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바이러스 4시간 만에 알아내
[중앙일보 심재우]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존재를 고감도로 진단하는 기술이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진매트릭스의 김수옥·홍선표 박사팀은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인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유전물질(DNA)에 레이저를 쪼여 암 유발 바이러스를 정확하게 가려내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박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프로토콜스(Nature Protocols)’ 9월호에 게재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유전자의 차이에 따라 80여 종으로 나뉘는데, 이 중 10여 종이 실제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기술로는 전체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4분의 1인 20여 종을 분간할 수 있고, 이를 알아내는 데 이틀이 걸렸다. 이에 비해 김 박사팀은 74종의 바이러스를 4시간 만에 알아내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홍선표 박사는 “여성의 자궁경부 조직이나 혈액으로부터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존재를 명확하게 가려내면 간단한 복강경 시술이나 레이저 시술로 초기에 바이러스를 박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유방암에 이어 여성 사망 원인 2위에 올라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여성의 조직에서 바이러스의 DNA만을 증폭한 뒤 레이저를 조사해 DNA의 질량을 매우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있다. 80여 종의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유전자 서열이 약간씩 달라, DNA 각각의 질량은 미세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 같은 질량 차를 이용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10여 종의 바이러스를 정확하게 가려내는 방식이다. 심재우 기자 ▶심재우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sjw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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