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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쉬어가기

스크랩 MZ는 정말 형편없다고? MZ세대와 기성세대,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11. 28.

한승민의 인간관계 설명서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MZ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인식은 점점 더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자주 듣는 말들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이기적이다. 자기밖에 모른다. 예의도 없고, 책임감도 부족한데 요구 사항만 많다" 이런 반응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실망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하지만 과연 이 친구들이 정말로 형편없는 세대일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한 번쯤 생각해본 적 있는가? 혹시 문제는 이들 세대가 아닌, 그들이 처한 환경과 배경에 있는 것은 아닐까? 기성세대, MZ세대, 그리고 우리 사회가 다 같이 놓친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함께 짚어보려 한다.

◇9시 출근이라면서, 9시 출근했더니 일찍 좀 다니라고?
질문을 하나 던져보겠다. 회사의 정해진 출근 시간이 아침 9시라면, 직원이 딱 9시에 출근하는 것은 늦은 것일까, 아니면 정시에 도착한 것일까? 혹은 매주 수요일 아침 9시에 전체 회의가 있는 회사에서, 직원이 9시에 맞춰 출근했다면 이것은 늦은 출근일까?

기성세대와 MZ세대는 이 질문에 서로 상반된 답을 내놓았다. 많은 기성세대는 출근 시간이 9시라면 준비를 마친 상태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9시 이전에 도착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MZ세대는 회사 규정이 9시라면 그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MZ세대는 회사가 9시에 출근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회의 시작을 9시로 잡는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 차이는 단순한 출근 시간 문제가 아니다. 개인과 집단의 가치를 바라보는 인식 차이가 숨어 있는 셈이다. 이렇게 작은 차이에서 시작된 세대 간 갈등이 실은 더 큰 시각 차이의 단초일 수 있다.

◇기성세대와 MZ세대, 같은 나라의 다른 문화
기성세대와 MZ세대의 갈등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장소는 어디일까? 아마도 직장일 것이다. 직장에서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보며 답답함을 느낀다. “업무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 퇴근 시간이 되었다고 칼같이 퇴근한다” “회식을 잡아도 개인 약속이 있다며 나오지 않는다”는 식이다. 반대로 MZ세대도 직장 내 기성세대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다. “왜 퇴근 후에도 술자리를 강요하는가?” “업무 시간 내에 끝낼 수 없는 과중한 업무를 직원에게 배정해 놓고 야근을 당연하게 여기는가?”

이런 상황에서 기성세대는 MZ세대가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라며 비판한다. 반면 MZ세대는 기성세대가 ‘꼰대’라며, 본인의 삶과 시간을 지키려는 자신들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세대 간의 이러한 상반된 인식이 갈등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개인의 가치와 집단의 가치를 얼마나 중시하는가에 대한 차이에서 비롯된다.

◇노력하면 성공한다? 나때는 말이야!
그렇다면 왜 MZ세대는 개인의 가치를 더욱 소중히 여기는 것일까? 지금의 30대 후반과 40대 이상인 기성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한다" "좋은 대학에 가면 미래가 보장된다"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입사하면 성공한 인생이다"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이는 그들 세대의 성공 방정식이기도 했다. 이 공식을 따른 이들은 사회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지만, 현재 MZ세대가 이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려 하면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취업 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연봉 상승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서울의 아파트 값은 젊은이들의 주머니 사정과는 너무나도 멀어져 있다.

MZ세대는 ‘N포 세대’라는 별칭을 가진다. 연애, 결혼, 출산 등 인생의 중요한 요소들을 포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의 ‘사토리 세대’, 중국의 ‘탕핑족’처럼 전 세계적으로 MZ세대는 기존의 성공 공식을 따르기 어려운 환경 속에 놓여 있다.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사회적 변화 속에서 MZ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게 된 것이다.

◇비교와 기대 속에 갇힌 젊은 세대
오늘날 MZ세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남들의 위치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SNS에는 여행, 고급 음식, 아름다운 일상이 가득하다. 자신은 아침 일찍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데, 누군가는 해외의 휴양지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즐기는 모습을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 결과는 불안감과 좌절감이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나만의 기준을 세워라”라는 말은 쉽다. 하지만 남들과의 비교에서 자유롭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비교와 기대 속에 갇힌 MZ세대는 종종 좌절감을 느낀다. 자신이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더 집중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불행감을 키워가게 된다. 남들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꾸던 젊은 세대는, 이젠 다른 사람의 삶에 휘둘리며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함께 알아야 할 것들
기성세대도 젊은 세대의 이러한 좌절감과 무력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당연했던 가치가 MZ세대에게는 다른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한때는 미래의 성공을 향해 달리던 기차가 어느새 빠르게 사라졌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여전히 그 기차가 남아 있다고 믿으며 젊은 세대에게 똑같은 성공 공식을 권하곤 한다.

2030세대가 무기력하게 느껴질지라도, 이는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고민의 과정일 수 있다. 지금의 청년들은 정해진 틀에 맞춰 나아가기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선택해 나가려는 의지가 강하다. 기성세대가 이들을 문제 삼기보다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려는 그들의 여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포기하지 않는 선택의 힘
마지막으로 MZ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불행해지지 말았으면 한다. 기성세대가 세운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기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면서 자기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N포 세대’라는 말에 지레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선택과 기회를 마주하면서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포기는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삶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기성세대와 MZ세대는, 결국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소통과 이해의 틀 속에서, 세대 간의 편견을 넘어 각자의 시각을 존중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1/22/2024112201047.html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