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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유방암

`유방암백서' 첫 발간..유방암 11년새 3배로 급증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7. 6.

40대 이하 `젊은 유방암'이 전체의 57%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국내 여성 유방암 환자가 11년 새 3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는 1996~2006년 사이 국내 여성 유방암 발생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2년 유방암이 여성암 발병률 1위에 등극한 이후 급기야 2006년에는 신규 유방암 환자가 1만명을 돌파하는 급증세를 보였다고 23일 밝혔다.

학회는 이 같은 분석결과를 담은 유방암 백서를 처음으로 발간했다.

백서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환자는 1996년 3천801명에서 2006년 1만1천275명으로 11년 새 약 3배로 증가했다.

여성인구 10만 명당 유방암 환자 발생빈도는 1996년 16.7명에서 2002년 31.9명, 2006년 46.8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세계적으로 유방암 발병률이 매년 0.5%씩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것과 비교할 때 국내 유방암 증가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매년 10%에 육박한다는 게 학회의 분석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유방암 환자의 평균 연령이 40대로, 폐경 전 `젊은 유방암'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2006년도 통계를 보면 유방암 환자의 평균 연령은 48세로, 40~49세까지의 환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50~59세 25.7%, 30~39세 14.3% 등으로 집계됐다.

국내 평균 폐경 연령대를 50대로 봤을 때 40대 이하의 폐경 전 유방암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인 56.6%에 달한 셈이다.

이처럼 국내 유방암 발생률이 급증하는 이유로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한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수유기피,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이 꼽히고 있다.

학회는 "미국과 서부 유럽 등 선진국에서 70대까지 유방암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비교할 때 국내 유방암 발생 양상은 사뭇 다르다"면서 "국내 여성들이 젊을 때부터 유방암 예방과 조기검진을 적극 실시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조기검진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희망적인 분석도 나왔다.

1996년만 해도 단 6.4%만이 특별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조기 검진을 통해 유방암을 발견하는데 그쳤지만 2006년에는 이 같은 환자의 비율이 24.4%로 크게 높아졌다. 이 때문에 전체 유방암 환자 중 조기(0기 혹은 1기) 진단 비율도 1996년 23.8%에서 2006년에는 47.1%로 높아졌다.

조기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면서 가슴 모양을 최대한 지켜주는 유방보존술을 받는 비율도 2.5배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1996년에는 전체 환자의 80% 정도가 완전 절제술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절반 가량의 환자가 유방보존술을 받고 있다는 게 학회의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유방암 재발률이 20~30%로 높은 점은 당분간 학회의 고민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학회가 제공한 재발률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 수술 환자의 70.9%가 3년 이내, 92%는 수술 후 5년 이내에 재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했거나 유방보존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재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직후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를 병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학회는 권고했다.

학회 이민혁 이사장은 "이번에 발간한 유방암 백서는 한국 여성 유방암에 대한 희망적인 변화와 앞으로 해결 과제들을 통찰하는데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며 "불과 10여년만에 유방암에 대한 여성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 조기검진율을 높인 것은 학회 사업의 긍정적인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