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복강경 수술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질 출혈 등의 이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돼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 암이다.
HPV는 대부분 성 접촉에 의해 전파된다. 따라서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들은 1년에 한 번 정기검진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성관계 후 출혈이 있거나 생리를 하지 않는 폐경 여성이 하혈을 하는 경우, 악취를 풍기는 분비물이 나올 때 자궁경부암을 의심, 즉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자궁경부암 초기는 수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암이 주위 조직에 퍼져 있는 상태(전이)에선 아무리 수술이 잘 됐다고 해도 잔류 암세포에 의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항암제 투약이나 방사선 치료에 기댈 수밖에 없고, 완치를 장담할 수도 없게 된다.
자궁경부암 수술 시 요즘 각광받고 있는 방법은 ‘단일공법 복강경하 질식 광범위 자궁절제술’이다. 산부인과 수술에서는 말 그대로 질을 통해 이뤄지는 질식수술과 복부에 작은 구멍 3∼5개를 뚫고 비디오카메라가 달린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집어넣어 병든 조직을 제거하는 복강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단일공법 질식 광범위 자궁절제술이란 이 두 가지 방법을 결합시킨 일종의 하이브리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배꼽 중앙에 작은 구멍 한 개를 내고(단일공법) 그 속으로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삽입하여 뱃속을 훤히 들여다보면서 골반 림프절을 절제한 후 질을 통해서는 자궁 및 주변 조직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이다.
단일공법과 질식수술의 결합은 골반 림프절과 병든 자궁뿐만 아니라 주변 조직도 같이 폭넓게 들어내야 하는 자궁경부암 수술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충족시킨다. 이 수술의 장점은 무엇보다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뜻밖의 상황으로 개복수술이나 구멍을 몇 개 더 뚫는 일반 복강경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언제든지 곧바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훌륭한 외과의사는 많이 짼다’는 말이 있다. 흉터를 염려한 나머지 절개 부위를 작게 하려다 좋지 않은 결과를 자초할 수도 있음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복강경 수술 시 단일공법을 선택하더라도 필요하면 구멍을 그 만큼 더 뚫고, 그마저 여의치 않을 때는 개복수술을 해야 한다. 아무리 간편한 수술이라 해도 환자의 안전과 치료 효과보다 더 중요하진 않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을 대하는 의사는 환자 개인별 맞춤 수술을 위해 늘 폭 넓게 접근하고 고민해야 하며, 환자 역시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따라줘야 한다.
김용욱 산부인과 교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2011.02.27 17:47]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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