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하지 못한 암 투병 자세 몇 가지
대부분의 경우 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지금까지 살아온 일상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기 마련이다. 정신적으로는 많은 갈등과 삶의 가치 기준 자체까지도 달라질 것이다.
특히 암이라고 하면 죽음으로 인식 되다시피 된 일반적 관념으로 볼 때 더욱 그렇다. 그것은 죽음이라는 커다란 명제를 놓고 모든 판단이 벌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지만 살아있는 우리들은 죽음을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나만은 전혀 죽음과는 관계없는 것처럼 매 순간을 살아가고 있기에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더욱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공황 상태가 되는 것 같다.
누구든 일단 암이라는 진단을 확정 받았다면 그때부터는 생활 전체가 암이라는 질병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투병 생활을 하게 된다. 대부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질병이기도 하려니와 정신적으로 엄습해 오는 고독감과 죽음에 대한 중압감은 이루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을 괴롭혀온다.
그런 상태에서 병원의 치료도 받고 가진 좋다는 방법들을 해 보게 되는 힘겨운 암 투병 생활이 시작된다. 필자 자신은 물론이려니와 많은 암 투병 환우들과 같이 지나면서 보아온 투병 태도 중에 적어도 ‘이런 점은 암 치료에 도움이 안되더라’고 생각한 몇 가지를 추려볼까 한다.
단기간에 치료 효과가 나타날 것을 기대하지 말라
암이라는 질병은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 치료 방법 또한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이다. 어떤 것들이 작용할 것이라는 정도는 많이 밝혀지고 있지만 그래도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모른다.
다만 암이라는 질병을 나타내는 종양의 형성은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원인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이 밝혀졌을 뿐이다. 이렇게 암이란 질병은 발병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어떤 방법이던 치료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까지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암 환자들은 어떤 치료적 조치를 받거나 실행해 본 뒤에는 즉시 결과가 나타나고 완치되기를 바라게 된다. 우리가 머리 아플 때 진통제를 먹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이 사라지듯 암도 치료도 그렇게 효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암 치료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투병 생활에 임하고 치료도 받아야 된다.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증상이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암이 깨끗이 나았다고 할 수도 없다. 많은 환우 중에는 “병원에서 수술하여 종양도 깨끗하게 도려냈고 항암제도 맞았는데 왜 재발했느냐?”며 원망하거나 푸념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적어도 암은 그렇게 단기간에 낫는 질병이 아니다. 수술을 받았다면 ‘그때부터가 치료’라는 자세로 투병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수술로 증상이 없어졌다고 하여 ‘나는 암이 다 나았다.’ 라고 생각하고 옛날 생활로 돌아간다면 정말 이것은 착각이다.
암 치료는 아직 어떤 특효약도 없다. 암 치료의 성공을 위해 새로운 치료 방법이 많은 학자와 의료인들의 연구에 힘입어 발전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보고, 느긋한 자세로 투병할 각오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암에 걸리면 죽는 다던데…라고 생각하지 말라
흔한 말로 죽는 것만 생각하는 사람은 죽게 되고, 살 생각하면 살게 된다. 모든 분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느 분야에서고 긍정적으로 사물을 보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분은 모든 면에서 희망이 있고 성공을 한다.
암 투병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결국은 너나없이 죽는 게 인생인데 ‘나는 암에 걸렸으니 죽을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그런 생각으로 인하여 인체 생리 기능도 결코 바람직한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필자는 죽고 사는 것은 사람 힘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살는지 죽을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가정할 때 굳이 죽는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고민해서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학대할 필요는 없다. 죽음만 생각하는 그런 정신 자세로 암이 나을까? 속된 말로 죽을 때 죽을 망정이라도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암 투병도 암 치료도 효과를 나타낸다. 암에 걸리면 죽는 다던데…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말라
소문에 매달리지 말라
암 환자가 되면 일차적으로는 병원 치료를 받게 되고, 암 병실에 입원해 있는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된다. 무슨 암에는 무엇이 좋다고 하는 소문에서부터 오늘 날의 암 치료 방법의 한계를 직접 보고 느끼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얻어지는 말들 중에는 귀가 솔깃한 말들이 많다. 여기에 문병 온 주변 사람들의 위로를 겸한 처방 권유와 좋다는 방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정말 부지기수 이다. 당사자나 가족은 이런저런 과정에서 얻어지는 귀가 솔깃한 정보라도 그 내용이 옳고 그름을 제대로 식별해야 한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암에 대하여 공부하고 치료방법의 장단점을 이해하도록 노력하여야 하는데, 이런 노력은 없이 들리는 소문대로만 ‘좋다니까’ 해 보고자 한다면 이는 자기 생명을 담보로 임상실험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적어도 스스로 확신이 서거나 이해가 충분하게 되어서 타당성을 확신할 수 있을 경우라면 모르지만 막연한 생각에서 직접 자기 몸에 실험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결국은 스스로 반 의사는 되어야 하고 그럴 정도의 노력이 뒤따라야 된다. 남들이 좋다고 한다고 하여 소문 따라 하는 일은 잘 못된 일이다.
