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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암치료 후 생활

암환자의 재활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9. 21.

 

 

 

 

암환자의 재활은 예상되는 합병증, 기능저하의 예방과 교육, 합병증과 증상 치료, 저하된 기능의 회복, 진행된 암 환자에서의 완화 재활 치료로 구성 된다. 암환자들에게 재활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명 한명의 환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재활의학과 분야에서의 평가를 시행하게 되면 대부분의 환자 들에게서 재활의 필요성을 보게 된다. 재활은 공기나 밥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A씨는 올해 초에 오른쪽 유방암 진단을 받고 유방 절제술과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받았다. 항암 치료가 끝난 지 몇 주가 되었는데도 몸은 아직도 천근 만근 무겁기만 하고, 오랜만에 집안 청소를 하려고 커텐을 떼어내려는데 어깨가 아프고 수술 받은 오른쪽 어깨가 잘 올라가지 않는다. ‘내일은 꼭 병원에 가서 물어봐야지’다짐을 해 보지만 막상 병원에 가보면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아서 그냥 고개가 끄덕이다가 다음 검사 예약만 잡고 돌아오게 된다.

아침부터 서둘러 병원에 와서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옆에 앉은 환자를 흘낏 보니 스타킹 같은 것을 착용하고 있는데, 얼핏 보아도 팔과 손등이 부어 올라있다. 저게 바로 예전에 TV에서 보았던 림프부종이란 건가 보다. 그래 몇 주 전에 집안 일 한다고 팔을 좀 썼더니 손등이 좀 부었다가 내린 적이 있었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수술 전에 얼핏 그런 말을 들은 것도 같은데 누구한테 물어보아야 하나? 걱정도 많은 우리의 A씨는 어쩌면 주변에 많은 환자들이 겪는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재활의학클리닉의 고민은 이러한 A씨의 고민을 해결하는데서 시작한다.
 
최근에는 암 치료 후 환자의 신체활동과 운동에 대해서 환자나 의료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많은 연구에서 신체활동과 운동이 암 생존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과 관련성이 있으며, 이차암 예방과 생존을 위협하는 고혈압, 당뇨 등의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암 치료 후 모든 환자들 상대로 신체 상태와 평소 삶의 행태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시행하고, 이를 토대로 각 환자의 상태에 맞는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는 프로 그램을 짜서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요구는 이미 환자들 내부에서 시작되고 있으며, 국립암센터 재활 클리닉에서도 이러한 요구에 답하기 위해서 노력 하고 있다.
 
자 그러면 A씨의 문제는 모두 해결된 것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몇 가지 문제가 있다. A씨는 자세히 진찰을 해보니 항암치료로 인한 손발저림 증상이 있었다. 또한 항상 피곤하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아 외출하기도 힘들어했다. 게다가 요즘에는 암이 재발할 것만 같은 생각에 두려워서 잠이 오지 않고, 왠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실제 많은 환자들이 이러한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 진단치료 후 건강을 회복해 가는 긴 과정에서 환자 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한 명의 의사가 이에 일일이 확인하고, 적절 하게 치료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 되고 있는 것이 지지의료 팀을 구성하여 여러 시기의 환자를 대상으로 해서 선별 검사를 시행해서 다양한 문제점들을 확인한 후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 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체계는 여러 국가에서 기존의 암환자를 상대로 항암 치료 의학의 부족함을 보완 하기 위해서 시도되고 있으며, 국립암센터에서도 ‘통합지지의료’라는 이름으로 팀을 만들어서 금년 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러면 A씨의 경우로 돌아가 보자. 선별 검사에서 손발저림 3점, 어깨통증 7점, 피로감 6점, 우울과 수면장애가 각각 5점으로 나왔다. 담당 간호사가 면담을 통해서 손발저림은 심하지 않으므로 말초 신경병증에 대한 교육 자료를 우선 주고 통합지지 의료팀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말초신경병증 교육과 재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어깨 통증은 재활의학과에서 치료를 하기로 하였으며, 피로감과 우울, 수면장애는 본인이 의사를 만나기를 원하지 않아서 교육 프로그램을 안내해 주면서, 증상이 심해 지거나 견디기 어려우면 다시 내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러한 통합지지의료 선별 검사를 통해 문제 확인과 전문적인 팀제 치료는 결과가 항상 만족스러운 것은 아닐지라도 암환자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된다.
 

암환자들의 1달이 일반인들의 10년과 같다면 몇 날, 몇 달을 살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오늘 하루를 살아도 제대로 된 재활 치료를 받고, 잠깐이라도 일어서서 혼자서 걸어 보고 싶은 게 사람이다. 물론 그런 재활 목표의 결정은 환자와 그 가족의 몫이다. 의사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해도 환자와 가족들이 원하지 않으면 합병증을 예방하고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재활치료와 교육만 제공할 수밖에 없다. 말기암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완화재활프로그램은 암 환자 재활의 마지막 단계가 될 것인가?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 이다. 암환자들의 채워지지 않는 요구가 있는 한 새로운 재활프로그램은 계속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함께하는 국가암정보센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