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의사들이 환자에게 해 줄게 별로 없는 병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세계 각국 의학 기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1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한 ‘폐암 미디어 포럼’(사진)에서 로이캐슬폐암재단의 제스메 베어드 박사는 “폐암은 의사가 환자에게 해 줄 게 별로 없는 병”이라고 말했다.
폐암은 예방법과 치료법이 신통치 않은 탓에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실제 최근 10년 동안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전이성 폐암 환자는 별 혜택을 보지 못했다. 평균 생존 기간을 겨우 2개월 연장했을 뿐이다.
세계적으로 폐암을 선고받은 환자의 85∼90%는 1년 안에 사망한다. 조기 진단이 어려운 탓에 환자의 약 80%는 수술이 불가능한 3기, 4기에 발견된다. 5년 생존율은 5%(3기), 1%(4기)에 불과하다.
한국에서도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27.5명(2004년 통계청)으로 1위. 10년 전엔 18.8명으로 3위였다. 이처럼 폐암 치료의 현실은 척박하다.
하지만 최근 개발된 표적 치료제 이레사가 기존 표준 치료에선 사실상 포기한 일부 폐암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부작용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표적 치료는 암의 발생과 관련된 특정 물질만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항암 화학치료는 암세포처럼 세포 증식이 빠른 조혈모세포 등 정상세포까지 죽이는 무차별적 ‘융단 폭격’으로 부작용이 컸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는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폐암 환자에게 항암 치료의 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생존 기간을 늘리는 것”이라며 “그러나 환자의 생존에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이레사..“1년 생존율에 대하여는 효과 미미” 지적도..
항암화학치료에서 효과가 없었던 40대 비소세포성 여성 폐암 환자의 암세포(오른쪽 아래 화살표)가 이레사를 복용하고 5개월 뒤 크게 줄었다. 지난달 중유럽폐암학회에선 한국인에게 특히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폐암 분과가 2001년 12월부터 2005년 8월까지 ‘진행성 비소세포 폐암환자’ 537명을 대상으로
이레사의 효과를 연구한 결과
암이 더 자라지 않거나 크기가 줄어든 환자는 전체의 272명(50.7%). 110명(20.5%)은 종양의 크기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특히 종양 크기가 절반 이하로 준 환자는 여성(32.6%) 비흡연자(29.5%) 선암(26.5%) 등에서 많았다.
1년 생존율은 36.2%.
그러나 가톨릭대 의대 강남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는 “전이성 폐암 환자의 표준 치료인 항암 화학요법의 1년 생존율이 30% 내외임을 감안할 때 이레사의 효과가 더 나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그러나 이레사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의 기존 화학치료와 같은 부작용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박 교수는 “아직은 항암화학치료가 전이성 폐암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표준 치료”라며 “이레사가 기존 항암제 치료에 비해 효과가 우월한지, 적어도 열등하지 않은지에 대한 임상 연구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동아일보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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