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토피 환자들뿐 아니라 우리가 입고 있는 옷도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것같아서요 아토피와옷, 무엇이 문제인가? 왜 옷을 입는가? 인간이 처음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은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추운 지방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두꺼운 옷으로 몸을 보호하고 햇볕이 뜨거운 사막 지방에서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치렁치렁한 옷으로 온 몸을 감싼다. 그래서 의류학에서 옷의 기능으로 제일 먼저 꼽는 것이 ´몸의 보호 기능´이다.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 혹은 사회적 신분을 표시하기 위해서 등등의 이유는 그 다음에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 몸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되는 옷이 현대에 와서는 우리 몸에 해로운 영향을 주고 있다. 옷이 건강에 악영향을 주다니? 얼른 납득이 가지 않으실 분이 많을 것 같다. 그러나 직물에 강한 독성이 배어 있으면 입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것이 옷이다. 영화 ´엘리자벳 여왕´을 보신 분이면 기억하실 수 있을 것이다. 여왕을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프랑스 정부에서 여왕 즉위식 축하 선물로 대단히 아름다운 옷을 선물한다. 여왕의 시녀 중 한 사람이 그 아름다운 옷에 혹해서, 여왕이 그 옷을 입어보기 전 날 밤, 몰래 그 옷을 입고 애인과 밀회를 한다. 다음 날 그 시녀는 애인과 함께 있던 방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프랑스 정부는 여왕을 암살할 목적으로 옷에 독약을 배게 했던 것이다. 그 옷을 입으면 몇 시간 내에 죽어가도록.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인간의 몸은, 그러니까 인간의 생명은 외부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물질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우리 몸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물질을 받아들이는 통로는 크게 세 가지이다. 하나는 입을 통해서, 즉 먹거리와 물을 통해서, 두 번째는 호흡을 통해서, 마지막으로 피부를 통해서이다. 우리가 온천에서 목욕을 하면 피부를 통해 온천물의 좋은 성분들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건강이 좋아지는 것이고, 독약이 밴 옷을 입으면 죽을 수도 있는 것은 피부를 통해서 들어 온 독성물질이 온 몸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입는 옷에 그런 독성이 있을 수 있을까? 물론 일부러 독약을 배게 한 것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건강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유해요인이 있다. 유해 요인의 형태는 대단히 다양하다. 섬유 자체가 유해물질인 경우도 있다. 섬유를 만들 때, 섬유로 직물을 짤 때, 다 짠 직물에 특정한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가공을 할 때, 이 모든 공정에서 반드시 유해 화학물질이 쓰인다. 옷의 안감과 피부, 혹은 겉옷의 안감과 속에 입은 옷과의 사이에서 생기는 정전기로 인해 인체가 교란되기도 한다. 옷을 빨아 말려도 미량이기는 하지만 잔류하는 세제의 독성도 있다. 드라이클리닝 용제가 충분히 휘발되지 않아 건강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세탁 후 사용하는 섬유 유연제도 인체에 해를 끼친다. 옷을 보관할 때 쓰는 방충제가 직물에 스며들어 역시 그 옷을 입었을 때 건강에 해를 끼친다. 건강한 사람인 경우엔 이런 영향이 별로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식욕이 떨어진다든지 장이 더부룩하다든지 어쩐지 기운이 없고 기분이 나쁘다든지 밤에 잠을 깊이 자지 못한다든지 하는 영향은 있지만, 그렇게 민감하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이 새로 사거나 새로 빤 옷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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