걸 골라 내기 때문에 당화력이 좋을것입니다.
당화력은 발아가 안 된 보리를 얼마나 골라내어 버리느냐에도 좌우된다는~
잘 말려서 분쇄기에 갈면 흔히 말하는 엿기름가루가 되는것입니다.
양이 많으면 방앗간에 가서 한꺼번에 빻으면 좋습니다.
건조시킨 엿기름용 겉보리를 살살 비벼서..
길렀던 겉보리의 뿌리와 싹이 대충 떨어지면 체로 치면 됩니다.
그냥 엿기름으로 빻아도 무방하지만 불필요한 부분이니
뿌리와 잎을 떼어내면 더 깔끔한 엿기름가루가 되겠지요.
겉보리로 직접 길러 만든 좋은 엿기름만 있으면
식혜뿐만아니라 1년내내 다양하게 쓰여질것을 생각하니 든든합니다.
정성이 담뿍 들어간 엿기름!
어디 사 먹는것에 비교할 수 있겠어요? ^^
| ||||
|
'일반 건강상식 > 식품,차,음료의 효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겨울 식중독 잘 일으키는 굴, 안전하게 먹으려면? (0) | 2012.12.20 |
---|---|
[스크랩] 역시 견과류! 흰 식빵과 칼로리는 같지만... (0) | 2012.12.19 |
[스크랩]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 건강엔 최고효과 (0) | 2012.12.19 |
[스크랩] 100% 우리밀 빵 만들기 (0) | 2012.12.19 |
[스크랩] 깻잎장아찌 짜지 않게 담그는 법 (0) | 2012.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