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장암 크게 늘어
항문살리는 수술등 대장암 맞춤치료 시대도래
[아시아투데이=이순용 기자]44세 직장인 이 모 씨. 배변 시 출혈이 3개월 정도 지속돼 인근 병원을 찾았다가 직장암 진단을 받았다. 항문 끝에서 7cm 위에 발생한 직장암으로 간까지 전이된 직장암 4기였다.
CT와 MRI 검사를 해 본 결과 간 좌엽 한 곳에 단독결절 간 전이가 있었고, 우엽에도 크지는 않지만 몇 개 결절이 있었다. 의료진은 항문괄약근 보존은 쉽지 않았지만, 직장암 절제는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항문괄약근보존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10시간에 걸쳐 직장암을 모두 절제하고, 간좌엽 절제술, 간우엽 소결절 알코올 파괴술 등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수술 후 성기능, 배뇨기능, 항문괄약근 기능은 보존됐고, 결절부위의 간 절제도 이뤄졌다. 이 씨는 9년이 지난 현재까지 건강한 대장과 간을 유지하고 있다.
◇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장암 크게 늘어
직장과 그 위의 결장을 통틀어 대장이라고 한다. 대장의 말단은 항문과 연결된 직장이다. 직장과 항문은 길이가 15cm지만 가스배출과 배변을 상황에 맞게 조절해 인간의 위생을 유지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직장과 항문괄약근, 운동-감각 신경계 등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인체 생리기능들이 정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사업 2009년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암의 총 발생자 수는 16만1920명이었다. 그 중 대장암은 남녀를 합쳐 연평균 12.7%인 2만558건이었으며,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41.8건으로 10년 새 2배 정도 증가했다.
이러한 대장암의 증가에는 현대식 생활문화와 서구화된 식생활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앉아 일하는 직업이 많아진 반면 과다한 칼로리 섭취 기회는 더욱 늘어났다. 1998년 서울의대-한림의대-일본 구주대학 공동연구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주기적 운동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한림의대 김동현-이봉화 교수와 서울의대 안윤옥 교수도 서울·경기지역 주민 대상 연구에서 한국인의 음주, 신체활동 저하가 대장암의 주원인이었고, 채소 등의 섭취는 대장암 예방효과가 있다고 보고했다.
◇ 혈변과 배변습관 변화에 주의…정기적 대장내시경 필요
직장암 초기증상은 선홍색 피가 대변에 묻어 나오는 혈변이다. 직장암이나 좌측결장암이 커지면 배변습관의 변화로 변비, 잦은 배변, 물변 등이 생긴다. 더 진행되면 직장이나 결장이 막혀서 복통이 발생하고 장에서 물 흐르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복부도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다. 직장암이나 결장암 진단이 늦어지면 장 폐색 등으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누적된 대변 때문에 장 천공이나 복막염이 생겨 위독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50대부터는 대변에 혈액이 섞여 있는가를 검진하는 대변잠혈반응검사를 해야 한다. 대변잠혈반응에서 양성이면 대장내시경검사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를 추가로 받는다.
특히 가족 중에 대장암이나 대장용종으로 치료받은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50세 이전이라도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검사를 시행하면 대장암 조기발견은 물론 용종 제거도 가능해 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50대 이상은 절반 이상 대장용종이 발견되고, 연령이 증가하면서 발생빈도 역시 증가한다.
용종 혹은 폴립은 점막이 융기된 모양으로 대부분은 종양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용종이 크거나 조직학적으로 선종(암 전 단계) 혹은 융모종 부분을 포함할 때는 악성종양(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대장암 호발연령은 60세 이후이지만 용종 호발연령은 50세로 암보다 10년 일찍 발견되는 셈이다.용종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면 대장암의 80%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채소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지방 및 탄수화물이 많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한국인에게 알코올은 대장암을 유발시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절제된 음주습관이 꼭 필요하다.
◇ 항문기능을 살리는 수술법 등장
대장암 치료의 근본은 수술적 절제이다. 항암제와 방사선치료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3기로 진행되면 근치적 절제술과 항암제로 치료해도 5년 생존율이 50~60% 내외에 불과하다.
특히 중부와 하부의 직장암의 경우에는 직장과 항문을 동시에 절제하면 인공항문을 만들어 평생 지내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요법이 발달해 직장암이라 하더라도 진행이 덜 된 경우에는 항문기능을 보존하는 괄약근 보존수술을 시행한다. 이 경우에는 다소 불편함이 있으나 항문배변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항문기능의 유무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외과에서는 항문직장괄약근 보존술에 주력하고 있다.
수술 전 삼차원 대장 특수 CT를 촬영해 수술부위를 정확히 입체화 한 후에 내시경적 절제술과 경천골 절제술을 적극 이용한다. 암이 점막층에 국한된 점막암은 내시경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점막밑까지 침범하면 림프절 전이 위험성 있어 복강경 최소침습수술을 한다. 복강경과 로봇수술이 보편화되어 국내 여러 병원에서 복강경 최소침습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1992년 국내 처음으로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외과 이봉화 교수는 대장암 수술의 90% 이상을 복강경수술 등 최소침습수술로 시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현재까지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1천례를 돌파했다. 대장암 근치적 절제술은 4천례, 간괄약근 절제술 90례, 등쪽을 절개하여 수술하는 경천골 직장암 절제술에서 60례를 기록하고 하고 있다. 수술 후 생존율은 선진국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암이 커지고 진행되면 최소침습수술이 어렵다. 진행암 2,3기는 복강경을 이용한 광범위 절제를 한다. 진행암 4기는 간 전이의 경우에는 간절제술과 기타 장기 침습의 경우에는 병합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보조항암요법을 6-8개월 정도 시행한다.
최근에는 대장암도 맞춤치료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최소침습수술의 눈부신 발달로 피부절개를 한 곳만 해서 수술도구를 넣어 수술하거나(단일공수술,SILS), 코·항문·질 등 신체의 자연개구부를 통해서 내시경을 넣어 장기를 수술(내시경적 장기절제술,NOTES) 하기까지 이르렀다. 또 전이암의 경우에는 먼저 항암요법을 실시한 후에 암을 절제하고, 하부 직장암에서도 수술 전에 방사선항암요법을 적용한다. 기존의 항암제 치료에 추가하여 표적 치료제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도움말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외과 이봉화 교수
<이순용 기자 sylee@asiatoday.co.kr>
2010-11-11 14:34
출처 :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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