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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위암

[스크랩]어릴 때 시골에 살던 사람, 위암 위험 ↑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3. 24.

어릴 때 시골에 살던 사람, 위암 위험 ↑

부모나 형제 중에 위암을 앓은 가족이 있다면, 위암에 걸릴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85배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이하게 어린 시절 시골에 거주한 사람도 위암에 걸릴 위험은 1.53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나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팀은 2003년 5월부터 2008년 7월까지 위암 환자 428명과 위암이 아닌 환자 368명을 대상으로 위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위암 발병률은 직계 가족 중 위암이 있을 경우 2.85배로 가장 높았고, 헬리코박터 감염이 있을 경우에는 1.8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는 1.83배, 매운 음식을 즐기는 경우에는 1.51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 소득이 500만원 이상과 100~500만원 사이 구간을 비교했을 때는 별차이가 없었지만, 500만원 이상과 100만원 이하를 비교한 그룹에서는 100만원 이하에서 2.16배 더 높은 발병률을 나타냈다.

특이한 것은 어린 시절 시골에 거주했을 경우에 1.5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이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5세 미만의 어린 나이에 일어나는데, 어린 시절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 살면 감염 위험이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는 위생상태가 좋지 않는 시골에서 더 잘 감염되는데, 성인이 되어 도시생활을 하더라도 유년기를 시골에서 보냈다면 위암 발병률이 더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위험인자는 단독으로 있을 때보다 복합될 때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암 직계 가족력과 헬리코박터가 동시에 있을 경우에는 위암 발병률이 무려 5.32배로 높아졌고, 위암 가족력이 있으면서 흡연을 한 경우에는 4.86배 더 높아졌다.

◆위암 가족력 있는 20대, 제균 치료 필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연구가 거듭될수록 위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로 밝혀지고 있는 위점막에 서식하는 세균이다. 2005년도 우리나라 16세 이상 헬리코박터 감염 유병률은 59.6%로 조사될 만큼 한국인들에게 흔하다. 이 중 80%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자 모두에게 제균 치료를 권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위암 직계 가족력이 있는 헬리코박터 감염자는 반드시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는 가이드를 제시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김나영 교수는 “위암 직계 가족력이 있다면 20대 젊은 연령에서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검사하여 적극적인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며 “한국인에게 호발하는 부동의 1위 암인 위암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헬리코박터 검사와 치료에 의료보험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임상소화기병학저널(Journal of Clinical Gastroenterology)’ 2월호에 게재됐다.

[정은지 MK헬스 기자 jeje@mkhealth.co.kr]  ⓒ 매일경제 & 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