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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그밖의 중요 질병

여성호르몬 꼭 '맞춤처방' 하세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8. 8. 7.

여성호르몬 꼭 '맞춤처방' 하세요

여성호르몬을 5년 이상 먹으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본지 7월 10일자 30면)가 발표되면서 폐경 여성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미 국립보건원(NIH)이 여성호르몬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최근 심장병 발병 가능성 증가 등을 이유로 중단한데 따른 파장이다. 여성호르몬 관련 궁금증을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짚어본다.

◇암발생 1만명당 8명 더 늘어 =이번 연구결과를 확대해석해 당장 여성호르몬 복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

부작용의 비율이 늘어난 것은 상대적 수치일 뿐 절대적으론 매우 낮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번 연구에서 유방암의 발병률이 호르몬 복용 여성은 26%나 증가했지만 유방암 발생자를 실제 숫자로 보면 1만명당 30명(비투여자)에서 38명(투여자)으로 8명 늘어난 정도다.

1만명당 8명의 비율에서 유방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므로 나머지 9천9백92명의 여성은 평균 5.2년동안 여성호르몬을 복용했어도 추가로 유방암이 생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설령 유방암이 생겨도 여성호르몬 요법을 받는 여성은 유방암 검진에 신경을 쓰므로 조기발견 확률이 높아 유방암 사망률은 오히려 더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득과 실을 비교한 맞춤형 처방이라야=지금까지 여성호르몬 요법은 유방암 환자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폐경 여성에게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획일적으로 복용이 권고돼 왔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오히려 심장병과 뇌졸중이 약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호르몬은 얼굴 화끈거림과 가슴 두근거림 등 폐경 증후군과 골다공증의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다.

또 피부의 탄력성을 증가시켜 젊게 보이게 하며 질 건조증과 요도염 등 비뇨생식기 계통의 질환을 막아줌으로써 폐경여성의 성생활을 돕는다.

치매와 대장암을 줄여준다는 보고도 있다. 여전히 효용이 있다는 것.

따라서 의사와 상의해 득과 실을 면밀히 검토한 뒤 복용하는 것이 좋다.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처방이라야 한다는 결론이다.

◇심장병과 뇌졸중 예방은 목적에서 제외해야=만일 폐경이지만 폐경 증후군이 거의 없고 골다공증 위험성이 없는 반면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심장병과 뇌졸중에 걸릴 위험) 여성호르몬 요법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들 중 이미 여성호르몬 요법을 1년 이상 복용한 경우라면 계속 복용을 검토할 수 있다.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성은 처음 시작한 지 1년 내에 가장 높고 그 이후로는 계속 감소하기 때문이다.

수술로 자궁이 없는 여성도 심장병과 뇌졸중 부작용이 없으므로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

◇제제를 바꿔볼 수 있다=이번 임상시험에서 문제가 된 여성호르몬제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미국 와이어스사의 프리멜이다. 이는 여성호르몬과 황체호르몬을 혼합한 제제다.

심장병이나 뇌졸중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여성이 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 다른 제제로 바꾸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똑같은 여성호르몬 제제지만 성분이 조금씩 다른 상품이 이미 국내에 시판 중이다.

골밀도가 낮아 골다공증이 우려되는데 유방암이나 심장병이 걱정되는 여성이라면 포사맥스나 에비스타 등 여성호르몬 요법의 부작용이 없는 신약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