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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그밖의 중요 질병

[스크랩]'말단비대증' 성장이 멈추지 않는 브룩 실즈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8. 8. 5.
80년대 미인의 대명사로 여겨진 미국 영화배우 브룩 실즈. 180㎝가 넘는 훤칠한 키와 매혹적인 눈매로 주목받던 브룩 실즈가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성장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얼굴과 골격까지 변해 말단비대증을 의심하는 의사들이 많다.

현재의 브룩 실즈의 모습〈사진 오른쪽〉은 예전〈사진 왼쪽〉에 비해 코가 커지고 뺨의 굴곡이 깊어졌으며, 피부는 지성으로 변했다. 이마와 턱도 두드러져 보인다. 말단비대증으로 인한 전형적인 변화들이다.

말단비대증은 뇌하수체에 성장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종양이 생겨 여러 가지 합병증을 동반하는 희귀질환을 말한다. 성장기, 즉 뼈의 성장판이 열려 있을 때 발병하면 키가 커지는 ‘거인증’이 되고, 키 성장이 끝난 발육기 이후에 발병하면 키는 자라지 않고 신체의 말단 부위인 코·턱·손·발 등이 커지는 말단비대증이 된다.

말단비대증이 심각한 이유는 외형적인 변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성장호르몬은 신체 장기도 비대하게 만들기 때문에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인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성기능 저하, 골다공증 등의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히 대장에 용종(폴립)이 생겨서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생긴다. 심하게 코를 고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질환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얼굴이나 외모가 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진단받을 때에는 뇌하수체의 혹이 이미 커져 있고, 각종 합병증을 갖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말단비대증은 조기에 치료를 한다면 외형적인 변화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손과 발이 많이 커지고 당뇨병 등 내분비계 질환을 갖고 있다면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말단비대증은 2004년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희귀질환으로 분류되어 치료비 환자 부담금이 20%로 줄었다. 또한 한국말단비대증재단(080-787-8090)에서 추가로 치료비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성운·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