외골수로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하는 것도 무리
암 치료 방법은 일반적으로 병원의 현대 의학적 방법도 있고, 동양의학적 방법도 있다. 흔히 대체의학이나 보완의학이라 말하는 방법에 전통적인 전래의 민간 의학적 방법도 있지만 어느 방법이든지 장점이 있는가 하면 단점도 있다.
적어도 이 시대에 아직은 암 치료의 특효약이나 방법이 찾아지지 않은 현실 에서는 어느 한 가지만을 전적으로 믿고 그 방법만을 고집한다면 그 방법의 단점도 동시에 감수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같이 의료집단간에 이기주의가 팽배하여 그 부작용의 결과로 환자가 많은 피해를 보게 되는 현실 상황에서는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환자의 입장에서는 병을 낫게 해 주는 방법이면 그게 최고의 의술일 뿐 그들의 이기적 주의 주장에 따라갈 필요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의학적 방법이 되었건 잘 살펴보고 난 후 그 중에서 가장 좋다고 판단되는 방법을 취사 선택하거나 유의해서 본인의 상태에 맞추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 상황이 외골수로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하는 것이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결과를 놓고 일희일비 하지 말라
암을 치료 받는 중에는 여러 검사가 따르기 마련이다.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도 있고 진행 상태를 점검해 보기 위한 검사 등등 여러 목적의 검사를 받게 된다. 특히 종양표지자검사(종양마커검사)를 자주하게 되는데 이 수치의 변화가 환자와 가족들의 마음을 산란하게 한다.
종양표지자 수치가 높아졌다고 하면 절망하고, 낮아지면 다 나을 것 같은 마음에 기뻐하다가 다음 검사에서 다시 높아지면 다시 절망하는 경우가 많다. 종양표지자 검사가 암 치료과정에서 필요하기는 하지만 절대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표지자 대상 종류에 따라서는 심리상태나 먹은 음식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므로 그 결과 자체만으로는 암이 낫는다거나 그렇지 않다고 단정 지울 수 없는 일이므로 이런 결과에 너무 낙담하여 실의에 빠지거나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마음을 안정되게 가져야 한다.
암 투병이라는 장거리 달리기에서 중간 중간 일어나는 사소한 일에 너무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이다. 양은 냄비보다 무쇠 솥이 밥이 더 잘 되는 것 같이..
걱정을 사서하지 말라
대부분이라고 할 만큼 많은 경우로 환자 스스로 막연한 추측을 하면서 걱정을 만들어 스스로를 괴롭히는 자세의 투병 태도이다.
‘내가 암에 걸렸으니 틀림없이 죽을 것이다.’ ‘누구는 나 같은 이런 증상이 있었는데 결국은 낫지 않고 죽었는데..’ 등등 환자들이 스스로 걱정을 만들어 사서하는 괴롭힘의 경우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어쩌다 좋은 자리에서 맛있게 고기를 먹고 나서는 ‘고기를 먹으면 암이 커진다던데 종양이 커지는 것 아닌가..’ 어깨라도 결리면 ‘어깨 쪽으로 암이 전이된 것은 아닌가?’ 등등 별의 별 걱정을 다 한다. 그 심리적 상태를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그런 자세가 암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평안을 찾아야 되며, 안정된 마음 가짐을 갖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된다. 일어난 일도 아니고 확인된 사실도 아닌 것들을 일부러 사서 괴로움을 만들어낼 필요가 전혀 없는 일이다. 사서 걱정하지 말 일이다.
위에 지적한 몇 가지는 암 투병 생활을 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심리적 흐름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들어 지적해 보았지만, 어떻게 보면 필자가 실제 투병 과정에서 겪어온 과정을 이제 어느 정도 건강을 찾게 되어 그때를 돌이켜보니 그때의 그런 태도나 걱정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었고 투병에 전혀 도움도 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지금 투병 중인 분들도 이런 면에 고통을 받는 것을 보기에 간추려 본 것이다. 이런 자세나 생각들은 투병 생활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어서 간단이 적어보았으므로 투병 중인 암 환우분들 께서는 적어도 이런 일로 고생하시지 말고 스스로 마음을 다져서 필자 같은 과정을 반복하여 겪지 않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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