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서리꽃 그리운 신불평원//글,사진 ─ 까치놀 님
동장군의 기세가 매섭다...토끼해 첫눈이 내렸다는 영알의 모습을 먼 발취에서 바라본 날이 몇날인가..신불평원의 겨울이야기가 궁금
하여 새벽길을 나섭니다...
아침의 여명은 어김없이 산정을 비추는데 빙판길에 쉽게 올라서지 못한 걸음탓에 산정 가까이에 가까스레 긴 밤을 지샌 어둠을 밀어내
는 찬란한 아침의 빛을 맞이합니다
순백에 가까운 눈 위에 쏟아지는 붉은 햇살 머금은 아침은 형언할 수 없는 소중한 공간에 머물며... 부더러운 햇살에 빛나는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봅니다
퇴색되어 버렸지만 햇살 닿은곳의 아름다움은 겨울이 주는 매력에 쌓여 눈 덮힌 억새밭의 정경이 이 토록 아름다울까...잔잔히 밀려오는
감동의 물결따라 신불평원에 올라섭니다
밤새 키 작은 억새는 큰바람에 몸살을 앓았나봅니다. 신불평원을 따라 불어온 골바람은 아름답던 풍요로웠던 솜털 같은 억새꽃을 모두
날려버리고, 앙상하게 남은 마른 억새숲 마져 모가지가 땅에 떨어지도록 굴복을 강요한채 겨울을 나고있습니다
햇살이 번져오는 감동의 시간들 산정에 머무는이 하나 없는 황량함이야 어쩔수 없는 일이고...늘 그랬듯이 홀로 걷는 순간의 기쁨은 늘
행복에 겨워 즐겁기만 합니다
한 여름이던 가을이던 봄날이던 언제나 다정스럽게 반기는 나의 보금자리 같은 평원이 안겨주는 포근함에 안긴채... 수 많은 날을 함께
했었지....해발 1000m가 넘는 고원에 군무를 펼치는 평원의 억새는 사시사철 불어오는 바람탓에 키을 키우지 못한채 낮은 자세로 뿌리
내려 겨울을 보내며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트는 아침... 문수산과 남암산이 아스라히 다가오고 김 겨울밤을 이겨낸 도심의 기지개가 펼쳐지는곳...여명의 빛따라 힘찬 하루가 밝
았습니다
햇살이 간밤의 살갖 애이던 추위를 녹아내리고.. 상고대가 피었을까 바라보지만 지난밤의 시간은 그리 차갑지 않았나봅니다...햇살이 번
져나는 신불산정은 훈훈함마져 들기도 하며... 환한 아침의 햇살을 머금은채 산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태화강 끝 자락에 여울에 햇살이 빛날때 가까이에서 느끼지 못하는 아름다움이 더욱더 빛이납니다..찬란하고 소중한 아침의 시간들이
더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 기원해보지만 햇살은 높게 높게만 피어 오릅니다
건너다 보이는 재약산정은 아직도 잔설이 가득합니다... 영알을 하얀 세상을 만들었던 지난 한주동안 늘 그리움으로 동경의 대상으로 가
슴속에 간직한채 나들을 보내야했던 현실..언제나보고 싶으면 한달음에 달려올 수 있는 그런 시간은 언제쯤 나에게 찾아올까...
