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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기타암

[스크랩]백혈병 치료 트렌드가 바뀐다 - 최신치료법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5. 25.

백혈병 치료 트렌드가 바뀐다  최신 치료법

1차 치료제 → 골수이식 → 2차 치료제 … 암과 싸울 무기 늘고 있다


1845년 영국의 병리학자 베넷과 독일 비르쇼우에 의해 최초로 기록된 만성골수백혈병. 이후 한 세기 반은 이들 환자에게 암울한 시기였다. 하지만 2001년 등장한 표적항암제 글리벡은 치료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었다. 불치의 만성골수백혈병이 관리하며 살 수 있는 만성질환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같은 환자 중에서도 일부는 이런 ‘행운’을 누리지 못한다. 약효가 없거나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엔 새로운 ‘무기’가 등장했다. 현재 2차 치료제로 쓰이는 스프라이셀과 같은 표적항암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내과 정철원 교수에게 만성골수백혈병의 최신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Q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필요한 이유는.






[일러스트=강일구]

“아무리 좋은 약도 성(性)이나 인종 등 개인에 따라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글리벡도 절반에 가까운 40% 정도에서 치료 실패, 또는 부작용 등 최적의 치료효과를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골수백혈병의 치료 목적은 암세포로 변하는 백혈구 수를 줄이는 것 외에 암세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도록 명령하는 ‘ABL-BCR 유전자’를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약이 맞지 않는 환자는 BCR-ABL 유전자가 오히려 증가하거나 돌연변이가 생겨 1~2년 내에 사망한다. 다양한 치료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1세대 글리벡 외에 2007년 다중표적치료제로 승인받은 스프라이셀(성분명: 다사티닙) 등 총 6개의 경구용 표적 항암제가 개발·시판 중이다. 지금은 글리벡을 우선 처방한 뒤 내성이 생기거나 치료가 잘 안 되는 환자에게 스프라이셀과 같은 2차 치료제를 처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젠 이 같은 치료제들이 1차 치료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다 국산 신약을 포함해 1차 치료제도 끊임없이 연구·개발 중에 있어 향후 환자에 맞는 다양한 치료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치료하다 내성이 생기면 어떤 치료대안이 있나.

“내성이 발생하면 급속도로 병이 악화된다. 글리벡을 복용하는 환자 10명 중 1명에서 효과를 확인할 수 없는 내성이 발생하고 있다.

이같이 1차 치료제에 내성이 생기면 통상 투약 용량을 늘리거나 골수이식을 권장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에는 2세대 표적항암제로 전환해 병의 진행을 막는 방법이 권고된다. 2009년 개정된 유럽 백혈병 연구위원회(ELN)는 1차 치료제에 문제가 발생하면 2차 치료제인 스프라이셀 또는 타시그나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차세대 표적항암제의 대표격인 스프라이셀은 만성골수백혈병의 발생과 관계가 깊은 BCR-ABL 암 단백질뿐 아니라 SRC 암 단백질의 활성화를 막는 효과가 뛰어나다. 글리벡과 비교할 때 25%의 분량(100㎎)을 복용하고도, 260배가량의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Q 표적항암제가 등장해 골수이식(조혈모세포이식)이 크게 줄었다.

“맞다. 2000년 7월 글리벡의 임상시험이 시작된 이후 가파르게 감소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 나이, 이식 당시 질환의 진행 정도, 그리고 공여자와의 유전자 일치 여부에 따라 약 20%의 환자만이 이식을 받는다. 특히 초기인 만성기에 백혈병 진단을 받아 조혈모세포 이식까지 가지 않고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도 이식이 준 배경이다. 실제 만성기에 만성골수백혈병 환자로 진단받는 비율은 종래 85%에서 최근 94%까지 늘었다. 현재 시판되는 표적항암제는 급성기보다 만성기부터 복용을 시작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앞으로 여러 표적항암제를 병용하는 치료법이 자리잡으면 더욱 환자의 생존 기간은 증가할 것이다.”

Q 만성골수백혈병 표적항암제에 대한 전망은.

“만성골수백혈병은 조혈모세포 내의 유전자 이상으로 생긴다. 그동안 표적항암제와 같은 대항마가 속속 개발돼 머지않아 완전정복이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내성’ 문제가 불거졌고, 암과의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치료효과가 뛰어난 2차 치료제로 전환하는 것이 최근 치료 트렌드다. 암과 맞설 수 있는 무기가 늘고 있다는 것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한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사등록 : 2010.05.24 (월) 오전 0:16
기사작성 : 정리=고종관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기자
기사출처 : 중앙일보
기사원문 : http://news.joins.com/article/aid/2010/05/24/3756335.html?cloc=olink|article|defa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