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첨단 VMAT로 방사선 방향·강도 조절
40분 걸리던 암 치료 5분으로
자영업자 정모씨(50)는 특별한 통증이나 불편함은 없었지만 외관상으로 보기 흉할 정도로 목이 부어올라 지난 3월 서울시 하계동의 을지병원을 찾았다. 경부임파선 조직검사를 실시해보니 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듣게 됐다. 진원지를 확인해보니 코 뒤의 인두에 나타난 비인강암이었다. 비인강암은 두경부암(뇌를 제외한 목 위에 생긴 암)의 일종으로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증상이 없어 임파절이 커진 다음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비인강암은 다른 두경부암과는 다르게 기본 치료법은 수술이 아니라 방사선치료다.
암 수술은 광범위한 절제가 필요한데 비인강은 뇌와 가까워 후유증 없이 수술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씨는 을지병원에서 VMAT(입체적 세기조절 방사선치료기)로 치료받은 덕분에 합병증 없이 비인강암을 깔끔하게 치료할 수 있었다.
선진국에서는 암 환자의 50% 이상이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지만 국내서는 막연히 이를 두려워하거나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을지병원 방사선종양학과는 수술이나 항암제 투여와 함께 방사선치료로 최상의 암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 도입한 영국 일렉타의 VMAT는 10~40분 걸리던 기존 세기조절(IMRT) 방사선치료를 2~5분으로 줄인 첨단 방사선치료기다. 장비 가격만 해도 50억원.
IMRT란 종양의 위치 및 체적 · 주위 정상 장기의 위치에 따라 방사선 방향과 강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VMAT는 치료 전 찍은 실시간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할 부위를 정확하게 조준하는 영상유도(IGRT)기능과 환자 주변을 초고속 회전하면서 종양 전체를 단번에 입체적으로 인식하는 기능도 갖췄다. 이런 복합적 기능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치료를 마치고,원발성 종양뿐만 아니라 재발성,전이성,다발성 종양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병원 심수정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VMAT는 정상조직에 들어가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조사시간이 짧아 두경부암을 비롯해 뇌종양,척추종양,전립선암,폐암,간암,대장암,유방암,뇌혈관질환과 전이암 등에 최적의 치료효과를 발휘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인강암 치료의 경우 침샘 같은 미세한 조직까지도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므로 치료 후 환자에게 발생하는 합병증이 줄어든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2010-10-29 17:15
출처 :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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