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부모-자식간 골수이식 가능해졌다

백혈병 치료를 위한 골수이식 수술에서 서로 조직이 일치하지 않아 금기시됐던 ‘부모 자식 간 골수이식 수술’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간 부모와 자식간에는 절반의 유전자형밖에 일치하지 않아 골수를 주고받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높았다. 부모로부터 두 가닥의 유전자 가운데 자식은 한 가닥만 물려받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규형 교수팀은 백혈병 환자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나 자식으로부터 골수를 기증받을 수 있는 ‘반(半)일치 골수이식법’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51명의 백혈병 환자에게 반일치 골수이식법을 적용한 결과 수술 사망률이 13%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형제간 골수이식 수술 사망률이 전 세계 평균 20%를 기록하고 있는 데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또한 백혈병 환자들이 골수이식을 받고나서 자신의 장기를 공격하는 합병증인 ‘이식편대숙주반응’ 발생률도 형제간 골수에서 40%나 됐지만 부모 자식간 골수이식은 30%로 이보다 낮다.

연구팀은 “부모 자식 간 골수이식이 가능해진 것은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암제의 특별한 배합과 양 그리고 시간 간격에 대한 조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어 “골수이식 전 단계에서 강력한 항암제를 투여한다. 이 항암제의 조합과 투여 방법이 부모로부터, 또는 자식으로부터 기증받은 골수이식이 성공할 수 있게끔 하는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반일치 골수이식은 부모 자식간 기증자를 쉽게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골수이식 성공률에 있어서도 형제간 골수이식 성공률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 백혈병 치료를 위한 골수이식에 대한 개념을 전면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혈액암 분야 권위지인 미국골수이식학회지 1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