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심리] 최근 중국에서 전문 사진사를 고용해 부부의 이혼 과정을 기록하는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봉면신문 등 중화권 매체들은 새롭게 등장한 이혼 기념 촬영 문화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의 사진사 즈웨이는 작년 말 ‘이혼 촬영’ 주문 한 건을 받았다. 어느 부부가 이혼 수속을 담당하는 지방 민정국에서 출발해 함께 산책하고 대화한 뒤 작별을 고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달라는 것이었다. 영상과 사진 몇 장을 포함한 패키지 가격은 1800위안(약 36만 원)이었다. 즈웨이가 촬영을 마치고 온라인에 영상을 게시하자, 다른 이혼 부부들의 요청도 잇따랐다. 즈웨이는 “고객 대부분은 여성이고 연령은 30∼35세”라며 “지금은 이혼 촬영으로 나를 찾는 고객이 웨딩·프러포즈 촬영 고객보다 훨씬 많다”고 했다. 또 다른 사진사 샤오자오는 이혼 촬영 고객들이 오지 않게 하려고 가격을 50% 높여 불렀지만 소용 없을 정도라고 했다. 어떤 부부는 “이혼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고, 우리가 그간 왔던 길을 돌아볼 때를 위한 흔적이 필요하니 더 품위 있게 만들고 싶다”며 샤오자오를 설득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이혼 사진사’가 이혼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즈웨이는 “주문받기 전에 이혼 이유를 파악하는데 다른 가족이 부부의 결혼 생활을 지지해주지 않거나 경제적 사유가 있어 당사자들이 악감정 없이, 외부 요인에 의해 원만하게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재결합 기념 사진을 찍겠다고 찾아오면 촬영 반값 혜택을 준다”며 “이혼 촬영 고객의 구두 취소는 더욱 환영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이혼 부부는 2023년보다 1.1%(2만8000쌍) 늘었고, 혼인신고 건수는 최근 40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소셜미디어(SNS)에 연애하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올리며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는 ‘럽스타그램’ 열풍에 이어, 중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이혼 기념 촬영’ 문화는 어떤 심리에서 나타난 현상일까? ◇관심 얻거나, 아름답게 기억되기 위한 목적 ▷관심 얻으려는 의도=이혼 기념 촬영은 럽스타그램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는 “예전과 달리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려 하는 욕망이 커지다 보니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관심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좋은 추억으로 남기려는 의도=이혼을 좋은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 기념 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요즘은 다 기록해서 이벤트성으로 만드는 게 유행”이라며 “우울하거나 나쁘게 보일 수도 있는 ‘이혼’이라는 과정을 이벤트로 바꿔 기념하고 기린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혼을 서로 증오하는 관계보단 ‘한때 모든 걸 함께 공유했던 관계’로 생각하고 헤어지자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임명호 교수 또한 “요즘 ‘럭키비키’라는 말처럼 이혼도 긍정적으로 보는 거다”라며 “피할 수 없으면 즐긴다는 심리인데,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보이는 심리다”라고 말했다. ‘럭키비키’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며 모든 일에 결론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라 믿는 사고방식을 뜻하는 표현으로, 그룹 아이브(IVE) 멤버 장원영의 긍정적 사고에서 비롯된 유행어다. ▷부정적 시선 바꾸려는 시도=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바꿔보려는 발상에서 시작된 현상일 수도 있다. 곽금주 교수는 “이혼도 어떤 관점에서 보면 새 출발이고, 새로운 시작이다”라며 “정서적으로 안 좋을 때 새롭게 시작하려는 ‘다짐’의 의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혼을 숨기기보다 드러낼 때 부정적인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벤트화하면 의미 있게 받아들여질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 한편, 상대에 대한 감시의 목적이라는 의외의 목소리도 있다. 임명호 교수는 “상대가 과거에 특별한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남기게 한다는 점에서 미련이 있다는 걸 보여주거나 여전히 감시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런 촬영이) 쿨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쿨하지 않은 거다”라며 “이혼의 이유가 있을 텐데 촬영으로 기록을 남기는 거니까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하겠지만 어쨌든 미련이 남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자녀와 충분히 상의, 가벼운 유행으로 소비하면 안돼 이혼 기념 촬영을 찍을 땐 자녀의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 임명호 교수는 “자녀에게 이혼 기념 촬영을 왜 하는지 설명을 충분히 해주고 동의를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동의를 받고 촬영해도) 사진은 둘만 볼 수 있는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을 주변에 너무 많이 공유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녀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아이의 정서 발달에 주는 악영향이 크다”며 “아이들은 아직 미성숙해서 그 과정을 받아들이거나 의견을 내기가 어른보다 어렵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 곽금주 교수는 “이혼은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충분히 이해시켜야 하고, 부모가 아이를 사랑한다는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곽금주 교수는 “(긍정적인 의도에도 불구하고) 이혼 기념 촬영을 지나치게 과시하고 상업화 되면 본래의 의도가 사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2/28/2025022802486.html |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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