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지나치게 햇볕 쬐기를 싫어하거나 식습관으로 인해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뼈 건강에 중요한 영양소가 비타민 D. 칼시페롤이라고도 불리는 비타민D는 뼈를 강하게 하고 키를 크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감기를 예방하고 우울증을 막아주기도 한다. 비타민D가 충분하면 심장병이나 당뇨병의 위험이 낮고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대로 부족하면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높고, 여자아이들은 초경이 빨라질 수도 있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올바른 비타민D 섭취방법을 알아두자.비타민D가 부족하면 경련이나 근력 저하, 호흡기 감염이 늘어나고 심장 근육병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구루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4개월~2세 사이의 아기들에게 잘 생기는 비타민D 결핍증이 구루병으로 머리와 가슴, 팔다리뼈의 변형과 성장장애를 일으킨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비타민D와 관련된 연구 결과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심장병·당뇨병 위험 줄여
연구에 따르면 중년 이상의 성인은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면 심대사질환의 발병 위험을 절반 가까이 낮출 수 있다. 심근경색, 협심증 같은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 발병원인이 서로 겹쳐 통합관리가 필요한 질환들을 심대사질환이다. 심대사질환을 부르는 위험요인은 복부비만과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흡연 등이다.
영국 워워크대 요한나 파커 박사팀이 1990~2009년 사이 발표된 28가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비타민D와 심대사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내용이다. 연구대상은 미국 유럽 호주 등 다양한 국적의 남녀 총 9만 9745명이었다.
분석결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한 사람은 심대사질환의 발병률이 43%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질환별로는 심혈관질환이 33%, 당뇨병이 55%, 대사증후군이 51% 줄어들었다.
#부족하면 파킨슨병 잘 걸려
비타민D가 부족하면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에모리대 신경과 마리안 에바트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 100명과 같은 나이대의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정상 노인의 혈중 비타민D 농도를 비교했더니 파킨슨병 환자의 대부분이 비타민 D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타민D 농도가 불충분에 해당하는 30ng/㎖ 이하인 비율을 보면 파킨슨병 환자는 55%,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41%, 정상 노인은 35%였다.
에바트 교수는 "비타민D 부족이 파킨슨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노인들은 주기적으로 비타민D를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햇빛을 받아 비타민D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줄어든다. 때문에 노인들은 비타민D 부족이 더 쉽게 생길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23%에서 비타민D 결핍을 보였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16%, 정상 노인에서는 10%가 비타민D 결핍을 보였다. 비타민D 결핍은 혈중 비타민D 농도가 20ng/㎖ 미만인 상태를 말한다. 1ng은 10억 분의 1g이다. 또 뇌에서 도파민을 만들어 내는 흑질에 비타민D 수용체가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비타민D가 이 세포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만들어 내는 세포가 줄어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특히 운동 조절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팔다리가 떨려 동작이 어둔해진다.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지금까지는 도파민제제를 섭취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원형탈모 부른다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팀은 지난해 비타민D 수용체의 이상이 원형탈모를 유발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또 눈썹이나 겨드랑이 털까지 부족한 탈모 환자도 역시 비타 D 수용체의 부족 현상이 뚜렷했다. 원래 비타민D 결핍증이나 비타민D 수용체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탈모가 두피의 전반적인 탈모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원형탈모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사람 피부의 비타민D는 피부세포와 모발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비타민D가 제기능을 하려면 피부에 존재하는 비타민D 수용체와 결합을 잘해야 한다. 특히 비타민D 수용체는 머리카락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제 굵기를 갖는 데 중요하다.
김범준 교수는 "원형탈모를 치료할 때 비타민D를 먹거나 바르는 등의 보조치료보다는 비타민D 수용체의 이상을 직접 조절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어트 효과 크다
비타민D 농도가 높을수록 더 많이 살을 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똑같이 식사조절로 체중 감량을 시도하더라도 혈액 속 비타민D 농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진은 과체중 남녀 38명이 11주 동안 하루에 750㎈씩 덜 먹으며 다이어트를 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다이어트 전과 후에 혈중 비타민D 농도와 몸의 지방 분포, 체중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체중감량 효과는 비타민D와 비례관계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성화된 비타민D가 1ng/㎖ 증가할 때마다 0.107kg을 더 감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하면 초경 빨라질 수도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여자아이들은 비타민D의 부족으로 초경을 빨리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병원 에두아르도 빌라모 교수는 최근 5~12세 여자 어린이 242명의 혈중 비타민D 수치를 30개월 동안 분석했다. 그 결과 비타민D 부족인 경우 연구 기간 중에 초경을 경험한 확률은 57%로 나타났다. 반면 비타민D 수치가 정상인 아이들은 23%만 이 기간에 초경을 했다.
