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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그밖의 중요 질병

헌팅턴병 환자 뇌손상 미스터리 풀렸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6. 12.

헌팅턴병 환자 뇌손상 미스터리 풀렸다

'레스' 단백질이 주범...치료 및 예방제 개발 기대

 

유전성 신경질환인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을 앓는 환자들에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미스터리가 풀려 헌팅턴병을 치료하거나 예방도 하는 약물의 개발이 기대된다.

 

헌팅턴병은 '헌팅틴'(huntingtin)이란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비정상적인 헌팅틴 단백질이 뇌 신경세포 내에 축적되고 응집체를 형성해 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운동장애, 정신병, 치매 등을 동반하는 유전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현재 원인을 치료하는 약물은 없다.

 

그간 헌팅턴병에 대한 미스터리는 비정상적인 헌팅틴 단백질이 전신의 모든 세포에 축적되는데도 운동을 조절하는 뇌 부위(선조체, corpus striatum)의 세포만 사멸시키는 점이었다. 그 해답은 선조체에서만 발견되는 '레스'(Rhes)라는 작은 단백질에 있다고 미국 존슨홉킨스대학 의대 신경과학과의 솔로몬 스나이더 교수 등 연구팀이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지난 4일자에 보고했다.

 

비정상적인 헌팅틴 단백질이 뇌 부위 중에서도 선조체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과 관련해 연구팀은 선조체에서 헌팅틴과 국소적, 특정적 및 배타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단백질들을 탐색하였고 거의 선조체에서만 발견되는 레스라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인간 및 마우스 세포로 실험한 결과, 레스는 정상적 및 비정상적 헌팅틴 단백질과 모두 상호작용하였지만 돌연변이 헌팅틴과 훨씬 더 강하게 결합했다. 다음으로 이러한 레스와 돌연변이 헌팅틴의 결합이 선조체 뇌세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연구팀은 인간 배아세포와 마우스 뇌세포를 사용, 다양하게 혼합된 정상 및 돌연변이 헌팅틴과 레스를 배양접시에 첨가하여 세포의 상태를 관찰했다. 그 결과 각 단백질 단독으로는 세포의 수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으나, 동일 세포에 돌연변이 헌팅틴과 레스가 존재할 경우에는 48시간 이내에 세포의 절반이 사멸했다. 레스가 헌팅턴병의 주범임이 확인된 것이다.

 

한편 연구팀은 헌팅턴병을 둘러싼 또 다른 미스터리를 풀고자 했다. 즉 전신의 모든 세포에서 비정상적인 헌팅틴 단백질이 축적되고 응집체를 형성하지만, 헌팅턴병 환자들의 선조체에서는 이러한 응집체의 수가 기타 뇌 부위들이나 나머지 신체에서보다 적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뇌세포에 대한 독성이 응집체 자체인가, 아니면 응집체가 적은 것이 원인인가라는 논란이 많다.

 

이에 연구팀이 비정상적인 헌팅틴을 함유한 세포들에 레스를 첨가하였더니 응집체의 수가 줄었으나, 세포들은 사멸했다. 이는 레스가 돌연변이 헌팅틴 단백질의 응집을 풀고 이로 인해 세포들이 사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현재 연구팀은 헌팅턴병 모델 마우스에서 레스를 제거하면 뇌세포의 사멸이 완화되거나 정지되는지를 알아보는 연구를 하고 있다.

 

메디타임즈 이근산 기자/기사 입력: 2009년 6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