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성 장 질환 '크론병'
증세 호전·악화 반복 '희귀병'
어린이가 걸리면 '성장 장애'
유전적 요인·식사습관서 비롯
술 피하고 충분한 영양섭취를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의 하나로 입부터 항문에 이르는 전체 소화관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는 병이다.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희귀한 병이다.
과거에는 외국에서 주로 나타나는 질병으로 생각하였지만, 최근 10여년간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장병익 영남대병원 교수(소화기내과)는 "한창 열심히 공부하고 일을 해야 하는 10∼20대 젊은 나이에 많이 생기고, 오랜 기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사회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되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밝혀지지 않은 원인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몸의 방어를 담당하는 부분이 외부 바이러스나 세균에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 환자의 유전적인 요인·식사습관 같은 환경적인 요인 등과 관련이 있는 것 등으로 추론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는 진행 중이다.
이 병의 증상으로는 복통과 설사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대변에 피가 묻어나거나, 대변을 볼 때 피가 같이 나오기도 한다. 항문이 아프고 배에 덩어리가 만져지며 열이 날 수도 있다. 갑자기 혹은 지속적으로 아프기도 하는데, 밥 먹고 난 후 더 심한 것이 보통이다.
이와 함께 살이 빠지기도 한다. 배가 아파 식사를 거르거나 설사 때문에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피가 부족해져서 빈혈이 생길 수 있으며 영양이 부족해진다거나 팔·다리 등이 아프기도 한다. 뼈나 근육, 콩팥, 눈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어린이가 이 병에 걸리면 마르고 키가 잘 크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이 병에 걸렸는지 알기 위해서는 대장 내시경 검사와 대장의 조직 일부를 떼어서 자세히 보는 조직검사가 주로 이뤄진다. 대장 내시경이 불편하면 '대장 조영술'이라는 방사선 사진촬영으로 알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검사로도 한 번에 진단하기는 어려워, 환자의 증상과 여러 검사 결과를 두루 보고 진단을 내려야 한다.
이 병이 일으키는 합병증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장 폐쇄'다. 이때는 심하게 배가 아프고, 음식물을 토하거나 배에서 '구르륵'하는 소리가 심하게 난다. 이는 염증 때문에 장이 부어 두꺼워지고, 흉터가 생기면서 오그라들어 장의 구멍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가끔은 장에 염증이 깊어져 장 주변에 있는 방광, 질, 피부 등에 길이 날 정도로 구멍이 생기고 이 구멍을 통해 나쁜 균이 들어오기도 한다.
#어떻게 치료하나
어디에 생겼는지, 얼마나 심한지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약으로 염증을 조절하고, 충분한 영양을 공급, 환자가 힘들어 하는 증상을 없애는 치료를 한다.
하지만 약으로 잘 낫지 않고 오히려 상태가 나빠지면 염증을 조절하기 위해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호르몬제는 크론병에 잘 듣지만, 오래 사용하면 얼굴이 붓고 살이 찌거나 나쁜 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짧은 시간에 사용하고 중단하는 게 좋다.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염증을 일으키는 우리 몸의 방어 작용을 없애준다. 이 약 역시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잦은 피검사를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안전하게 쓸 수 있다.
이들 약제로 치료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한 경우나, 크론병으로 인해서 피부나 항문근처에 구멍이 생겼다면 최근 미국에서 새로 만들어진 '레미케이드'란 약을 쓸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환자에게 보험이 적용돼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여러 연구를 통해 이 약의 좋은 효과가 알려져 국내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크론병은 대부분 약물로 치료가 되지만, 장이 막히거나 다른 곳에 구멍이 나서 복막염이 생기고 고름주머니로 인해 열이 나거나 아프면 수술을 해야 한다. 전문의와 상의해 되도록 장을 적게 잘라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장 교수는 "이 질환에 더 좋고 도움이 되는 특별한 음식은 없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우유나 술, 매운 음식 혹은 채소나 과일에 풍부한 섬유소 등이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런 음식은 피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장병익(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출처 영남일보
증세 호전·악화 반복 '희귀병'
어린이가 걸리면 '성장 장애'
유전적 요인·식사습관서 비롯
술 피하고 충분한 영양섭취를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의 하나로 입부터 항문에 이르는 전체 소화관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는 병이다.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희귀한 병이다.