빌라모 교수에 따르면 초경을 일찍 하는 소녀들은 10대에 정신적인 문제를 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심혈관 계통의 질병과 당뇨병 등 대사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고, 어른이 됐을 때 유방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그러나 비타민D의 부족이 초경을 앞당기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더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다.
#고도비만·골다공증 권장량 이상 복용
이처럼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비타민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타민D 보충제를 찾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적정 섭취량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어느 정도의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
미국 IOM(institute of medicine)은 혈중 비타민D의 농도(25(OH)D 농도)가 일정량 이상이면 뼈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환자 치료를 위해 상당한 용량을 투여하는 게 좋고, 하루 4000IU까지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어 괜찮다고 주장하고 있다. 100IU 섭취할 때 혈중 비타민D의 농도는 1이 올라간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황세나 교수팀과 동국대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최한석 교수는 "비타민D 보충제 하루 섭취 권장량으로 600~800IU(international unit ; 비타민량 효과 측정용 국제단위)가 적당하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섭취는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D를 과용하게 되면 중독증상으로 구토, 설사, 경련, 요로결석 등이 생길 수 있다. 적정 기준 없이 수개월간 남용하면 역시 중독증상이 올 수 있다. 특히 신부전 환자는 비타민D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임승길 교수팀은 2008~2009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1만 730명의 혈중 비타민D 농도에 따른 뼈와 골격계, 동반질환과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연구결과 성인 남성 혈중 비타민D 농도는 21ng/㎖ 이하로 조사됐고, 여성의 경우 이보다 낮은 18ng/㎖로 나타났다. 또 6.4%인 약 686명이 비타민D 결핍증이었으며, 60.47%가 비타민D 부족이었다. 전체적으로 93%가 비타민D 불충분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팀은 10ng/㎖ 이하인 군을 A그룹으로, 10~20ng/㎖를 B그룹, 20~30ng/㎖를 C그룹, 30ng/㎖ 이상을 D그룹으로 분류해 혈중 비타민D와의 연관성 연구결과 A, B그룹에서의 골밀도 수치가 C, D그룹보다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비타민D 농도가 30ng/㎖ 이상인 D그룹은 C그룹과 비교 시에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A, B그룹에서만 인슐린 저항성을 보였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너무 많은 인슐린이 분비돼 고혈압이나 고지혈증부터 심장병, 당뇨병이 올 수 있다. 또 A, B그룹의 경우 결핵 유병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임승길 교수는 "다만 고도비만과 임신이나 수유 중인 여성, 장에서의 흡수장애 환자, 골다공증 치료를 받거나 고령이라면 적정 혈중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이보다 많은 비타민D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지용성인 비타민D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으로는 간 외에도 고등어나 참치, 연어 같은 등푸른 생선, 달걀, 우유 등이 있다. 우유 200㎖에 든 비타민D는 100IU, 참치통조림 100g에 든 비타민D는 236IU 정도다.
비타민D는 비타민D2와 비타민D3가 있는데 비타민D2는 식물성 식품에, D3는 동물성 식품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평소 이들 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매일 15~20분 정도 일정시간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비타민D는 피부에서 자외선을 받아 합성해 사용하게 된다. 20분 동안 햇볕을 쬐면 200IU 정도의 비타민D가 만들어진다.
긴 옷을 입기 시작하는 늦가을부터 봄이 될 때까지는 비타민D 섭취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주로 실내 생활을 하고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시기에는 비타민D 보충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임승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비타민D 합성 일광욕 요령
하루 15분씩 주 3회 적당
1. 주 3회 하루 15분 정도가 적당하다. 얼굴과 목, 팔이 고루 햇볕에 노출되게 한다.
2. 일광욕에 좋은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 한여름에는 오전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한낮이나 한여름, 긴 시간의 과도한 일광 노출은 피부암 발생 위험을 높이므로 피해야 한다. 골프를 하거나 해변에서 장시간 햇볕에 노출될 때에는 미리 15분 정도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햇볕을 쏘인 다음, 이후 자외선차단제를 발라 과도한 일광으로 화상을 입거나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3. 긴 옷을 피하고 목도리, 선크림은 하지 않는다. 유리창을 통과한 햇빛도 비타민D 합성에는 도움이 안 된다. 자외선이 유리에 흡수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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