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류의 장/게시판

[스크랩] 고춧가루 매운맛 측정하는 공무원 만나보니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1. 9. 22.

 

 

 

여러분 혹시 매운음식 좋아하시나요?

하지만 매운맛에도 차이가 있죠. 이렇게 매운 맛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동일 품종의 고추라도 재배 환경에 따라 매운 정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해요.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고추의 품종은 약 200여 가지. 이중에서 매년 주력으로 소비되는 품종은 약 20여 가지인데요. 품종이 같다고 해도 지역에 따라 매운맛이 달라집니다. 같은 청양고추라고 해도 어느 것은 덜 맵고, 또 어느 것은 더 매울 수 있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현재 판매되는 고추장의 맛이 저마다 다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는데요. 단순히 ‘순한맛’ ‘매운맛’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미묘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죠.

 

 

카레는 매운맛 등급화돼 있다는데 고추장은…

 

이처럼 동일 품종의 고추라도 매운 맛에 따라 그 차이를 구분하는 필요성이 커졌는데요. 국내에서 한식세계화 열풍이 불고 김치와 고추장이 해외로 수출되는 요즘, 고춧가루 맵기의 정도를 단계적으로 나누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최근 오랜 연구 끝에 고춧가루의 매운맛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고춧가루 매운맛 측정기’를 개발했죠.

 

(농진청 비파괴품질계측연구실 임종국 연구사)

 

“카레전문점에 가시면 매운 정도가 등급별로 표기돼 있어서 먹는 사람이 골라서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한데 김치나 고추장은 어떤가요? 매우면 물을 마시고, 덜 매우면 고춧가루를 더 넣는 식으로 매운 정도를 맞추는데 한식경쟁력 차원에서 약점이 될 수 있죠.” 

 

고춧가루 매운맛 측정기를 개발한 것은 한식세계화 프로젝트의 일환인데요.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 고춧가루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 흡수하는 빛의 정도를 측정해 최근 매운맛을 수치화하는 작업에 성공했습니다.


그동안 고춧가루의 매운맛을 측정하겠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닌데요. 1990년대 초반에는 고춧가루의 성분을 분석하는 화학처리 방식을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실효성은 떨어졌죠.

 

 

시료 얻기 위해 3년 간 고춧가루와 씨름…독자 개발에 성공

 

 

 

이에 농진청 비파괴품질계측연구실에서는 2008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캡사이신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는데요. 국내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실험 장치를 구성하는 실험을 시도했습니다. 여러 방법을 구현해본 결과 현실성이 높다고 판단된 ‘근적외선을 이용한 분광법’을 채택하게 된 것이죠.

 

고춧가루 매운맛 측정기를 개발한 ‘비파괴품질계측연구실’이라는 부서가 좀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요. 이는 말 그대로 농작물을 파괴하지 않고 그 성분의 특성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고춧가루의 매운맛 측정을 비롯해 과일의 당도나 중량 등을 선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이 산업현장에 적용되면 공장의 기계선별을 통해 제품 출하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네요.

 

“측정기를 개발하는 데 정말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했죠. 단순히 기계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고추와 일대일로 씨름하면서 고생도 많이 했어요. 2개월 동안 바람 한 점 없는 창고에서 고무장갑마저 뚫어버리는 고추의 매움을 참고서 시료를 얻는 작업을 누가 선뜻 하고 싶겠어요(웃음).” (임종국 연구사)

 

고춧가루 매운맛 측정기는 이러한 3년간의 연구가 결실을 맺은 것인데요. 기기가 작동하는 원리를 보면 무척 신기합니다. 벨트위의 고춧가루가 빛을 통과하면 센서가 반사된 빛을 분석합니다. 빛의 흡수 정도에 따라 캡사이신 함량을 예측하고 이를 모니터 상의 수치로 표현하는 것이죠.

 

 

 

모니터 상의 수치는 연구팀에서 임의로 설정한 값인데요. 30mg% 이하는 ‘아주 순한맛’, 30~60mg% 는 ‘순한맛’, 60~90mg% 는 ‘보통맛’, 90~120mg% 는 ‘매운맛’, 120mg%  이상은 ‘아주 매운맛’으로 표기합니다.

 

 

지난해 국제특허 및 국내특허 출원…올 하반기 가공업체에 기술이전

 

고춧가루 매운맛 측정기는 실제 식품가공업계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요?

임종국 연구사는 “가공공장에서 보통 고추 품종을 섞으면서 매운 정도를 맞추는데 거래처의 클레임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며 “측정기를 통해 이를 등급화하면 업체의 요구에 따라 고춧가루를 선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고춧가루를 원료로 쓰는 김치나 고추장을 수출할 때 좀 더 신뢰도를 높일 수 있어 한식의 경쟁력도 커지게 되죠.

 

 

 

농진청은 고춧가루 매운맛 측정기를 지난해 국내특허국제특허를 출원했는데요. 올해 하반기에는 고춧가루 가공업체를 지정, 현장 적응시험을 거쳐 기술이전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임종국 연구사는 “기술이전을 받은 업체에서 얼마나 빨리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지가 산업화의 관건”이라며 “빠르면 내년에라도 고춧가루의 매운맛을 등급별로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규격화된 고춧가루가 생산되면 소비자가 원하는 매운맛을 제공하고, 다양한 고춧가루 가공식품도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추가공식품의 소비가 늘어나고 수출 증대에 기여한다면 한식 세계화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책공감 블로그는 댓글 및 트랙백 등을 통한 많은 분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건전한 소통을 위하여 공지사항 내 "정책공감 블로그 댓글정책"을 참조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책공감 

출처 : 정책공감 - 소통하는 정부대표 블로그
글쓴이 : 정책공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