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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고혈압, 중풍

스크랩 혈압약 시장 독주하는 보령 ‘카나브’… 라인업 확장해 선두 굳힐까 [이게뭐약]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11. 25.



[이게뭐약]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카나브패밀리 / 보령 제공
고혈압은 우리나라 사람 746만명, 전체 인구의 약 14%가 겪는 질환이다. 이마저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집계한, 즉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들만 헤아린 수치다. 병원에 가지 않는 ‘숨은 환자’까지 더한다면 이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고혈압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혈압약은 질환 특성상 복용을 중단하기 어렵다. 혈압이 잘 조절되다가도, 약을 먹지 않으면 다시 높아지기 때문이다. 환자 수가 많은데 평생 복용까지 해야 하니, 제약사 입장에선 없어선 안 될 품목이다. 실제 혈압약은 개수와 종류가 환자 수 못지않게 많다. 개발·판매 경쟁 역시 치열하다. 그런 점에서 보령 ‘카나브’가 연간 17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다는 건 주목할 만한 일이다. 보령은 카나브를 기반으로 한 복합제 제품군 ‘카나브 패밀리’를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연구… 국내 첫 고혈압 신약 개발
카나브는 보령이 개발한 안지오텐신차단제(ARB) 계열 ‘피마사르탄’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다. 혈압 상승의 원인인 효소(안지오텐신)와 수용체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막는다. 대규모 국내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으며, 2010년 15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됐다. 국산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한 건 보령이 처음이었다.

신약 개발은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인내심이 필요한 사업이다. 보령 역시 카나브를 출시하기까지 꼬박 18년이 걸렸다. 투입한 비용만 500여억원에 달했다. 당시 보령의 연 매출이 2000억~3000억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보령이 처음 ARB 계열 고혈압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한 건 1992년이다. 이후 6년 간 후보물질 탐색 기간을 거쳐 1998년 최종 후보물질을 도출했다. 그때만 해도 신약 개발 경험이 전무해 임직원들이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연구개발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긴 연구 끝에 활성이 우수하고 저독성을 보이는 후보물질을 발견했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마지막 단계인 경구 활성 실험에서 약 복용 후 4~5시간이 지나자 약효가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이 드러났다. 이는 약을 하루에 최소 2~3회 복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한 보령은 다시 연구에 돌입했고, 약점을 보완한 후보물질을 찾아냈다. 이후 임상을 거쳐 카나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카나브패밀리’로 입지 굳혀… 경쟁사들 제네릭 개발 난망
카나브는 출시 첫해인 2011년부터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국산 신약 최초이자 최단기 기록이었다.

이후 보령은 연구를 통해 카나브에 단백뇨 감소 적응증을 추가하고 사용 연령을 확대했다. 주성분 피마사르탄에 다양한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들 또한 잇달아 선보이며 고혈압 외에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질환까지 치료영역을 확장했다. 이른바 ‘카나브 패밀리’로 불리는 보령의 카나브 기반 복합제 제품군은 현재 ▲카나브 ▲카나브플러스(피마사르탄+이뇨제 복합제)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 복합제) ▲투베로(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 복합제) ▲듀카로(피마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3제 복합제) ▲아카브(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 ▲듀카브 플러스(피마사르탄+암로디핀+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3제 복합제) 등으로 구성됐다.

라인업을 확장하자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카나브 패밀리는 2020년 국내 처방 실적 1000억원을 달성했고, 2022년에는 1418억원을 기록하며 국산 신약 중 1위에 올랐다. 단일제와 복합제로 구성된 국내 의약품 가운데서도 가장 순위가 높았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13% 증가한 약 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카나브는 지난해 2월 물질 특허가 이미 만료됐지만, 아직 제네릭이 한 제품도 출시되지 않았다. 보령처럼 피마사르탄 원료를 자체 생산하지 않는 이상 원료를 수급하기 어려운 데다,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 적응증에 대해서는 식약처 특허목록집에 등재되지 않은 특허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경쟁사 입장에서는 제네릭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특허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나브 독주 체제가 이어지는 이유다.

보령은 내년 중 카나브패밀리 신제품 3종 출시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 선보일 제품은 피마사르탄과 ‘인다파미드’를 결합한 카나브 2제 복합제, 고혈압·고지혈증 치료를 위한 3, 4제 복합제 등이 될 전망이다. 고혈압과 당뇨병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피마사르탄+다파글리플로진 복합제도 개발 중이다. 보령 관계자는 “2026년까지 카나브패밀리로만 연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1/22/2024112201456.html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