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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수술

갑상선암 로봇 수술 논란 흉터 없고 회복 짧지만, 장기적 검증 안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9. 6.

갑상선암 로봇 수술 논란 흉터 없고 회복 짧지만, 장기적 검증 안돼

▲ 세브란스 병원 제공
갑상선암 로봇 수술<사진>이 2년 전부터 크게 늘고 있다. 갑상선암 로봇 수술은 주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겨드랑이와 유륜 등에 0.5~1㎝의 절개 구멍을 1~4개 내고, 로봇 팔을 넣어 목 부위의 갑상선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흉터를 남기지 않으며 회복 기간이 짧은 것이 장점이다. 기존 수술법은 쇄골 위쪽 목 아래를 5~10㎝를 직선으로 절개한다.

최준호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로봇 수술은 수술 부위를 15배까지 확대하는 3차원 영상을 보면서 손톱보다 작은 수술 기구로 갑상선 주변에 붙어있는 부갑상선과 성대신경 등의 손상 없이 수술할 수 있다"며 "최근 국제적인 의학 학술지에 갑상선암 로봇수술과 기존 수술의 치료 성적이 대등하다는 결과가 실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로봇수술이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갑상선암 로봇 수술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작지 않다. 암 수술이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재발률 등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데, 갑상선암 로봇 수술은 장기적인 치료 성적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 이런 이유로 미국·일본 등은 갑상선암 로봇수술에 대해 "시기상조다", "장기 수술 성적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보수적인 자세이다.

박정수 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는 "드물지만 갑상선 주변 조직에 암세포가 퍼져 있을 때는 로봇 수술로 떼어낸 암 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암세포 일부가 다른 정상 조직에 떨어져 암이 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림프절 전이나 갑상선 피막이나 주변조직 침범이 없는 초기 암은 로봇 수술이 효과가 있지만, 그 외에는 기존의 수술이 낫다"고 말했다.

이 수술은 고가의 로봇 장비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700만~1000만원에 달한다. 로봇 수술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환자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기존 수술은 130만~200만원 선이다. 박정수 교수는 "갑상선암은 기존 수술법의 치료 결과가 매우 좋기 때문에 특별히 5~6배 이상 비싼 돈을 주고 로봇 수술을 할 이유가 충분치 않다. 황금 도끼로 파리 잡는 꼴이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