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정한 '세계 간염의 날(World Hepatitis Day)'이다. 간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데, A형부터 E형까지 5가지가 있다. 주로 많이 발병하는 간염은 A, B, C형 간염이다. A형은 급성 간염으로 감염 후 완치가 되지만, B형과 C형은 수십년간 만성 간염을 거쳐 간경변증, 간암으로까지 진행하는 무서운 병이다.
2010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국민의 3%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고, C형 간염바이러스의 경우는 정확한 통계가 없으나 1% 정도가 감염돼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대한간학회 홍보이사 최문석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우리 국민 200만여 명이 간염바이러스에 만성적으로 감염되어 있으면서도, 상당수가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한다. 우리나라는 한 해에 1만 7천여 명이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특히 40~50대 남성에서는 간질환과 간암으로 인한 사망이 간암을 제외한 모든 암을 합친 경우에 이어 2번째 사망원인이다. 국제적인 비교에서도 우리나라의 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8.4명으로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로 2위인 일본에 비해 2배에 이른다.
간경변증, 간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1980년대 국민의 10% 이상이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였던 상태에서(예방접종으로 최근에는 3%까지 줄긴했지만), 이미 감염된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 및 관리를 못하게 때문이다.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어 확실한 예방책 마련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치료시기를 놓치고 있는 환자들이 어느 정도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선진국으로 여겨지는 미국에서조차, C형 간염에 감염된 사람 중 75%가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도 있었다.
그러나 간염은 예방백신이나 오염된 체액 접촉 회피 등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노력을 통해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또한 과거에는 “간염에는 약이 없다”라는 말이 인정받을 정도로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었으나 근래에는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 모두 적절한 항바이러스제를 쓰면 상당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세계 간염의 날'을 제정한 이유도 간염은 예방이 가능하고 이미 감염된 경우에도 치료를 통해 더 심각한 질병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2011년 ‘세계 간염의 날’이 제정된 이후, 각국은 나름대로의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18일을 제 1회 '간염검사의 날(Hepatitis Testing Day)'로 지정하고 간염에 대한 홍보와 전국적으로 간염 검사를 실시했다. 우리나라에 비해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한 미국이 오히려 발 빠른 조치를 취한 것은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최문석 교수는 “우리나라도 '간염 검사의 날'을 지정해 모든 국민이 자신의 간염바이러스 감염 사실 여부를 정확히 알고, 필요한 경우에는 적기에 치료하는 등 간경변이나 간암 예방을 위한 발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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