과거에는 외국에서 주로 나타나는 질병으로 생각하였지만, 최근 10여년간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장병익 영남대병원 교수(소화기내과)는 "한창 열심히 공부하고 일을 해야 하는 10∼20대 젊은 나이에 많이 생기고, 오랜 기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사회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되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밝혀지지 않은 원인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몸의 방어를 담당하는 부분이 외부 바이러스나 세균에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 환자의 유전적인 요인·식사습관 같은 환경적인 요인 등과 관련이 있는 것 등으로 추론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는 진행 중이다.
이 병의 증상으로는 복통과 설사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대변에 피가 묻어나거나, 대변을 볼 때 피가 같이 나오기도 한다. 항문이 아프고 배에 덩어리가 만져지며 열이 날 수도 있다. 갑자기 혹은 지속적으로 아프기도 하는데, 밥 먹고 난 후 더 심한 것이 보통이다.
이와 함께 살이 빠지기도 한다. 배가 아파 식사를 거르거나 설사 때문에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피가 부족해져서 빈혈이 생길 수 있으며 영양이 부족해진다거나 팔·다리 등이 아프기도 한다. 뼈나 근육, 콩팥, 눈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어린이가 이 병에 걸리면 마르고 키가 잘 크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이 병에 걸렸는지 알기 위해서는 대장 내시경 검사와 대장의 조직 일부를 떼어서 자세히 보는 조직검사가 주로 이뤄진다. 대장 내시경이 불편하면 '대장 조영술'이라는 방사선 사진촬영으로 알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검사로도 한 번에 진단하기는 어려워, 환자의 증상과 여러 검사 결과를 두루 보고 진단을 내려야 한다.
이 병이 일으키는 합병증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장 폐쇄'다. 이때는 심하게 배가 아프고, 음식물을 토하거나 배에서 '구르륵'하는 소리가 심하게 난다. 이는 염증 때문에 장이 부어 두꺼워지고, 흉터가 생기면서 오그라들어 장의 구멍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가끔은 장에 염증이 깊어져 장 주변에 있는 방광, 질, 피부 등에 길이 날 정도로 구멍이 생기고 이 구멍을 통해 나쁜 균이 들어오기도 한다.
#어떻게 치료하나
어디에 생겼는지, 얼마나 심한지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약으로 염증을 조절하고, 충분한 영양을 공급, 환자가 힘들어 하는 증상을 없애는 치료를 한다.
하지만 약으로 잘 낫지 않고 오히려 상태가 나빠지면 염증을 조절하기 위해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호르몬제는 크론병에 잘 듣지만, 오래 사용하면 얼굴이 붓고 살이 찌거나 나쁜 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짧은 시간에 사용하고 중단하는 게 좋다.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염증을 일으키는 우리 몸의 방어 작용을 없애준다. 이 약 역시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잦은 피검사를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안전하게 쓸 수 있다.
이들 약제로 치료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한 경우나, 크론병으로 인해서 피부나 항문근처에 구멍이 생겼다면 최근 미국에서 새로 만들어진 '레미케이드'란 약을 쓸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환자에게 보험이 적용돼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여러 연구를 통해 이 약의 좋은 효과가 알려져 국내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크론병은 대부분 약물로 치료가 되지만, 장이 막히거나 다른 곳에 구멍이 나서 복막염이 생기고 고름주머니로 인해 열이 나거나 아프면 수술을 해야 한다. 전문의와 상의해 되도록 장을 적게 잘라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장 교수는 "이 질환에 더 좋고 도움이 되는 특별한 음식은 없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우유나 술, 매운 음식 혹은 채소나 과일에 풍부한 섬유소 등이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런 음식은 피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장병익(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출처 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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