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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여성암

'암 백신, 자궁경부암 80% 예방'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3. 2.

“암 백신, 자궁경부암 80% 예방”
6개월간 3번 접종 “효과는 평생”
MSD도 자궁암백신 가다실 개발
2008년부터 국내 시판 예정

▲ 유럽산부인과 학회에 참석한 전문의들이 학회장에 마련된 다국적제약회사 부스들을 둘러보고 있다. /임호준기자
“천연두가 근절됐듯이 백신의 개발로 자궁경부암도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럽산부인과학회에선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가 개발한 자궁경부암 예방 후보백신 서바릭스의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이 임상시험을 주도한 미국 다트모스 의대 다이안 하퍼 교수는 “독감처럼 RNA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병은 돌연변이가 심해서 근절되기 어렵지만, 천연두나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DNA 바이러스는 유전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어 충분히 정복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바릭스에 대한 임상시험은 15~25세 여성 776명을 대상으로 미국, 캐나다, 브라질에서 53개월 동안 진행됐다. 6개월간 3회 백신을 접종한 뒤 주기적으로 자궁경부 세포검사, 질 확대경 검사, 면역수치 검사, 안전성 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전체의 98% 이상에서 HPV(휴먼파필로머바이러스) 16형과 18형에 대한 항체가 매우 높게 유지돼 백신 효과를 나타냈으며, HPV 45형과 31형에 대해서도 일부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4월 발간된 권위 있는 의학전문지 ‘란셋’에 발표됐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 바이러스 타입은 약 15종이며, 그 중 HPV16형과 18형이 일으키는 것이 전체 자궁경부암의 70% 정도다. HPV 31형과 45형이 일으키는 암은 전체의 10% 정도다.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의 50~80%가 일생 동안 한번 이상 HPV에 감염되며, 감염된 여성의 약 10%는 수년 간에 걸쳐 자궁경부의 세포에 변화가 초래된다. 또 세포 변화가 초래된 여성의 약 8%는 세포 변화 1단계(CIN1)-2단계(CIN2)-3단계(CIN3)를 거쳐 암으로 발전한다.

하퍼 박사는 “53개월간만 관찰했으므로 백신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된다고 단언할 수 없으나 이 백신에 사용된 아주방트(항원보강제) AS04가 매우 뛰어나 효과가 평생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B형 간염 백신처럼 최초 6개월간 3번만 접종하면 평생 자궁경부암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GSK의 필립 몬티에네 박사는 “AS04는 거의 모든 백신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염(鹽)에 면역력 증강물질 MPL을 첨가한 것으로 평생 동안 HPV 면역력을 갖게 하는 핵심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GSK는 지난 3월 유럽 각국에 이 백신의 시판 허가를 신청했으며, 올해 중 미국 FD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2008년 시판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또 다른 자궁경부암 ‘가다실’을 개발한 다국적 제약사 MSD는 연말까지 미국 FDA와 유럽에 이 백신의 시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가다실에 대한 국내 임상시험도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국내 시판 일정도 서바릭스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다실의 경우 HPV 16형과 18형 외에도 여성 성기에 사마귀를 일으키는 HPV 6형과 11형 바이러스를 추가로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