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외과 수술 중 고난도로 여겨지는 췌담도 종양 절제술을, 개복수술이 아닌 복강경 수술로 세계 최다 수준인 100례를 돌파했다. 회복 속도는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상처와 통증은 줄이는 복강경 수술의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그 안정성과 기술력을 입증하게 됐다는 평가다.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팀은 2007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초기 췌장암 등 췌담도 종양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복강경 '위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회에서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까지 100례 이상을 한 병원은 미국 메이오 클리닉뿐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강경 수술을 개복 수술과 비교했을 때 수술 합병증률은 유사했으며, 입원 기간은 개복 시에는 평균 20일이나 복강경 시에는 평균 11일로 줄어 회복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고, 최소 절개로 상처와 통증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강경 수술 중 개복으로 전환하는 비율(개복 전환율)이 국내외 최저 수준인 4.7%에 그쳐 복강경 췌십이지장 수술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위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췌장이나 담도에 종양 등이 발생해 문제가 생겼을 때 위의 유문(위의 아래 부분으로 괄약근이 있는 곳)을 보존하고 췌장 두부(십이지장에 도달해 있는 췌장 머리 부분), 십이지장, 공장(소장의 일부분), 담낭, 담도 등을 절제한 후 췌장과 공장, 간과 공장을 문합하는 평균 7시간 내지 9시간이 걸리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대수술이다.
김송철 교수가 복강경 췌십이지장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
하지만 김 교수팀은 2007년 5월부터 복강경을 이용한 위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했고, 2011년 45건를 비롯해 매해 15건 이상의 수술 건수를 기록하며 지난 2월 통산 100례를 돌파했다.
췌장 두부는 우리 몸에서 다른 장기들 사이에 깊숙이 위치해 복강경 수술이 어려워 개복 수술이 많이 행해지고 있으며, 수술 상처도 크고 환자들의 통증과 수술 후 합병증 관리가 쉽지 않다. 게다가 개복 수술 시에는 과다 출혈 위험을 동반한 광범위한 절제, 긴 수술시간, 높은 사망률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을 통해 이 같은 점들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최소 절개로 수술 부위가 작아 상처와 통증이 감소해 복강경 수술을 받은 많은 환자들이 만족했다.
특히 100례를 달성하는 동안 복강경 수술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는데 ▲수술시간 9.9시간에서 6.4시간으로 단축 ▲합병증률 36.7%에서 18.4%로 감소 ▲입원기간 21.3일에서 11.5일로 단축하는 기록을 보였다.
더불어 복강경 위유문췌십이지장 절제술 100례를 달성하는 동안 초기 췌장암 환자를 비롯해 췌장, 담낭 등에 발생하는 관내유두 점액종, 고형성 가성유두 종양, 신경내분비종양 등의 다양한 종양 환자들에게 복강경 수술을 적용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접근하기 어려운 복잡 다양한 종양도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3월 초 세계적 권위의 복강경 관련 학회인 미국 소화기 및 내시경외과학회(Society of American Gastrointestinal and Endoscopic Surgeons)에서 발표됐으며, 외과학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미국 복강경 학회지(Surgical Endoscopy)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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