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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여성암

'자궁경부암 피해 심각'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2. 28.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궁경부암’ 피해 심각
매년 50만명이 자궁경부암 진단… HIV 예방백신 통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어
 
▲ 여성에게 치명적인 자궁경부암에 대한 학술적 논의가 이뤄지며 정부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2008 데일리서프라이즈 
유방암에 이어 세계 여성들에게서 2번째로 흔한 암인 자궁경부암. 세계적으로 매년 약 50만 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단 받는다.

이 중 아-태 지역에서만 매년 약 27만 명이 진단되고, 이 중 약 14만 명이 사망할 정도로 아-태 지역 내 자궁경부암의 피해는 심각하다.

아-태 지역 자궁경부암 예방의 선진화를 주도하기 위한 국제적인 학술 대회인 아시아 오세아니아 생식기 감염· 종양학회(AOGIN: Asia Oceania Research Organization on Genital Infection and Neoplasia, 이하 AOGIN) 제3차 학술대회가 지난 달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AOGIN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세계 23개 국 약 600 여 명의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현 AOGIN 학회장 수잔 가를랜드 교수(Suzanne Garland, 호주 멜버른대학 산부인과)를 비롯해 HPV 역학 연구의 대가인 사비에르 보쉬 박사(Xavier Bosch, 스페인 카탈로니아 종양학 연구소) 및 키어티 샤 교수(Keerti Shah,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명예교수), HPV 백신 개발에 기여한 이안 프레이저 박사(Ian Frazer, 호주 퀸스랜드 대학교) 등 동 분야 세계적인 석학들이 대거 방한해 자리를 빛냈다.

참석자들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HPV 감염과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질병 부담, 자궁경부암 치료의 신기술, 예방과 관련된 연구 동향 등에 대한 최신 지견을 나눴다.

특히 HPV 백신의 적용과 관련된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룬 세션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는데, 각 국의 HPV 백신 접종 지침과 예방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 HPV 백신의 임상적 효과 등이 다루어졌다. HPV 백신이 세계 각국에 속속 도입되고 있는 단계이므로 앞으로 백신 적용에 대한 연구는 더욱 활성활 될 것으로 전망된다.

▲ AOGIN 학회장 수잔 가를랜드 교수가 자궁경부암의 적극적인 예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2008 데일리서프라이즈 
AOGIN 학회장인 수잔 가를랜드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의 50%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발암성 HPV의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적극적인 예방의 필요성에 대하여 강조했다.

한편 HPV 역학 분야 권위자로 세계 보건 기구 HPV 백신 관련 자문위원회와 국제유두종바이러스 학회(IPC)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비에르 보쉬 박사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발암성 HPV의 종류의 감염의 특징, 지역별 HPV 감염 유병율, 그로 인한 질병 부담 등 최신 역학 연구 자료를 발표했다.

보쉬 박사는 HPV 를 “전 세계 여성의 80%가 HPV 감염될 만큼 흔한 바이러스”로 소개하며, “한국의 경우 HPV는 전체 여성암 가운데 5번째 발병 요인이고, 전암 병변의 발생률까지 고려할 경우 3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보쉬 박사는 발암성 HPV 16, 18형은 아시아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 원인의 69.9%이며 한국의 경우 이보다 약간 높은 72%라 소개했다. 또한,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25년까지 자궁경부암 발병률은 65세 이상의 경우 108%, 55-64세 여성은 1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호주 퀸스랜드 대학교의 이안 프레이저 박사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의 개발 배경에 대하여 소개했다.

그는 현재 개발되어 있는 2종의 HPV 백신에서 항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VLPs’ (Virus-Like Particles) 또는 ‘바이러스 유사 입자’의 생산 기술을 개발한 연구자 중 한 명이다.

바이러스를 흉내낸 입자인 VLPs는 병을 일으키는 유전적인 성질은 없으면서 백신 항원으로 사용돼 면역작용을 일으키도록 고안된 것이다. 프레이저 박사는 단체 접종을 시행할 경우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으로 전체 자궁경부암의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보건 당국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