신불산정으로 올라서는 공룡능선에도 아침이 찾아들고 햇살따라 작은 등로가 열리면 많은 산객들은 꿈을 안고 산정으로 향하겠지요
하얀 잔설로 가득한 마루금은 햇살에 반짝임으로 물들이는 시간속에... 얼어붙은 냉기가 스며나오고, 차가운 눈바람이 기지개를 켜는듯
일어세웁니다...평원의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밤새 얼었던 대지를 깨우듯 말이지요
하얀옷을 갈아입은 영축산정은 가을빛이 사라진 이후 포근함이 가득한것 같지요...텅빈 공간 정상석만 길손을 반기고 있습니다
산정으로 향하는길은 쉼 호흡 한번이 필요합니다..일년만에 만나는 겨울풍경을 담으려는 기대와 호기심에 가득합니다..수없이 올랐던
산정이지만 늘 새로움으로 다가서곤 하지요
억새와 억새 사이는 바람 한 점 들지 못할 정도로 빽빽해 억새밭 속...큰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한 덩어리가 되어 군무를 연출하고 억새의
춤은 장대에 걸린 무명베가 바람에 날리듯 어지러이 살을 날리며 산들바람에 넘실거리다가.... 눈바람에 너울을 이루고 휘파람 소리를
내고있습니다
은빛 춤사위는 가을에만 존재하는것이 아니었다....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천연 염색 시간을 갖가지며, 이른 아침과 해 질 무렵은 금빛
으로... 한낮에는 은빛으로 눈내린 겨울에는 하얀 춤사위가 보배 스럽습니다
영축산과 신불산 사이 3km 능선을 뒤덮은 신불평원 억새는 한 덩어리의 대륙처럼 거대한 물결을 이루는 가운데...오늘도 말없이 나를
반기는 아름다운 나목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며.. 오늘도 찬바람으 맞으면 기다림의 시간속에 인내하는 그 모습에 인내를 배웁니다
암벽으로 이뤄진 영축산 정상 아래쪽에서 시작된 억새능선은 낙타 등처럼 움푹 팬 평원을 휩쓸고, 육산인 신불산 정상을 넘어 창공까지
치올라서.... 소백산 연화봉과 설악산 대청봉 오르는 길을 연상시기도 하지요
아무도 나서지 않은길... 피할수없는 길... 첫발자국을 내면서 산길을 따라 나섭니다... 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에 장단 마추는 어린 동심
의 마음으로 산정에 올라섭니다
긴 기다림속에 날을 밝히고 첫 손님을 방기는 산정의 정상석 한번 어루 만지며 반가움을 대신 합니다...헤아리다 어느 순간에 잊어 버렸
던... 너와의 만남은 족히 400번은 더 넘었을것 같은데...만남은 늘 새롭고 기쁘니 내 영혼을 여기에 묻어두고 내려서도 전혀 아쉽지 않
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침 산정의 굽이 치는 물결을 보라 얼마나 장엄한가.....아침이 아니면 겵코 볼 수 없는 힘찬 기상을 닮아보고자 내 마음을 실어봅니다
멀리 지리 준령의 천왕봉이 이스라이 머물고 꿈을 키우면 산정에 올랐던 지난날들의 짧은 회상에 잠겨 보기도 합니다
시살등으로 이어지는 남녘의 마루금은 어디하나 내세워도 손색이 없다... 기골장대한 한마리의 용이 움틀거리면서 큰 꿈을 이루기위한
시적점인것을....
영축지맥으로 이어지는 준령들 따라 머무는곳 마다 신비로움이 가득하니 이 아침 산정에 머물지 않은 이들은... 이 아름다움을 알기나
할까
산정에서 가장 보고 싶은것이 산넘어 마을의 모습인데... 은백색의 아침은 순수함으로 다가오니 고요한 평온에 쌓여있는듯 풍족한 삶이
이루어지는 곳이 부럽기만 합니다
금정의 고당봉도 그려보는것도 즐거움이고
장산에서 뻗어내린 산자락은 해운대 바다로 향해 길게 누워있는 풍경도 가까이에서 볼수없는 아름다움이지요
금정산과 오봉산을 사이에둔 낙동강변의 정경을 바라보는것도 아침산행의 기쁨이기도 하구요
꿈과 사랑을 듬뿍 안겨주는 산정의 아름다움을 간직한채 돌아서는 길.... 신불산 너머 간월재까지 내달리고픈 마음이 간절했지만... 산행
은 평원 한가운데 신불재에 멈추어 섭니다... 억새에 이는 바람.. 이 바람을 억새 천지인 신불평원에서 속에서 맞지 않았다면 이내 고개
를 돌려 피해버렸을 것이다. 바람에 넘실대는 억새는 단지 억새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었다.
창공을 떠도는 ‘바람의 신’이 억새의 육신을 빌려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지...아침 바람이 차갑지만 한참 동안 억새 군락에 우두커
니 서서 ‘바람신’과 조우해봅니다.
억새의 머리가 큰바람에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그 속 세상은 아주 딴판이다. 억새 군락 사이로 난 오솔길을 헤치고 들어가면 억새와 억
새가 서로 살을 비비는 ‘스르르스르르’ 하는 소리만이 귓전에 들려오면 잠시 눈꺼풀을 붙이고 오수를 즐기고픈 생각이 간절하지요
넒은 신불평원에서 봄을 노래 하는날을 기다리면서 차가운 겨울 아침을 보내는것은 산정의 즐거움이... 내 마음에도 햇살 가득 따스함
이 묻어나옵니다
하얀눈의 억새꽃 이야기를 들으며 산정에 머물렀던 시간들은 늘 행복하게 나에게 머물러 주기를 기원하면서....
출처 : 어린왕자의 들꽃 사랑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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