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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버섯 관련 글/차가버섯 저자 칼럼

옛날 이야기(1) - 차가버섯과의 만남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8. 10. 24.

 

제가 차가버섯을 처음 들여올 당시의 사진입니다. 사실 별 것 아니지만 6~7년 전에는 일세를 풍미하던 사진입니다.

 

차가버섯이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될 당시는 차가버섯이라는 것이 "자작나무에 자라는 버섯이고 암에 좋다" 정도 말고는 정확한 정보가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차가버섯을 선구적으로 수입하시던 분들이 본의 아니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사설연구기관의 이름으로 차가버섯을 소개하는 책이 나와있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한 책을 마치 바이블처럼 떠받들고 여기 저기 인용하고 있던 실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고객들에게 차가버섯에 대한 제대로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고, 차가버섯이 이름조차 생소하던 그 시절에는, 조금 우습긴 하지만 "러시아 현지에서 차가버섯을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이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반지"처럼 차가버섯에 대한 대단한 권위를 대변하는 것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저 사진은 제 제품의 상징처럼 돼버려서 사이트에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광고에도 대문짝 만하게 싣고, 제품 포장에도 올려놓고 했었습니다. 지금도 저를 오랜만에 만나는 분들은 저 사진 얘기를 하는 분이 많습니다.

 

제가 차가버섯을 처음 접한 것은 2001년 말 일본의 지인을 통해서였습니다. "암에 매~~우 강력한 것"이라며 500g짜리 차가버섯 조각 2개를 샘플로 주더군요. 귀국하자 마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이미 수입하고 있는 업체가 한 두 군데 있었고, 자작나무님이 허술하기 이를 데 없는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계셨습니다.

 

가장 볼품없는 것이 가장 신뢰있게 느껴질 때가 있지요. 다른 곳은 쳐다보지도 않고 자작나무님께 전화를 했는데, 얼굴 보자마자 바로 코가 꿰여서 러시아로 끌려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길에 본격적으로 차가버섯을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그때는 러시아 오지를 찾아가 나무꾼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차가버섯을 채취하면 숙소로 쓰는 민가의 거실, 침실 가릴 것 없이 다 펼쳐놓고 말리고, 그걸 자루에 담아 차로, 기차로 며칠을 옮겨서 수화물로 비행기에 실어올 때였습니다. 처음에는 대여섯 자루로 시작했던 것이 2002년 말에는 제법 규모가 커져서 수십 자루를 수화물로 통관시키느라 세관원들에게 구박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처음 차가버섯을 소개시켜줬던 일본의 지인에게 거꾸로 제가 채집한 차가를 수출하게 됐습니다. 일본은 이미 우리나라보다 차가가 더 알려져 있었고 그 뒤로 제가 업계에서 잠시 비껴날 때까지 꽤 많은 양을 수입해갔습니다.

 

지금 여러 사이트나 카페를 보시면 차가버섯의 성분에 대해 <2003년 1월 일본식품 분석센터>라고 되어있는 성분표를 거의 빠짐없이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영양학적 성분]

성분

함량

수분

12%

단백질

2.1g

지방

1.5g

회분

7.1g

당질

11.7g

식물섬유

63.9g

나트륨

2.1mg

B-글루칸

11.3g

열량

137kcal

 <분석기관 : 일본식품 분석센터 (2003년 1월)>

 

이런 내용의 표입니다. 이 표는 저의 일본 지인이 저에게 차가를 수입해가면서 첫 통관을 위해 성분검사를 받은 결과를 보내온 것입니다. 제가 채집한 차가의 품질을 공식적인 검사로 확인한 셈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