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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암 치료 부작용

[스크랩]항암요법 후에 종양이 오히려 악화되거나 재발되는 이유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1. 1. 24.

진행성 암의 경우 항암요법이 부분적으로만 효과를 발휘하거나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항암요법을 실시한 후에 오히려 종양이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반더빌트-잉그램 암센터의 연구진은 항암치료가 성장인자의 분비를 촉진하여 암의 전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전이성 유방암에 걸린 마우스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을 실시한 이후에 혈중의 TGF-ß와 항암세포의 양이 증가되고, 종양의 전이가 촉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편 연구진이 TGF-ß를 차단한 결과 종양의 전이가 억제되었는데, 이는 TGF-ß 저해제와 주요 항암요법을 병용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유용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TGF-ß는 (기능적으로 다양하지만 구조적으로는 일정한) 사이토카인 수퍼패밀리의 일종으로서, 세포의 증식·분화·자멸사·운동성을 세포특이적 또는 상황특이적으로 조절한다.TGF-ß는 TßRII(type II TGF-ß receptor)와 TßRIII (type III TGF-ß receptor or betaglycan)라는 2개의 고친화성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이러한 생물학적 효과를 발휘하는데,TßRIII는 TßRII에 결합하는 리간드를 증가시키는 보조수용체로서 작용한다. TßRII은 TGF-ß와 결합한 후에 TßRI(type I TGF-ß receptor)에 결합하여 인산기를 전달함으로써 단백질키나아제 활성을 자극한다. 활성화된 TßRI은 전사인자인 Smad2나 Smad3를 인산화시키고, 이것들은 Smad4에 결합한다. 결과적으로 형성된 Smad 복합체는 핵 안으로 들어가서 다른 전사인자와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다양한 TGF-ß 반응성 유전자의 전사를 특이적으로 조절한다.

TGF-ß는 유방상피의 증식을 강력하게 억제하고, 유선(mammary duct)과 유선포(mammary alveolar)의 발육을 조절한다. 하지만 TGF-ß 는 발암과정(carcinogenesis)에서 복잡한 역할을 한다. 이는 TGF-ß가 종양억제인자(tumor suppressor)와 암유발인자(pro-oncogenic factor)의 두 가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세한 가설로는 TGF-ß가 발암과정의 초기단계에서는 종양억제인자로서 작용하나 이후에는 종양억제인자로 작용한다는 설이있다. 한편 반더빌트 대학의 연구진은 1999년, TGF-ß가 자연살해세포(NK cell)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유방암 환자의 타목시펜 내성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유전자이식 마우스의 TGF-ß 분비를 유도한 결과 종양의 전이가 극적으로 가속화되었다는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그후 연구진은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이 TGF-ß의 혈중농도를 증가시킨다"는 일련의 연구결과들을 접하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연구진은 "항암요법으로 인한 TGF-ß의 유도가 종양세포에게 생존신호가 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로 인하여 종양세포들은 항암요법을 이겨내고 종국에는 재발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품고 연구에 착수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연구를 통하여 연구진의 의문은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이번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독소루비신, 도세탁셀)은 모두 TGF-ß의 혈중농도를 증가시키고 전이를 가속화시켰으며, 이러한 효과는 TGF-ß를 표적으로 하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ribody)에 의하여 차단되었다. 한편 애초에 이 성장인자가 생산되지 않도록 유전조작된 유방암 쥐들은 모두 암세포 전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항암요법에 의해 증가된 TGF-ß의 농도는 치료 후의 재발가능성을 나타내는 표지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 표지에 의해 재발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는 본래의 요법에 TGF-ß 저해제를 추가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 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암치료 후 혈액과 종양 속의 TGF-ß가 어느정도 늘어나며 이 성장인자의 증가가 항암치료의 무력화와 연관이 있는지, 또 이 성장인자를 억제하는 약을 투여하면 암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할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다양한 TGF-ß 저해제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중의 일부는 반더빌트 암센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암의 재발을 촉진하는 요인은 TGF-ß 하나뿐만이 아닐 수도 있다. 방사선요법, 항암요법, 수술요법 후에 혈중농도가 증가하는 다른 성장인자, 사이토카인들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중의 일부는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신호로 작용한다. TGF-ß는 다만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항암치료 후에 암이 오히려 악화되거나 재발되는 원인을 밝혀내고, 그 대책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번 연구는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