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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췌장암

[스크랩]100명 중 7명만 사는 췌장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1. 18.

100명 중 7명만 사는 췌장암

최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대암 중 췌장암만 5년 생존율이 10% 아래를 밑돈다. 조기진단의 확대, 사회적 인식 등으로 암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췌장암만은 예외다. 01~05년도 유방암 5년 생존율은 90%를 넘었지만, 췌장암은 아직도 5년 생존율이 7.8%밖에 안 된다. 암 진단 후 5년이 지나면 100명 중 7~8명만 사는 무시무시한 암이지만, 췌장이 어떤 기관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 사진중앙에 보이는 가늘고 긴 노란색 기관이 췌장이다.

 

◆앞으로 대장암만큼 많아진다

췌장암은 대장암, 전립선암 등 일명 ‘선진국 암’이라고 불리는 다른 암처럼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등과 관련이 많은 암이다. 췌장은 위와 십이지장 뒤편에 위치하면서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와 혈액 내 포도당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비만하거나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이 있으면 간에서 IGF라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많아지고 지방을 소화시키는 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지는데, 이들은 췌장 내 상피세포가 불어나게 한다.

췌장 내 상피세포가 증식되면 암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김명환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현재 국내 암 중 췌장암 발병순위는 10위이지만, 미국 등 서양에서는 소화기암 중 대장암 다음으로 많은 암이다. 앞으로 식생활, 체형이 더 서구화되면 국내에도 췌장암 환자가 대장암처럼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복부초음파로는 발견하기 힘들어

전문가들은 유독 췌장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를 다음 3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건강검진으로 발견하기 어렵다. 간암은 복부초음파로, 위암과 대장암은 내시경으로 조기에 발견할 수 있지만, 췌장은 내시경이 힘들고 주위에 간, 담낭 등 다른 장기가 많아 복부초음파로는 암을 찾기 어렵다. 최호순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특히 췌장 중 꼬리 부분에 암이 붙어있을 때에는 숙련된 전문의가 아니면 발견하기 어렵다. 더구나 아직 비만, 당뇨병 외에 정확히 밝혀진 원인이 없어 누구에게 선별검사가 필요한지 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둘째,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모호하다. 췌장암은 말기가 돼야 황달이나 급격한 체중감소 등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췌장은 위치가 등 뒤여서 초기에는 주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척추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또 췌장암이 생기면 소화액 분비가 잘 안 돼 속이 더부룩한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 체했을 때 먹는 약을 먹으면 증상이 사라지므로 단순한 소화장애로 오인한다.
 
셋째, 췌장암은 침윤성이 높아 혈액이나 다른 장기로 빨리 전이된다. 췌장에 생긴 암은 위나 간에 생긴 암보다 진행속도가 3~4배는 빨라 초기에 진단됐다고 하더라도 2~3달 안에 다른 장기로 급속히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최 교수는 “췌장암은 증상만으로는 찾기 어렵다. 췌장암 3기인 사람 중에 1~2달 전에 복부초음파 검사결과가 정상이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40대 이후 갑자기 혈당이 올라가는 것은 췌장암의 전조증상이므로 이때는 반드시 복부CT 등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
사진 헬스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