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길현(79·강원 속초시)씨는 5년 전 간에 전이된 4기 위암 판정을 받았다. 세브란스병원 위암전문클리닉을 찾은 유씨는 "위암세포가 간의 일부에만 침범해서 위와 간을 동시에 절제하는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암 수술과 항암약물치료를 받은 유씨는 현재 재발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
◇말기암도 일부는 수술 가능해져
초기 위암은 국내 의술로 완치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지만, 2기 이상의 진행성 위암은 여전히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위암 5년 생존율은 2기 80%, 3기 50~60%, 4기 20%로 본다. 그러나 진행성 위암 치료 성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
- ▲ 진행성 위암은 완치율이 아직 초기 위암보다 떨어지지만, 최근 수술과 항암치료를 함께 적용하는 등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치료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세브란스병원 위암전문클리닉 노성훈 팀장(외과 교수)은 "과거에는 수술이 불가능했던 4기 전이암 환자도 요즘은 일부는 수술하며, 2~3기 환자는 수술 후 항암약물요법을 하는 등 다각적인 치료로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위암은 간, 복막 등에 전이되면 수술은 하지 않고 항암제 치료만 했다. 그러나 전이된 암의 크기와 부위가 작으면 우선 수술로 환부를 절제하고 항암제를 쓰면 생존 기간이 더 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최근에는 전이암도 수술한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위암 세포가 간에 국소 전이된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간과 위를 절제하고 항암약물요법을 시행한 결과, 3년 생존율은 32%, 5년 생존율은 21%에 달했다.
그러나 항암약물요법만 한 이 병원 환자 중 3년 이상 생존한 사람은 없었다.
노성훈 팀장은 "암덩어리를 가능한 많이 잘라내서 암의 크기를 줄인 뒤 항암약물요법을 하기 때문에 결과가 더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팀장은 "암이 복막으로 전이된 사람도 복강경으로 살펴봐서 수술이 가능한 상황이면 수술한다"고 말했다.
◇2~3기는 수술 뒤 항암제 투약
위암 2~3기 환자에게 수술 한 뒤에 항암제를 쓰는 것(수술 후 항암약물요법)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의료계에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술 후 항암약물요법이 이들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21개 병원과 중국·대만의 16개 병원이 참가한 다국적 임상연구에 따르면, 위암 환자 1035명을 위와 위 동맥 주위의 림프절까지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수술(D2 수술)만 한 그룹과 수술 뒤 8주간 항암약물요법까지 한 그룹으로 나눠 3년간 재발 없이 생존한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항암약물요법까지 한 그룹의 생존율은 74%, 수술만 한 그룹은 59%였다.
세브란스병원 위암전문클리닉 라선영 교수는 "최근 5년 사이에 효과가 좋아진 위암 항암제가 개발되고,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표적항암치료가 도입되면서 진행성 위암의 치료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콧줄·배액관 없이 편안히 회복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편안하게 회복할 수 있는 기법도 개발됐다. 위암 수술을 하고 나면 수술 상처가 잘 아물도록 하기 위해 통상 환자에게 콧줄을 끼워 위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을 뽑아낸다. 그러나 세브란스병원은 콧줄 삽입이 환자 회복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불편만 준다는 점을 임상 연구를 통해 밝히고, 콧줄 삽입을 하지 않는다. 노성훈 팀장은 "또한 과거에는 수술 후 배 안의 농양 등을 빼내는 배액관도 옆구리에 삽입했는데, 역시 회복에 큰 도움이 안돼 우리 병원은 배액관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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