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빡빡 씻어 놓은 장독을 아버지가 뒷마당에 구덩이를 파서 묻는 날. 아이들은 ‘오늘 고기 먹겠네’ 싶어 입이 함지박 만하게 벌어진다. 1970년대만 해도 초겨울이면 집집마다 펼쳐지던 풍경이었다. 먹거리가 풍족치 않던 그 시절, 김장하는 날이면 엄마는 돼지고기 보쌈을 특식으로 내놓곤 했다. 마당 없는 집이 대세고, 김치냉장고가 있어 장독 씻을 일도, 묻을 일도 없고 아무 때나 담글 수 있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김장으로 겨울채비를 시작한다. 11월에 나는 배추가 가장 맛있어 이맘 때 김장을 해야 맛있는 김치를 겨우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하는 김장, 올해는 색다른 김치를 한번 담가 보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양향자 원장은 “김치가 맵다고 투정하는 아이가 있거나 가족 중에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환자가 있다면 강황김치를 담가보라”고 했다. 양 원장은 “고춧가루 대신 강황가루를 넣는 강황김치는 항암효과가 뛰어나며 비만 당뇨와 같은 성인병 예방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치에서 카레 맛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강황이 생강과여서 매콤 알싸한 김치를 즐길 수 있다,
‘친환경 아줌마 꼬물댁’ 임미현씨는 친환경 아줌마답게 동치미를 담글 때 대부분 떼어버리는 무청을 이용한 김치를 추천했다. 임씨는 네이버 선정 파워 블로거로 요리책을 3권이나 냈다. 무청은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감기 예방뿐 아니라 암 예방에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맛도 푹 익혀 먹으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그만이란다. 임씨는 “양념을 넉넉하게 해서 다소 진한 맛으로 담가 푹 익혀 먹는 게 맛있다”고 일러준다.
◇강황김치 담그기
<재료> 배추 10포기, 굵은소금 10컵, 물 6컵, 무 4개, 대파 5뿌리, 쪽파 2단, 갓 1단, 미나리 1단, 찹쌀풀 3컵(찹쌀 4큰술+물3컵) 양념소(강황가루 500g, 다진 마늘 450g, 다진 생강 200g, 새우젓·멸치액젓 150g씩, 생새우 3컵, 맥아당 80g, 요구르트 450g, 양파즙 250g, 무즙 550g)
<담는법>①배추는 깨끗이 손질해 뿌리 쪽에서 ⅓정도 칼집을 내어 손으로 쪼갠다. ②굵은 소금을 조금 남기고 소금물을 만들어 쪼갠 배추를 담갔다가 건져 사이사이에 소금을 뿌려 6∼8시간 절인다. 중간에 한두 번 뒤집어준다. ③절인 배추를 흐르는 물에 3∼4회 헹궈 채반에 엎어 물기를 뺀다. ④무는 4㎝ 굵기로 채 썰고, 갓 미나리 쪽파 대파도 4㎝ 길이로 썬다. ⑤찹쌀가루를 물에 풀어 중불에서 저어가며 풀을 쑨다. 불에서 내려 40도 정도 식힌 뒤 강황가루를 넣고 잘 섞는다. ⑥마늘 생강은 다지고, 새우젓은 건더기만 건져서 다진다. ⑦굴 생새우는 심심한 소금물에 헹궈 건져놓고, 생새우는 다진다. ⑧⑤에 배추를 제외한 재료를 모두 넣고 버무린 뒤 소금으로 간해 1시간쯤 찬 곳에 둔다. ⑨배추 뒤쪽부터 잎 사이사이에 소를 넣은 뒤 겉잎으로 감싼다. 배추 단면이 위로 오도록 차곡차곡 눌러담고 배추 겉잎으로 덮은 뒤 꼭꼭 눌러준다.
◇무청김치 담그기
<재료>동치미용 무의 무청 6줌(1줌은 손으로 잡았을 때 엄지와 검지가 동그랗게 만날 정도의 양), 굵은 소금 1컵, 찹쌀풀(물 2½컵, 찹쌀가루 3큰술), 양념(고춧가루 12큰술, 까나리액젓 6큰술, 양파 갈은 것·다진마늘 2큰술씩, 다진 생강·새우젓·황설탕 1큰술씩)
<담는 법>①무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