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시 (Tulsi,basil)

학명 : Ocimum sanctum
영명 : Holy basil, sacred basil
힌디 :Tulsi
산스크리트명 : Manjari/Krishna tulsi, vrinda, surasa

툴시는 툴라시(Tulasi)라고도 불리는데 꿀풀과(Lamiaceae)의 일년생 식물로서, 가지가 많으며 향기가 있고 똑바로 자라며 식물체 전체가 잔털로 덮여있다. 다 자랐을 때의 높이는 75-90cm가량으로, 잎은 부드럽고 둥글며 5cm 길이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톱니모양을 하고 있다. 툴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초록색 잎을 가진 종은 슈리 툴시라 불리며 붉은 잎을 가진 종은 크리슈나 툴시라고 불리는데 후자가 향이 더 강하다. 적색이나 자색의 작은 꽃이 무리를 이루어 가지 끝에 원추형으로 피며, 열매는 작고 씨앗은 노란색이나 붉은 색을 띤다. 인도가 원산이며 16세기 이후 서유럽에 전해졌고 오늘날에는 전세계에서 재배되고 있다.

툴라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진다. 락쉬미(힌두교의 부의 여신)가 태어나자 그녀의 부모는 툴라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아이는 매우 아름다웠으며 성품이 고결하였고 후에 비슈누(힌두교 최고의 신)와 결혼하였다. 비슈누는 그녀에게 “그대는 몸을 떠나 나와 함께 머물라. 그대의 몸은 간다키 강이 되고 나는 살리그라마 돌(힌두교에서 신성시되는 검은색 돌)이 되어 간다키 강에 거하리라. 그대의 머리는 자라나 툴라시 식물이 되어 사람들에게 경배받으리라. 나는 툴라시 꽃잎으로 만든 화환을 사랑한다.” 고 말하였다. 툴라시의 몸은 간다키강이 되었고 비슈누는 돌이 되어 그 안에 거하였다. 툴라시의 머리에서는 툴라시 식물이 자라나서 사람들로부터 신성하게 여김을 받게 되었다.

인도에서 힌두교인들은 툴시를 성스러운 식물로 여겨 가정이나, 사원, 농장 등지에서 널리 재배하고 있다. 힌두교의 크리슈나 신과 비슈누 신에게 봉헌하는 신성한 식물로서 인도의 모든 사원에서는 툴시를 키우고 있는데 이 식물에 물을 주는 일조차도 특권으로 여기며, 마음과 정신과 몸을 정화시킨다 하여 인도의 수행자들은 툴라시 나무로 염주나 목걸이를 만들어 사용한다. 툴시가 천국으로 가는 문을 연다고 하여 죽은 사람의 가슴위에 이 잎을 놓아두기도 한다.

툴시는 종교적 목적 외에도 의학적 효능을 가지고 있어 인도 전통 의학에서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어 왔다. 툴시 잎에서는 밝은 노란색의 오일을 추출하는데 이 오일은 방충, 살균, 구충제로서의 효과가 있다. 오일의 주성분은 유게놀(Eugenol), 유게놀 메틸 에테르(Eugenol methyl ether), 카바크롤(carvacrol), 카리오필렌(caryophyllene) 등으로 항균효능이 있다. 툴시 잎으로 만든 차는 열을 내리며, 가래를 제거하고, 소화기 질환에 도움이 되는 한편, 강장제로서 효과가 있으며 기억력을 강화시킨다. 씨앗은 비뇨기 질환에, 뿌리 분말을 기(ghee, 버터)에 섞어 최음제로서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여러 인도 과학자들이 툴시의 항암제로서의 기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툴시는 수리남의 전통의학에서도 사용되는데 해열제로서, 혹은 독사나 전갈에 물렸을 때 해독제로서 사용하며 복통을 가라앉히며 혈중당도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툴시의 한국명을 영릉향(零陵香)으로 번역한 곳이 있는데, <동의보감> 등에 의하면 영릉향은 ‘성질이 따뜻하고 달고 매우며 독이 없다. 악기(惡氣)를 물리치며 명치 아래와 복통을 낫게 하며 몸에서 향기를 풍기게 한다.’ ‘식물의 생김은 삼잎과 같으며 줄기는 모가 있으며 냄새는 궁궁이싹과 같고 잎과 줄기는 혜(蕙)라하고 뿌리는 훈(薰)이라 하며 술과 같이 쓰면 좋다.’ ‘제주도에만 있어 얻기 어렵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삼잎과 바질의 잎은 형태가 서로 다르므로 이들이 같은 식물을 지칭한 것인지는 좀더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