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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상식/한방상식

(스크랩)체하면 엄지손가락을 따는데 그원리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9. 6.

 
어린 시절, 체기(滯氣)로 인한 고통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어머니의 바늘이었다. 하지만 아픈 것도 잠깐, ‘따끔’한 통증이 지나는 순간부터 속은 뻥 뚫리고, 온 몸에는 힘이 쭉 빠지면서 거짓말처럼 체증(滯症)은 사라지곤 했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체했을 때 엄지손가락을 바늘로 따는 것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간요법이다. 보통 민간요법은 그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것이 많아 현대에서는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독 이 방법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행하고 있어 그 효능에 대한 신뢰도를 입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원리는 과연 무엇일까? 손가락을 따는 것과 체한 것이 뚫리는 것과는 무슨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체증(滯症)이란, 갑작스레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음식이 목에 걸린 듯하거나 배가 가득 차는 느낌, 명치 등 특정 부위에 답답하고 결리는 통증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식은땀이 나며, 심한 경우 전신이 아픈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속이 메슥거리면서 구역질을 하거나 구토, 설사 등의 증세가 동반되기도 한다.

주요 원인으로는 음식을 빨리 먹거나 과식 등으로 인한 소화불량을 꼽는다. 하지만 음식을 적게 먹어도 잘 체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음식을 빨리, 많이 먹음에도 잘 체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는 타고난 소화기관의 기능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심리적인 요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불편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난 후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이 한 예다. 평소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 잘 체하는 것과도 관련이 깊다.

이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체했다’는 것을 단순히 소화불량의 의미가 아닌, 몸 전체를 흐르는 기가 어떤 요인에 의해 정체되면서 문제를 일으켰다고 본다. 체했다는 것 자체가 ‘막혔다’는 뜻이며, 혈액의 흐름 역시 원활치 않아 몸 곳곳에 이상 징후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막힌 기를 풀어주는 방법으로 손가락을 딴다고 볼 수 있다. 기가 막혀 있는 동안 혈액에는 산소 공급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손을 땄을 때 시커먼 피가 나오게 된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기가 다시 통하면 제 빛깔을 되찾는 것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열 손가락 중에서도 굳이 엄지손가락을 따는 이유는 이 손가락이 폐경이라는 경락과 이어져있기 때문이다. 기(氣)라는 것은 숨을 쉬고 내뱉는 것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폐는 공기와 관련이 깊은 장기이고, 기를 공급하는 경락이 바로 폐경이기 때문에 이를 뚫게 되면 막힌 기를 풀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손가락 끝이나 발끝은 인체의 말단이기에 막힌 기가 잘 순환 될 수 있으며, 바늘로 찔렀을 때 그 위험성이 다른 부위에 비해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한 한의사는 “하지만 바늘 하나로 체증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손가락을 바늘로 따는 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이며, 근본적인 해결이 더욱 중요하다.”며 “보통 잘 체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이 원인은 평소 생활습관이나 장기의 문제 때문일 수도 있고, 척추의 비틀림이나 기타 질병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가벼운 체증에는 바로 손을 따기보다는 소화를 도와주는 경혈을 눌러주거나 가벼운 신체 동작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출처 ; 암 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